(12) 달마의 직지인심

마음을 찾아서 2013. 1. 1. 21:56 Posted by 문촌수기
Category: 마음을 찾아, Tag: 여가,여가생활
09/18/2004 10:54 pm
♥마음 -(12)달마의 직지인심

서기 527년 인도의 달마(達摩)스님께서 배를 타고 동쪽 중국으로 오십니다. 이때 양(梁)나라의 무제(武帝)는 불법을 좋아하여 도교를 물리치고 많은 사찰을 짓고 불교를 융성히 일으킨 임금이었습니다. 양무제의 초청으로 달마스님은 수도 남경에 오게 되었습니다.

양무제와 달마스님은 만나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내 즉위한 이래 몸소 불법을 실천하고 사찰을 일으키고 스님들에게 도첩을 내렸으니, 무슨 공덕이 있겠소?"
"공덕이 없습니다.[無功德]"
"무엇이 가장 성스럽고 으뜸가는 진리입니까?"
"텅 비어서 성스럽다 할 것도 없습니다.[廓然無聖]"
"나와 마주한 그대는 누구십니까?"
"모릅니다.[不識]"

세 번 주고받은 문답에 양무제가 깨닫지 못하자 달마스님은 양자강을 건너 위(魏)나라로 갔답니다.

마지막 문답에 달마스님이 '모른다'고 한 것은 '내가 누군지 말해줘도 당신은 모른다'는 뜻인지, '내가 누군지 나도 모른다'는 뜻인지, '당신의 물음 자체를 모른다'는 뜻인지, 아님 이도 저도 아니고 '가르쳐주지 않겠다'는 건지 참으로 나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감히, 첫째와 둘째의 문답에 대해 아는 체를 해볼까합니다. 행여 그릇 해석하여 불가(佛家)에 폐를 끼쳤다면 용서바랍니다. 다만 내 마음가는 대로 따라 갈까합니다.

많은 사찰을 짓고 불교를 진흥시켰는데도 왜 달마는 '아무 공덕이 없다'했을까요? 그것은 껍데기뿐이기 때문입니다. 요즘도 절을 크게 짖고 동양최대의 불상이니 불사(佛事)니 돈을 끌어 모으지만 기실 부처님의 뜻이 아닐 듯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교회의 기둥을 굵게 하고 첨탑을 높일수록 세상 골목길은 좁아지고 교회 밑의 사람 살림은 그늘집니다. 이것도 예수님의 뜻이 아닐 듯 합니다. 부처님 마음도 아니오. 예수님 마음도 아닙니다.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達摩西來意]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마음을 전하러 온 것입니다. 그래서 으뜸가는 진리 또한 '텅 비어 있어 성스러울 것이 없다'고 했나봅니다. 길이요 생명이 될 진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인들, 예수님의 말씀인들, 또한 성경(聖經)인들. 아님 부처님의 말씀인들, 보살의 말씀인들, 불경(佛經)인들. 입안에서 맴돌고 행간에 갇힌 문자라면 입다물면 잊혀지고 책장 덮으면 묻혀버릴 것 아니겠습니까?

달마스님은 문자와 책에 갇힌 진리가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진리와 자비심을 곧장 일으키려 동쪽으로 오셨습니다.

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性成佛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
"문자를 운운하지 아니하고 책 밖의 가르침으로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키니, 본성을 보아 부처를 이루니라."

일체의 언어를 끊어버려야 마음을 곧바로 읽을 수 있다 했는데 오늘도 말이 많았습니다. '말 아니하는 가르침[不言之敎]'을 행하려 하지만 빈 마음 뿐입니다. 어떻게 하여야만 곧장 마음을 가리키고, 곧장 사람의 마음에 다다를 수 있을런지, 입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생각에도 그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길은 어디 있는지.............'직지인심'을 알았더라면 난 오늘 분명 말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임오년 입춘일 일여>

2002년 02월 05일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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