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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304 예의 근본은 무엇일까?

by 문촌수기 2020. 4. 20.

체면을 중시하다보면 형식에 치우친다. 남의 평가에 신경을 곤두세우면 겉치레를 많이 한다. 의식주를 말할 때, 의(衣)가 먼저 앞서는 것을 보면, 그만치 남들 앞에 보이는 몸 맵시나 신수 체면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있다. 승용차도 실용보다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애경사의 큰 일을 치룰 때면 손님맞이와 자기 체면을 우선하다가 예의 본질을 잃고 재물을 낭비하게 된다.
이제라도 "무엇이 중요한가?"를 물으며, 실리를 챙기고 근본을 튼튼히 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애경사 모든 가례(家禮)에는 모름지기 삼가고 공경하는 일이 우선이다. 敬이야말로 禮의 근본이다(敬者 禮之本也).

03‧04 林放 問禮之本. 子曰: “大哉問! , 與其奢也, 寧儉; 喪, 與其易也, 寧戚.” (임방 문례지본, 자왈 대재문, 예 여기사야 영검, 상 여기이야 영척)

~ 임방이 찾아와 禮의 근본을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그 질문이! 禮는 사치하기보다 차라리 검소해야한다. 상을 당했을 때는 잘 다스리기보다 차라리 슬퍼해야 한다."

Lin Fang asked what was the first thing to be attended to in ceremonies.
The Master said, "A great question indeed!
"In festive ceremonies, it is better to be sparing than extravagant.
In the ceremonies of mourning, it is better that there be deep sorrow than in minute attention to observances."

검ᆞ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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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敬 일자를 새기다.
퇴직이후의 내 삶을 경계하며 살고자 '敬'자를 전각하였으며, '敬齋'를 당호로 삼고자 한다.

# 禮(예)의 자의
禮(예)자를 인수분해 하듯이 破字하면 示(시)와 豊(풍)으로 나눠진다. '示'자를 보면 고인돌의 모습이 그려진다. (고인돌은 망자의 幽宅이다. 오늘날 무덤 앞의 상석이며, 능의 혼유석을 닮았다.) 번제물을 올리거나 祭物을 받치는 祭壇(제단)과 같이 생겼다. 그 앞에서 神에게 祭祀를 드리며 福을 빈다. '神, 祭祀, 福' 글자 속에 모두 '示'자가 들어가 있다. 일종의 한 세트인 셈이다.
'豊'자를 또 파자하면 祭器(제기) 모양의 豆(두) 자 위에 제수가 풍성이 쌓인 모습이다. 그래서 이 글자를 '풍성하다, 가득하다'며 '풍'이라 읽고, '신을 공경하다. 예도, 굽 높은 제기'를 뜻하는 '예'라고 한다.
그러니 禮(예)라는 글자는 돌아가신 조상님께 제사를 극진하게 풍성히 드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공자가 그것이 지나쳐 격식에만 치우치니 사치라며 나무란 것이다.

강화도 부근리 고인돌

 

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예’라는 글자의 뜻에 대해 “예는 리(履)이다. 귀신을 섬겨 그것으로 복을 얻으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