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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922 청출어람에 후생가외로다.

by 문촌수기 2021. 3. 15.

경복궁에서 인왕산 자락, 서촌마을에는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살았다. 조선 시대에는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근대에는 화가 이중섭, 구본웅, 박노수와 시인 윤동주와 이상 등이 이 동네에서 살았다.
사직단에서 통인시장으로 걸어 올라가는 누하동 골목에 이상범 가옥이 있다. 근대 한국 수묵화의 거장 청전 이상범(靑田 李象範 · 1897~1972)의 집과 화실이다. 베를린 올림픽 우승자인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사람이다.
통인시장 서쪽에서 인왕산 수성동 계곡을 올라가는 길에는 박노수 미술관이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ㆍ1927~2013)의 자택은 현재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관되어 화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藍丁 박노수는 해방 후 靑田 이상범의 청전화숙에서 그림 공부에 입문하였다.
靑田과 藍丁, 사제의 아호가 눈길을 끈다. 푸른 색은 쪽(藍)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 의 그 푸른 색과 쪽을 하나씩 갖고 있다. 물론 제자가 스승에게서 배웠지만 스승보다 더 뛰어나다는 청출어람의 의미에서 호를 지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스승과 제자가 바뀐 셈이니 말이다.
청전(靑田)은 스승이신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이 '靑年 心田'이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이다.
남정(藍丁)은 서예가 素筌 손재형(1902~1981, 김정희의 세한도를 태평양 전쟁 중 일본에서 찾아온 장본인)이 지어준 것으로 ‘푸른 빛’, ‘가람’, ‘변치 않는 마음’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푸른 쪽빛은 그의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청전과 남정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청출어람과 후생가외(後生可畏)의 의미가 다가온다.

09 23子曰 :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자왈: “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후배들이 두려워할 만하니, 후배들의 장래가 나의 지금만 못할 줄을 어찌 알겠는가?"
(내일의 후배가 오늘의 나보다 더 나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The Master said, ‘A youth is to be regarded with respect. How do we know that his future will not be equal to our present?

후생가외

더하기>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출처, 청취어람(靑取於藍)
"학문은 그쳐서는 안 된다.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이루었지만 물보다도 더 차다."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而靑於藍, 氷水爲之而寒於水) ㆍ<순자> 권학편

♡이상범 가옥, 누하동천과 그림, 추경산수화

♡박노수 미술관과 박노수의 쪽빛 그림들

♡박노수미술관 관람 기념, 마그네틱 잔받침

박노수 그림 찻잔받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