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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AC 리스트와 시벨리우스

by 문촌수기 2024. 11. 16.

11월 14일, 오랜만에 부천아트센트 콘서트홀을 찾았다. 지난 9, 10월 치앙마이 골프투어 전후로 두달 만이다.
리스트와 시벨리우스의 곡들로 마음의 안식, 가을의 축복을 받아 온 기분이다.
그저, "이렇게 좋을수가?"
특히 앵콜곡으로 들려준 리스트의 피아노곡 위안 3번(Consolation No.3 S.172)과 벨기에 지휘자, 마르틴 덴디벨이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앵콜곡으로 들려준 벨기에의 작곡가 로데베이크 모르텔만스(Lodewijk Mortelmans), Hartverheffingf는 늦가을의 풍요와 아름다움을 푸욱 빠져들게 하였다.

커튼콜 장면

리스트, 교향시 제3번 '전주곡'
F. Liszt, Symphonic Poem No. 3 S.97 'Les Preludes'

1848년, 프란츠 리스트는 바이마르 궁정악장으로 임명되면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전통적인 교향곡 형식의 틀을 벗어나, 악장을 나누지 않고도 하나의 관현악곡으로 이야기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교향시(Symphonic Poem)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교향시는 일정한 제목을 가지고 있으며, 작곡가의 시적 또는 철 학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스트의 13곡의 교향시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교향시 제3번 '전주곡'(Les Preludes) 은 원래 리스트가 지중해의 여러 지역을 묘사한 요제프 우트란(Joseph Autran)의 4개의 시에 영감을 받아 남성 합창곡으로 작곡했다. 이 합창곡의 제목은 '4개의 요소(대지 - La terre, 북풍 - Les aquilons, 파도 - Les flots, 별 - Les astres)'였으나, 리스트는 이 작품 에서 전주곡만을 따로 떼어내어 독립된 곡으로 연주하고자 했다. 그 결과, 리스트는 이 전 주곡을 그의 제3번 교향시로 다시 편곡하면서 프랑스 시인 알퐁스 드라마르틴 (Alphonse de Lamartine)의 송가 '시적 명상(Meditations Poetiques)' 중에서 "인생은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울려오는 전주곡이다" 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이 곡의 미학적 기초를 다졌다.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은 특정 시나 송가를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리스트 자신의 시적 상념을 자유롭게 펼치는 단일 악장의 교향시로 작곡되었다. 이 작품은 두 개의 주요 주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변주곡 형식을 따르며, '봄의 정서와 사랑에 대한 욕망', '생명의 격 렬한 폭풍우와 투쟁', '사랑의 위안과 평화로운 목가적 분위기, '싸움과 승리를 주제로, 인 간의 투쟁과 궁극적인 승리를 묘사' 등의 내용으로 표현한다.
이와 같은 구성은 리스트가 교향시에서 다루고자 했던 인생의 다양한 측면과 감정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잘 보여준다.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은 이러한 이유로 인해 리스트의 교향시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감상.
2014년 12월 13일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SAC YOUTH CONCERT
지휘 및 해설 l 정치용
Chi-yong Chung, Conductor & Concert Guide
연주 l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Gangnam Symphony Orchestra
https://youtu.be/Pzb3UbaA_fs?si=srpjA4A4Y0jnNmqb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제1번
F. Liszt, Piano Concerto No. 1 E-flat Major S.124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은 고전적인 협주곡 형식을 뛰어넘어, 그의 독창적인 개성과 음악적 혁신을 잘 보여준다. 특히 가장 사랑받는 협주곡 1번은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체가 하나의 곡으로 연결되는 순환형식(Cyclic form)을 채택하여 마치 교향 시와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낭만주의의 화려한 악상을 담아내며, 피아노의 뛰어난 기교가 극대화된다. 특히 서두에서 제시되는 특징적인 동기가 곡 전체를 통해 반복적으 로 등장하여, 음악적 통일감을 형성한다. 3악장에서는 스케르초를 삽입하고 트라이앵글 이 등장하며, 비평가 한슬릭(Eduard Hanslick)이 이를 '트라이앵글 협주곡(Triangle Concerto)'이라 부른 일화는 유명하다. 리스트는 이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19세에 구상하기 시작해, 19년이 지난 1849년 바이마르 궁정악단 시절에 완성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완성된 후 6년 동안 공개적으로 연주되지 않았고, 1851년과 1853년에 걸쳐 수정 된 뒤에야 발표되었다. 1855년 2월 17일, 리스트의 피아노 연주와 베를리오즈의 지휘로 바이마르에서 초연되었으며, 이후 한 번 더 수정되어 1856년에 출판되었다.

ㅣ. Allegro maestoso
오케스트라는 강렬하고 웅장한 주제로 서두를 열고, 이어 피아노가 정교하고 화려한 기교 로 악장을 주도한다. 피아노와 클라리넷, 바이올린의 이중주가 이어지고, 오케스트라는 주제를 다시 연주한 뒤, 피아노가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주제를 재현하고, 조용히 마무리 되며 다음 악장으로 넘어간다.

II. Quasi Adagio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하면, 피아노가 아리아풍의 감성적인 선율을 연 주한다. 이후 플루트가 두 번째 주제를 제시하고, 클라리넷, 오보에, 첼로 등이 차례로 피아 노와 앙상블을 이루며 서정적인 애수와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선율의 조화를 들려준다.

III. Allegretto vivace. Allegro animato
자유로운 형식의 스케르초 풍 악장으로, 시작부터 트라이앵글이 등장하여 경쾌하고 밝은 기운을 더한다. 현악기들이 주제를 연주하고, 피아노는 주제를 자유롭게 발전시킨다. 후 반부에는 1악장의 주제 동기가 등장해 장대한 합주를 들려준 후 다음 악장으로 이어진다.

IV. Allegro marziale animato
주제를 반복하면서 변화시키는 자유로운 형식의 악장으로, 피아노의 기교와 힘이 빛을 발한 다. 현란한 피아노 연주는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곡을 이끌어간다. 각 악장의 주제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를 통해 화려하게 재현되며, 명쾌하고 쾌활하게 곡이 마무리된다.

F. Liszt - Piano Concerto No. 1 in E flat major, S.124
https://youtu.be/h-DFwWLLB9o?si=TdtHZD-oBIv0BXcz

평창올림픽을 맞아 새로 지은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강릉시립교향악단 제100회 정기연주회 중에서.
2017.12.22 강릉아트센터
Gangneung Arts Center, KOREA
조재혁 JaeHyuck Cho, Piano
ㅡㅡㅡㅡㅡㅡ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J. Sibelius, Symphony No. 2 D Major op. 43

[KBS교향악단 637회 정기연주회@KBS중계석]
#시벨리우스​ : 교향곡 제2번 D장조, 작품 43
#J​. Sibelius : Symphony No.2 in D major, Op.43
#KBS교향악단​(KBS Symphony Orchestra)
#지휘​(Conductor) / 오트마 마가( Othmar Maga)
https://youtu.be/YF_rI8HNp8U?si=JIUz-YH2H4ayFkqJ


"시벨리우스는 베토벤 이후 최대의 교향곡 작곡가이다"ㅡ Cecil Gray
"나의 교향곡 2번은 영혼의 고백이다." ㅡ J. Sibelius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은 그의 7개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 있고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1899년에 발표한 교향곡 1번과 1900년에 발표한 교향시 핀란디아의 성공으로 자 신감을 얻은 시벨리우스는 1902년, 자신의 지휘로 교향곡 제2번을 발표했다. 교향곡 제 1번이 고전적 형식과 차이콥스키 및 러시아 국민악파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것과 달리, 교향곡 제2번에서는 시벨리우스 특유의 개성이 두드러지며, 그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민족적 정서가 깊게 깃든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곡은 묘사적인 음악은 아니지만, 북유럽 의 대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와 민요풍의 선율을 통해 시벨리우스만의 낭만적 색채 를 드러낸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는 투쟁을 통해 쟁취한 승리의 환희와 미래에 대한 희 망, 그리고 강한 신념이 표현된다. 또한, 핀란드 전원의 색채가 풍부하게 녹아있고, 민요적 인 리듬이 자주 등장해 시벨리우스의 '전원교향곡'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1. Allegretto
이 곡은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시작되며, 현악기군이 스타카토로 상행 리듬을 연주하 여 서늘한 북유럽의 전원 풍경을 묘사한다. 특히 짙은 안개 속의 자연을 연상시키는 분위 기를 만들어낸다. 이어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 등의 목관 악기들이 '전원의 주제'라 불리는 선율을 연주하며, 북유럽 특유의 광활하고 목가적인 자연을 그려낸다. 이후 음악은 환상곡 풍으로 전개되며, 목관 악기들이 또 다른 주제를 연주한다. 이후 시벨리우스의 견고하고 치 밀한 전개 방식이 돋보이는 다양한 모티브들이 반복되고 변형되어 발전되다 끝을 맺는다.

II. Tempo andante, ma rubato
안단테의 느린 빠르기로 진행되는 이 악장은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전반적으로 어둡고 우수에 찬 분위기를 띤다. 시벨리우스는 푸시킨(Aleksandr Pushkin)의 '석상 손님(Каме нный гость)'에서 영감을 받아 이 악장을 작곡했으며, 이 악장을 하나의 환상곡이자 교향 시로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석상 손님'은 주로 죽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팀파니의 묵직한 연타로 시작한 후, 콘트라베이스와 첼로가 피치카토로 긴장감 있는 분위 기를 더한다. 죽음의 이미지는 바순이 연주하는 어둡고 서정적인 주제로 나타나며, 이에 대 조되는 유려한 다른 주제가 이어진다. 두 주제는 발전을 거듭하며 랩소디 풍으로 전개되다가 차분하게 끝난다. 첫 번째 주제는 시벨리우스가 피렌체에서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떠올 리며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악장에서 바순과 현악기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선율은 시벨리우스 특유의 감성을 반영하며, 눈 내리는 핀란드 겨울의 쓸쓸한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III. Vivacissimo
이 악장은 스케르초 특유의 빠르고 경쾌한 리듬을 중심으로, 질주하는 스케르초 부분과 목가적인 트리오 부분의 대조로 구성된다. 현 악기군의 폭풍처럼 몰아치는 연주와 마치 눈보라를 떠올리게 하는 거친 금관악기의 강렬한 소리가 곡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중간 부분에서 오보에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선율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환기하고, 이를 클라리넷과 플루트가 이어받아 목가적인 느낌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내 다시 빠르고 불안 한 분위기로 돌아가며, 현악기 군의 긴장감 넘치는 연주가 이어진다. 이 흐름은 멈춤 없이 자연스럽게 4악장으로 이어진다.

IV. Finale: Allegro moderato
알레그로 빠르기의 이 악장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4악장'과 비교될 정도로 환희와 승리의 찬가로 평가된다. 3악장에서 느껴졌던 불안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벅찬 감동으로 가득 찬 악장이 펼쳐진다. 먼저 힘차고 웅장한 주제가 나타나며, 이 주제는 다양한 변주를 통해 곡의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킨다. 중간에는 핀란드 민요풍의 우수에 찬 주제가 등장하여 잠시 분위 기를 가라앉힌다. 이 주제는, 시벨리우스의 부인 '아이노'에 따르면, 그의 일찍 세상을 떠난 처제를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이후 차분하고 평화롭게 시작된 승리의 선율은 점차 고조되며, 현악기와 목관악기의 절묘한 조화가 어우러진 합주와 트럼펫, 트롬본 등 금관 악기들의 힘찬 소리에 맞춰 팀파니의 힘있는 연타와 함께 모든 악기가 합세하여 환희의 절정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에는 승리감 넘치는 코다로 곡이 마무리된다.

앵콜곡1
Liszt, Consolation No.3 S.172
Piano, Seong Jin Cho
– 1 Oct 2020, National Philharmonic
https://youtu.be/iWYdl5OkvSk?si=PJK4FeqspHvyR5vj

앵콜곡2
Lodewijk Mortelmans
- Elegie II. Hartverheffing, "Exultation": Adagio
https://youtu.be/uw5LtIRwbus?si=Odisjx76FcU9Yh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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