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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로마 7대 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 I

by 문촌수기 2025. 7. 22.

희년에 떠나는 로마 7대 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

김세웅 디오니시오 | 이탈리아 공인 가이드, 쥬빌레오 로마, 저자

(인천주보에 실린 글을 옮기고,
사진을 찾고 공부거리를 찾아 더해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발표한 교황 교서에서 "교회 역사 안에서 모든 희년은 하느님의 섭리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제삼천년기, 17항)라고 말했습니다. 하느님 섭리의 표징인 로마에서도 그 중심은 사도들의 으뜸이신 성 베드로가 순교한 자리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 바로 성 베드로 대성당입니다.

1세기부터 로마의 바티칸 언덕 아래에는 네로 황제의 전차 경기장(Circo di Nerone)이 있었고, 그 경기장 옆구리를 끼고 뻗어 나가는 아우렐리아 가도를 따라 이교도인들의 공동묘지(Necropolis)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서기 64년경, 네로 황제에 의한 첫 번째 박해 때 바로 이 경기장 안에서 베드로 사도가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순교하였고, 그리스도인들은 즉시 사도의 시신을 공동묘지에 안치하였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는 박해를 피해 아피아 가도를 따라 걷던 중, 두 번째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걸어가 시는 주님을 만나고서 참혹한 박해 현장을 향해 다시 발길을 돌렸다고 합니다.

Circo di Nerone(네로 전차 경기장)

3세기 동안 지속한 박해 시대를 거쳐 313년 밀라노 칙령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324년부터 경기장 자리를 허물고 바티칸 언덕을 깎아내어 웅장한 대성당을 세웠습니다. 박해에도 불구하고 성 베드로의 무덤을 향한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으뜸 사도의 무덤과 수직적으로 일치한 대성당의 제대(증거와 서원을 뜻하는 고백의 제단이라 부른다)를 갖는 감격의 순간을 맞이한 것입니다.

LA BASILICA COSTANTINIANA(콘스탄티아누스 대성당)

황제가 세운 이 4세기의 대성당은 길이 118미터, 너비 64미터의 각 열이 22개씩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4열 5랑으로 초기 그리스도교 성전 건축을 대표하는 바실리카 양식1)으로 329년에 성 실베스트로 교황에 의해 축성되었습니다.

1) 바실리카(basilica)란 원래 로마 공화정 시대에 재판소나 집회장, 시장,  공서 등으로 사용하던 대규모 공공시설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바실리카란 단어는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의 용도(공공시설)보다는 건물의 형태(열주ㆍ列柱가 늘어선 직사각형 구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ㅡ<여행자의 성당공부>, 신양란. 에서


이후로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베로니카의 수건, 예수님을 찌른 창을 비롯하여 그리스도의 수난 때 사용되었던 성스러운 유물들이 대성당으로 옮겨지면서 더욱 거룩한 장소가 되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순례자를 맞이하였지만, 천 년 이상을 버틴 성 베드로 대성당은 14세기에 많은 복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붕괴될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결국 1506년 율리우스 2세 교황은 옛 성전을 허물고 새 성전을 봉헌하는 대공사를 시작하였고, 120년 동안 지속된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축은 브라만테,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베르니니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의 거장들이 참여하였습니다. 특히 성 베드로의 무덤을 감싸고 있는 136미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돔은 하느님을 향해 인간이 표현할 수 있 는 최상의 언어와 봉헌의 몸짓으로 미켈란젤로(1475-1564)의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로마에서 이보다 높은 건축물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돔을 향해 걷다 보면 베르니니(1598-1680)가 완성한 성 베드로 광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양옆으로 팔을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은 자녀들을 맞이하는 어머니같이, 베드로 대성당을 찾아오는 모든 인류를 포용하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광장의 중앙에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옮겨져 네로의 경기장을 장식했던 25미터 높이의 '성 베드로의 순교를 지켜본 말 없는 증거'인 오벨리스크가 세워져 있고, 3세기 동안 지속한 박해 시대를 거쳐 313년 밀라노 칙령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324년부터 경기장 자리를 허물고 바티칸 언덕을 깎아내어 웅장한 대성당을 세웠습니다.

오벨리스크

박해에도 불구하고 성 베드로의 무덤을 향한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으뜸 사도의 무덤과 수직적으로 일치한 대성당의 제대(증거와 서원을 뜻하는 고백의 제단이라 부른다)를 갖는 감격의 순간을 맞이한 것입니다. 좌우로 하느님의 성전에 들어가기 위한 마음의 정화를 상징하는 분수들이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돔에서 내려다본 성 베드로 광장과 오벨리스크

광장 테두리는 4열로 배열된 284개의 원주와 88개의 사각기둥이 그늘을 드리우는 회랑을 이루는데, 그 꼭대기에는 140명의 성인상이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뻐하고 있고, 성당을 향하는 좌우편으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거대한 조각상이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 긴 칼을 든 바울로 성상
성 베드로 대성당 열주 위의 조각상

https://youtu.be/IFesRPGY0eY?si=kyLvF_TeO2JeQ0Se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칼리굴라 전차경기장(서기 41년)에서, 바티칸 네크로폴리스(2-4세기 AD),
콘스탄티누스 대성당(서기 333년), 현재의 성 베드로 대성당(16~17세기)까지

ㅡㅡㅡㅡㅡ
광장에서 성당의 정면부(facciata)를 바라보면 그 꼭대기 정중앙에 자리한 예수 그리스도와 세례자 요한 그리고 베드로 사도를 제외한 11사도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삼각형 장식 아래에는 "사도들의 으뜸을 기리기 위해, 로마 보르게세 가문의 바오로 5세 교황이, 재위 7년 째인 1612(IN HONOREM PRINCIPIS APOST PAULUS V BURGHESIUS ROMANUS PONT MAX AN MDCXII PONT VII)"라는 정면부가 완성된 정보가 적혀 있으며, 그 아래로 중앙 발코니가 보이는데 바로 이곳에서 교황의 선출을 알리며(아베무스 파팜, Habemus Papam), 교황은 로마와 전 세계를 향해 첫 강복을 내리고, 부활 및 성탄 대축일에도 강복을 내립니다.

성당의 정면부(facciata)

박해 시대에 순교한 교황 32명의 동상들로 둘러싸인 현관(atrio)에 들어서면 성전으로 통하는 5개의 청동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문이 바로 희년에만 열리는 성문(Porta Santa) 인데, 순례자들은 이 거룩한 문을 통과하여 성전으로 들어 가면서 전대사를 받게 됩니다.

성문(Porta Santa)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요한 10,9)

이제 막 성전으로 들어온 순례자들은 먼저 상상을 초월하는 비현실적인 공간 앞에 압도당하게 됩니다. 면적 25,616 평방미터(약 7,752평), 둘레 1,778미터, 길이는 186미터, 44개의 제단과 11개의 돔, 778개의 기둥, 395개의 조각상, 135개의 모자이크 작품 등으로 장식된,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의 중심에는 바로 여기가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기라도 하듯 엄숙하면서도 화려한 베르니니의 발다키노 (baldachino, 천개) 장식이 세워져 있습니다. 금박으로 수놓은 천장, 고귀한 대리석으로 마감한 벽면과 바닥 장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중랑(navata centrale)과 익랑(transetto) 그리고 후진부(abside) 공간에는 각 수도회의 창립자인 성인 성녀들을 표현한 39개의 조각상이 두 개 층으로 벽감 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오롯한 사람으로 복음의 완덕을 실천한 이분들이 바로 지나온 역사 안에서 교회의 기둥이며, 어떤 장식보다도 고귀한 보석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정녕 당신 앞뜰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습니다.
저의 하느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습니다." (시편 84,11)

#발다키노

발다키노 (baldachino, 천개)

인천주보
(2025.07.13 연중15주일)

#발다키노(baldachino) & #캐노피(canopy)
- 신양란, <여행자의 성당 공부>에서

사극을 보다 보면 황제나 왕이 실외 행사에 참여할 때는 임시 천막을 쳐서 바람과 햇빛을 막고, 행차를 할 때는 日傘(햇빛을 가리는 커다란 양산)으 로 햇빛을 가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고귀한 신분을 지닌 사 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요.

성당에서도 같은 목적의 시설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발다키노와 캐노피가 그것입니다. 둘 다 한자로는 '천개'라고 하는데, 하늘을 가리는 시설이라는 뜻이지요. 중앙 제단이나 그 주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발다키노와 캐노피는 성당이 지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대개는 성상)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보면 됩니다.

무엇을 보호하는가 하는 건 성당마다 다르지만, 십자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성모자상, 성합盒(성체를 담은 집 모양의 그릇) 등을 보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물 외부의 조각에 캐노피를 함께 새긴 것 또한 성상 을 보호하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형태를 기준으로 굳이 둘을 구분하자면, 발다키노는 네 개의 기둥(혹은 기둥의 숫자가 더 많은 경우도 있음)을 세운 뒤 윗부분에 덮개를 씌운 집 모양의 시설이고, 캐노피는 차양이나 양산 같이 생긴 시설을 말합니다.
발다키노는 '발다코Baldacco'에서 온 말입니다. 유럽에서는 바그다드(현재의 이라크 수도)를 발다코라고 했는데, 그곳에서 수입한 비단으로 최고 권력 자나 고위 성직자를 위한 자리를 장식하던 데서 발다키노라는 말이 나온 것이지요. 고귀한 신분을 지닌 사람을 위해 가장 훌륭한 자리를 만들던 전통이 그리스도교로 유입되어, 신성한 종교 상징물을 보호하는 시설로 활 용된 것입니다.

다음주에 성 베드로 대성당 2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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