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다시 설날이 왔다.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이라는 속담 때문일까? 나이가 들어감에 정말 '서러워서 설'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양가 부모님 다 돌아가셨고, 힘들어도 즐겁게 찾아갔던 고향마을도 공단 부지로 사라지고, 형제들도 사위 며느리 손주들 제 가족의 차례를 지내니 모일 일도 없다. 딸 하나에 사위 손녀있지만, 우리 때와 달리 고향가족 찾지않고 이웃나라에 여행갔다. 딸네집 고양이 두마리랑 잠시 놀아주러와서 커피한잔 마시고 조용하다.
설날 아침, 성당에 나가 위령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설을 맞이 하련다. 단촐하고 쓸쓸하겠지만, 그다지 나쁠 것도 없다.
설은 새해의 첫 시작이다. 묵은해를 정리하여 떨쳐버리고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하는 첫날이다. 그런데 새삼 이 '설'이 궁금하다.
순수 우리말일텐데 왜 설일까?
무슨 의미로 '설'일까?
Q> 설날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설'의 유래는?
-1) 서럽다[怛, 부모님 생각에 슬프다]의 설
-2) 낯설다[新, 새롭다]의 설
-3) 사리다[愼, 삼가다. 조심하다]의 설
-4) 한 살[歲, 해] 더 먹어서 설
-5) 내 나름의 해석 :
A> 설의 유래
1) '서럽다'는 `설'이다.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이 `여지승람(輿地勝覽)'이란 문헌에 설날이 '달도일(怛忉日)'로 표기되었는데, '달'은 슬프고 애달파 한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자르듯이 마음이 아프고 근심에 차 있다는 뜻이다.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이라는 속담도 있듯이 추위와 가난 속에서 맞는 명절이라서 서러운지, 차례(茶禮)를 지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여 그렇게 서러웠는지는 모르겠다.
2) 또한 설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견해는 '설다. 낯설다' 의 '설'이라는 어근에서 나왔다는 설(說)이다. 처음 가보는 곳,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곳이며 낯선 사람이다. 따라서, 설은 새해라는 정신·문화적 시간의 충격이 강하여서 '설다'의 의미로, 낯 '설은 날'로 생각되었고, '설은 날'이 '설날'로 정착되었다. 곧 묵은해에서부터 분리되어 새해로 통합되어 가는 전이과정에 있는 다소 익숙치 못하고 낯설은 단계라는 의미이다.
3) '사리다'[愼, 삼가다.]의 `살'에서 비롯했다 설(說)이다. 각종 세시기(歲時記)들이 설을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기술한 것도 몸과 마음을 바짝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의 첫 시작을 경거 망동하지 말라는 까닭이다. 옛날 문헌들에 정초에 처음 드는 용(辰)띠날 말(牛)띠날 쥐(子)띠날 돼지(亥)띠날 그리고 2월 초하룻날을 신일(愼日) 로 적혀 있음을 근거로 하여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풀이한 기원설이다. 새해부터 처음 맞이하는 십이일을 상십이지일(上十二支日)이라 하여 여러 가지를 삼가며 조심할 것을 가르친 풍속이 있는 걸 볼 때, 매우 타당한 설(說)이다.
4) `설'의 어원에 대해 또 다른 견해는 나이를 댈 때 몇 살(歲)... 하는 '살'에서 비롯된 연세설(年歲說)이다. 한국말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우랄 알타이어계(語系)에서 해가 바뀌는 연세(年歲)를 '살(산스크리트語) · 잘(퉁구스語) · 질(몽고語)'이라 한다. 산스크리트 말에서 `살'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 하나는 해가 돋아나듯 '새로 돋고 새로 솟는다'는 뜻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시간적으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다는 구분이나 경계를 뜻하고 있다. 이 모두 정초와 직접 연관되고 있다. 중국의 어원사전인 `청문엽서(淸文葉書)'에 보면 연세를 나타내는 `살'· `잘'은 세(世)· 대(代)· 세(歲)· 수(壽)를 뜻하고, 또 대나무나 풀이나 뼈마디를 뜻하는 절(節)의 어원이라고도 했다. '몇 살 몇 살' 하는 `살'이 그 연세의 매듭(節)을 짓는 정초를 나타내는 `설'로 전화됐음직하다.
5) 봄의 시작인 '입춘(立春)"처럼, 입(立)의 훈이 되는 '설(서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날과 해의 새로운 시작'이 '선날'이 '설날'이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설은 동지로부터 시작하는 마무리 시기에서부터 새해를 맞이하는 새 시작의 설날을 정점으로 하여, 그리고 상십이지일(上十二支日)과 정월 대보름의 대단원까지를 한 선상에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어릴 적에는 새 옷도 입을 수 있었고, 세뱃돈도 얻고, 여러 친척 만나 신나게 놀고, 맛있는거로 배불릴 수 있는 '설레이는 날'이었다.
+ [한겨레신문 인터뷰기사]
2003년 설날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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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인터뷰기사] 할아버지와 나는 2촌? 1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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