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형님들과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Adonis CC)으로 골프를 치러갔다. 클럽 입구로 들어오면서 형님이 궁금해하셨다.
"아도니스가 뭐지?"
내가 안답시고 알려 드렸다.
"그리스ㆍ로마 신화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사랑을 받던 미소년의 이름이래요. 그런데 요절했죠."
"그런데 왜, 골프장 이름으로 썼나고?"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의 사모님이 애정을 갖고 골프장을 만들고 이름을 지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을 아프로디테라 여기고, 아프로디테가 사랑했던 아도니스를 영원히 가까이두고 싶어서 그랬겠죠."
내 상상력이 좀 넘쳤나?
형님이 응대하셨다.
"그래서 전쟁이 나는거야. 사소한 말 한마디로 오해가 생겨서 큰 전쟁이 되는거라구."
하하하 모두가 한바탕 박장대소가 터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과연 그렇다. 비슷했지만 많이 달랐다.
'아도니스'라는 골프장 이름에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여사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었다.


정희자 여사는 1990년 미국 MIT 유학 중 보스턴 국도에서 교통사고로 만 23세에 요절한 장남(고 김선재)을 추모하기 위해 골프장 이름을 '아도니스 C.C'라고 지었다고 한다.


'아도니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았으나 사냥 중 멧돼지에 물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미소년의 이름이다. 정 여사는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을 신화 속 미소년에 투영하여 영원히 기억하고자 했다.
아들을 생각하며 만든 곳인 만큼,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입구의 코끼리 부조나 명물인 대형 스핑크스 상 등 곳곳에 배치된 조형물과 예술 작품들 역시 이러한 애틋한 마음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아프로디테는 죽은 아도니스를 불쌍하게 여겨 아도니스의 피에 신들이 마시는 술 넥타르를 뿌려 꽃으로 피어나게 했다.
이 꽃이 바로 '아네모네', 즉 바람만 불면 꽃잎이 날리는 바람꽃이다.
아도니스C.C에서 아네모네 꽃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스핑크스상을 조성하고
정희자 여사가 남긴 기념비문
포천아도니스 컨트리클럽 준공에 즈음하여
나를 창조하시고 아름다운 자연을 허락하신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을 세웁니다.
사람이 천수를 다 누린다해도 1백세 남짓이지만 온갖 열정과 정성을 쏟아 이 엄청난 역사를 이룩했음은 당대의 뜻 있는 이웃들과 후세의 건강증진에 기여코저 하는 일념에서 입니다.
게리베어드의 설계에 나의 경륜과 체험이 접목되어 자연과 인간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려고 애쓴 이 골프장 홀 마다에는 본인의 숨결과 혼이 담겨져 있음을 알립니다.
내 뜻에 따라 늘 최상을 추구해온 사장이하 모든 건설 참여 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여기 품위와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히애로크리프라*의 상형문자로, 그 뜻을 새겨 줍니다.
1998년
포천아도니스 컨트리클럽 회장 정희자
*히에로글리프(Hieroglyph, 신성문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사용된 상형문자를 가리킨다.
아도니스 CC의 스핑크스 상에 "아름다운 환경 수호와 창조적인 인간의 건강과 번영을 상징하는 작품"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1989년 '대우레저'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나, 워크아웃 직전인 1999년 6월 현재의 '아도니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조경으로 유명하며, 회원제 27홀과 퍼블릭 9홀 규모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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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의 아도니스에서 형님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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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읽기>
[추적] 아도니스 골프장- 월간조선에서 일부
「아도니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美少年(미소년) 이름이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은 이 美少年은 사냥을 하다가 멧돼지에 물려 夭折(요절)했다. 그가 죽으면서 흘린 피에서 나온 꽃이 아네모네꽃이라 전해진다. 대우그룹 金宇中(김우중) 회장의 부인 鄭禧子(정희자)씨가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고일리 일대 56만2000평의 땅에 골프장을 지어 「아도니스(Adonis)」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아도니스」처럼 夭折한 장남(김선재)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장남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머니 鄭禧子씨는 아도니스를 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만들었다. 커다란 象牙(상아)를 곧추세우고 성난 눈으로 금세라도 달려 나올 듯한 코끼리 세 마리의 형상을 골프장 입구 안내판 옆에 浮彫(부조)한 것이나, 높이 5m, 길이 12m에 이르는 수십t의 흰색 돌로 아도니스의 명물 스핑크스像을 조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아도니스의 명물 스핑크스 상.
「아름다운 환경 수호와 창조적인 인간의 건강과 번영을 상징하는 작품」이라는 설명을 붙여 놓은 아도니스의 스핑크스像은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대학원생 10명이 박충흠 교수의 지도를 받아 제작했다. 鄭禧子씨는 스핑크스像 제작에 참여한 대학원 학생들을 이집트 현지에 답사를 보낼 만큼 열의와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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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사랑한 남자 선재, 꼭 닮은 이병헌
정희자 회장은 김우중 회장을 보내고 “제일 사랑한 두 남자를 잃었다”고 표현했다. 다른 한 남자는 31년 전 교통사고로 떠난 장남 선재 씨다.

정 회장은 “내 평생에 애인이자 사랑은 선재였다”고 했다.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주던 따뜻한 아들이었다. 대우실업이 시작된 해에 태어난 아들, 엄마를 유난히 따랐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 하교 후 곧장 뛰어오던 아들이었다. 밤 11시 이후에 들어온 적도 없다. 홀로 침대에 누운 엄마에게 “같이 자자”며 살갑게 굴던 아들이었다.
정 회장은 선재 씨를 안산농장에 묻고 그곳에서 1년 반을 살았다. 비닐 천막에서 잠을 자고, 아침이면 밥과 국을 만들어 무덤 앞에서 먹었다. 후로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곳을 다녔다. 여행 갈 땐 간다고, 돌아오면 왔다고 아들에게 말해주었다.
선재 씨가 떠나고 6개월 뒤 경주의 호텔과 미술관이 완성됐다. 미술관은 선재 씨의 이름을 딴 경주선재미술관으로 이름 붙였다. 김 회장의 반대에 맞서 정 회장이 몰래 지은 공간이었다. 개관식 날 김 회장은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도 아들이 그리운 아버지였다. 그는 자서전을 통해 “한창 바쁘던 때라 가슴 아플 사이도 없이 그 아이를 떠나보냈다. 아니, 아픔을 잊기 위해 일에 더 매달리려고 했다”고 기록했다.
1994년, 가슴에 묻은 아들과 똑같이 생긴 배우가 TV에 나왔다. 이병헌이다. 정 회장은 식사 자리에서 “우리 선재와 너무 닮아서 우리 아들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발언이 와전돼 대우그룹 김 회장 부부가 배우 이병헌을 양아들로 삼았단 보도가 쏟아졌다. 김 회장은 “아들이 둘이나 살아 있는데 무슨 양아들이냐”며 몹시 화를 냈고, 두 아들도 “우리가 있는데 양아들이냐”며 섭섭해 했다.
“병헌이가 처음 드라마에 나왔을 땐가, 아무튼 신인일 때였는데 우리 선재랑 똑같이 생긴 거야(옆에서 아들 선용 씨가 “병헌이 형 어렸을 때, 처음 나왔을 때 사진 보면 진짜 선재 형님 느낌이 있다”고 거들었다). 내가 그때 가슴이 아파가지고 죽네 사네 할 때인데 그 필링(feeling)이란 게 있잖아요. ‘어머나, 우리 아들이 살아서 돌아왔나?’ 내가 병헌이한테 손 좀 보자고, 손을 만져보니까 우리 선재하고 똑같아요. 병헌이가 대우 광고 모델도 했었어요. 처음엔 CF가 뭔지를 몰라서 그랬는지 안 하겠대요. 그때 병헌이 아버지가 설득해서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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