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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서 공양 아침에 길을 나서서 왔기에 호젓하게 길상사 경내를 산책할 수 있었다. 푸른 나뭇잎들에게 포근히 안기고 산새소리와 시원한 그늘, 개울에 흐르는 물소리에 온전히 젖어서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늘 그러했듯이 성모마리아를 닮은 보살님께 인사드리고 칠층 석탑을 돌아, 송월각 앞을 지나 길상선원으로 조용히 올라갔다. 항상 닫혀있는 송월각의 아치문은 오늘도 이방인의 가슴을 설래게 한다. 진영각에서 법정스님을 뵙고, 눈 마주 앉아 생각을 잊었다. 길상화 사당을 찾아 내려가는 길 벤치에 앉아서 적묵당을 올려다보며 이 고요와 한적함에 감사했다. 고개를 돌려 계곡에 앉아 있는 관세음보살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며 글을 읽었다.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나니 오직 분별하는 것을 꺼릴 뿐이라.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으면 툭트여 명백하리.. 2024. 6. 15.
법정스님과 맑고 향기롭게 길상사 진영각에 들어와 한적하게 법정스님 영정 앞에 앉았다.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가? 유월 상순인데도 벌써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라서 그런가? 내방객들이 드물었다. 법정스님이 전하는 말씀(글씨)들이 찬찬히 눈에 들어왔다...차근히 따라 읽으며, "예 그렇게 새기겠습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속으로 대답하였다. 진영각 쪽마루 왼편에 놓인 이 의자는 내겐 특별하다. 법정스님이 손수 만드시고' 빠삐용 의자'라며 이름하였던 그 의자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는 빠삐용과 '어린왕자의 의자'를 연상하며 길상사에 들릴 적마다 각별히 대한다. ♡ 법정스님과 어린왕자 이야기 https://munchon.tistory.com/m/1248 2024. 6. 13.
화합의 상징, 길상사 7층 석탑 종교 화합의 의미를 전하는 길상7층보탑(吉祥七層寶塔)은 조선 중기(1600~1650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혜와 용맹을 상징하는 네마리의 암수 사자가 기둥 역할을 하며 입을 연 두 마리는 교(教)를 상징하고, 입을 다문 두 마리는 선(禪)을 상징한다.4사자 가운데 모셔진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인手印은 정면에서 시계방향으로 선정인(禪定印),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통인通印(시무외인施無畏印+여원인與願印), 전법륜인(轉法輪印)을 하고 있다. 선정인항마촉지인통인(오른손, 시무외인+왼손, 여원인)전법륜인이 탑은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님이 법정스님과 길상화보살님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종교화합의 의미를 전하고자 무상으로 기증하였으며 2012년 11월 11일 기단부에 오장경, 금강저, 오불(五佛), 108침향염주.. 2024. 6. 13.
천리포 수목원 익히 들어서 꼭 와보고 싶었던 곳설립자 민병갈 (칼 페리스 밀러)민병갈님은 미군의 청년장교로 한국에 와서 반세기 넘게 살며, '천리포수목원'이라는 세계적인 자연동산을 일궈놓고 이 땅에 묻힌 푸른 눈의 한국인이다. 한국 땅에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한국에 반한 그는 김치와 된장이 입에 맞는 것은 물론, 한복을 입고 온돌에서 사는 것이 즐거웠다. 한국의 자연에 심취하여 1970년부터 시작한 나무심기는 30여년 만에 척박하고 해풍이 심한 천리포 민둥산 18만평을 공인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이곳에 모은 목련, 호랑가지나무, 동백류의 수집 규모는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민병갈님은 나무를 존엄한 생명체로 보고 인간의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나무를 위한 수목원을 가꾸는 일에.. 2024. 6. 12.
서산 마애삼존불 오랜만에 다시 찾았어요. 서산의 마애삼존불 미소는 더 밝아졌어요. 부처님 왼쪽 보살(제화갈라보살입상)은 개구지게 웃고있네요. 무슨 재밌는 비밀을 억지로 감추느라 간질간질한 입술을 꼭 다물고 미소짖네요. 하하.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瑞山龍賢里 磨崖如來三算像 Rock-carved Buddha Triad in Yonghyeon-ri, Seosan - 국보 제 84호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석가여래 입상,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간직한 제화갈라보살 입상, 천진난만한 소년의 미소를 품은 미륵반가사유상은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이들 불상의 미소는 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아침에는 밝고 평화로운 미소를, 저녁에는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를 볼 수 있다. 동동남 30도.. 2024. 6. 12.
진도 운림산방 보배섬 진도(珍島)라면? 진도아리랑, 진돗개가 먼저 연상되지만 이제부터 진도 출신 허련의 '운림산방'이 먼저 기억될 것이다. 진도 운림산방珍島 雲林山房 운림산방은 세계에서 유일한 일가 직계 5대의 화맥이 200여 년 동안이어지고 있는 대화맥의 산실이다.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 선생이 49세(1856년)에 한양 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진도에 돌아와 그림을 그리고 저술활동을 하던 곳으로 소허암(小許庵) 또는운림각(雲林閣)이라고 불렀다. 소치는 이곳에서 꿈처럼 지나간 세월을기록한 “소치실록(몽연록, 속연록)”이라는 자서전을 집필하였다. 1982년 소치의 손자인 남농 허건에 의해 지금과 같이 복원되었다. 운림산방이란 이름은 첨찰산 주위에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는산골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 2024. 6. 3.
BAC,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 수려한 곡선의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과 찬란한 수직의 파이프오르간을 보는 것만으로 아름답다. 또한 공연 상황에 따라 상하로 높이가 조절되어 최상의 음향효과를 낼 수 있는 상하구동형 음향반사판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홀을 가득히 채우는 압도적인 파이프오르간의 사운드, 엄청나다. 인간이 빚어내는 예술 뿐 아니라 그 기술에도 감동한다.커튼콜 장면공연 마치고 오르간 앞으로 청중들이 몰려와서 연주회의 주인공 같은 오르간을 카메라에 담는다.오늘 연주의 진짜 주인공, 그의 앵콜곡 '그리운금강산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정말 감동적이다. 앵콜곡 '그리운금강산 주제에 의한 변주곡'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과 파이프 오르간콘서트홀1,445석 규모의 콘서트홀은 4,576개의 파이프와 63개 스탑으로 이루어진 캐나다 카사방 프레르(.. 2024. 6. 2.
신안 1004섬, 김환기 고택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 화백의 신안 고향을 찾았다. 김향안과 결혼하고 성북동의 노수산방에 자리잡은 김환기는 여기 신안 섬에 계셨던 홀어머니를 성북동 집에서 모시고 살았다. ♡ 먼저 읽으면 좋은 글 노시산방에서 수향산방까지 - https://munchon.tistory.com/m/1830 노시산방에서 수향산방까지수화 김환기와 향안 변동림이 노시산방 주인이었던 근원 김용준을 배웅하고 있다. 감은 다 익어가고 날은 차다. ■ 김용준의 노시산방(老枾山房, 기거 1934-1944)1948년 이 출판된 당대에 “시는 정munchon.tistory.com 고향마을 지붕들은 그의 '푸른 보름달'을 안고 있듯 온통 푸르다. 더읽기 ㅡ 김환기와 푸른 보름달 https://www.joongang.co... 2024. 6. 2.
섬티아고, 순례자의 섬, 12사도의 집 아주 특별한 섬 여행이었다. 천사의 섬, 퍼플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에 새롭게 관광명소가 된 순례자의 길을 찾았다.순례길에 대해서 넓은 갯벌과 낮은 언덕·야산으로 이루어진 섬 5곳(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이 노둣길로 이어져, 물이 차면 길이 사라졌다가 물이 빠지면 다시 생기는 신비한 풍경을 가졌다 해서 '기적의 순례길'이다. 길은 바닷물이 가득 차면 수평선이었다가 물이 빠지면 지평선이 된다. 1번 '건강의 집(베드로)'에서 12번 '지혜의 집(가롯 유다)'까지 12km, 3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를 싸목싸목 걷다보면 곳곳의 작은 둠벙도 만나고 갯벌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짱뚱어, 농게, 칠게 무리를 만날 수 있다. 순례길을 따라 각각 다른 모양으로 지어진 12개의 건축미술 작품은 한 두명이 들어가 기.. 2024.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