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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313 어디 빌 곳도 없다.

by 문촌수기 2020. 4. 20.

한때 'U시티'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IT기술을 통해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도시의 각 시설에 센서를 달아 놓고 지능형 교통시스템, 지능형 CCTV모니터링, 원격민원 시스템 등 다양한 IT기반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omni presence, 편재(遍在)' 뜻으로 '(神은) 언제든 어디에서든 모든 곳에 계신다'는 의미를 가진다. 언제나 어디에나 CCTV가 도시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면 시민 대다수는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쳐다보고 녹화한다면 과연 찬성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본질적으로 인류 문명에 다시 물어봐야 한다.
神의 속성을 IT가 기능한다고 해서 인류의 삶이 과연 향상될까? 맹목적 인류는 결국 기술 지배(technocracy)에 종속되고 인간 소외 현상에 빠지고 말것이다. 그러므로 기술지배 세상이 아니라, 敬天하고 愛人하는 道義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느님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계시지 않은 곳이 없다. 다만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공기같아 보이지 않고, 너무 낮은 자리에 계시기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하늘이 쳐 놓은 그물은 워낙이 넓어서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 것 하나도 놓치는 것이 없다(천망회회 소이불루, 天網恢恢 疏而不漏)" 노자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참으로 신독하고 경외해야 할 것이다.

0313...子曰: “.. 獲罪於天, 無所禱也.”
(획죄어천 무소도야)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어디 빌 곳도 없다."
The Master said, "Not so. He who offends against Heaven has none to whom he can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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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지은 죄는 사람이 지은 법을 어긴 것이기에, 법에 따라 벌을 받으면 용서받는다. 하늘에 지은 죄는 무엇일까?
사람에게 지은 죄를 감추어서 세상 사람들도 모르게 한 죄,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을 부정하고 자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 죄, 하느님과 관계를 단절한 죄 아닐까?
어떻게 용서 받을 수 있을까? 양심에 따라 고해하고 용서를 구하며 하느님과 관계를 복원하는 일이어야 한다. 나는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은 내 안에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