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형들 따라 전축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했다. 가난했지만 흥이 많은 우리 가족들은 늘 노래를 가까이 했다. 그 때 불렀던 노래,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 마치 돈이 돌고 돌아 내게도 오라고 비는 주문과 같았다. '이런다고 돈이 돌아서 올까?' 마는 이 후렴구를 뜻도 모르고 재미있게 따라 불렀다. 그 옛날에 형제들 같이 웃으면서.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서 방송미사를 올린 지 반년도 넘었다.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Dona Novis Pacem!)-
"Grant us Peace" 미사 시간마다 이 기도를 올리면서, 문득 조안 바에즈의 노래 '도나도나'를 떠올려 보았다.
수레에 실려 우시장으로 팔려가는 송아지, '음매음매' 연신 울어댄다. 끌고가는 어미소도 '움머 움머' 울부짓는다. 그 위로 제비가 재빠르게 날아간다. "도나 도나 이럇 이럇 " 바람은 따라가며 종일 웃는다. 농부가 돌아보며 야단을 친다.
"불평하지마. 그러니깐 누가 너더러 소 새끼로 태어나랬어? 저 자유롭고 자랑스런 제비나 되지?"
밤길이라도 집으로 돌아 올 수 있다면 꽃길 따라 찾아 오라며 아들래미는 눈물 젖은 꽃을 뿌린다.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을 오마주하며 빌려서 그렸다.
라틴어 dona는 '주다. 수여하다'라는 뜻으로, 기부(donation)의 어원이 된다.
노래 제목 '도나도나도나'는
히브리어로 "이랴 이랴~" 뜻이지만, 은유적으로 "주여 주여~"라는 뜻도 된다.
우시장으로 실려가는 송아지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는 유태인의 모습을 은유한다.
설마 어린 송아지를 바로 도살장으로 끌고가지는 않았겠지?
팬데믹으로 삶을 빼앗긴 지금의 인류를 저 송아지 신세에 견주어 본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아도나이(Adonai), 나의 주님께 이 시대의 자유와 평화를 빈다.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vis Pacem!)"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 편지 그림 속의 글.
"엄마, 태성군, 태현군을 소달구지에 태우고 아빠가 앞에서 황소를 끌고 따뜻한 남쪽나라로 함께 가는 그림을 그렸다. 황소군의 위에는 구름이다"
<도나도나(Donna Donna) > 가사 해석
- 이랴 이랴/주여 주여//주소서 주소서
1절
On a wagon bound for market
There's a calf with a mournful eye
High above him there's a swallow
Winging swiftly through the sky
(후렴)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슬픈 눈빛을 한 어린 송아지가
시장을 향해 달리는 마차위에 있네.
그 위로는 하늘을 가로질러 쏜살같이
나르는 한 마리의 제비가 있네.
바람은 어떻게 웃을까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은 웃지
온종일 웃고 웃고 또
여름밤의 반나절을..
도나, 도나, 도나,
2절
"Stop complaining", said the farmer
"Who told you a calf to be
Why don't you have wings to fly with
Like the swallow so proud and free"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불평, 그만하라"고 농부가 말해요
"누가 너더러 송아지가 되라고 했나.
너는 왜 자랑스럽고 자유스럽게 날 수 있는
제비와 같은 날개를 갖지 못했나."(후렴)
(3절)
Calves are easily bound and slaughtered
Never knowing the reason why
But whoever treasures freedom
Like the swallow has learned to fly
How the winds are laughing
They laugh with all the their might
Laugh and laugh the whole day through
And half the summer's night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na Don
쉽게도 송아지들은
자유를 잃고 도살을 당하지.
왜 그래도 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네.
하지만 누구라도 자유는 소중하게 생각하지
마치 제비가 하늘을 날면서 배운 것처럼(후렴)
https://youtu.be/dIeoCpGo3Zc
ㅡㅡㅡㅡㅡㅡ
참고ᆞ[김창수 시인의 뜨락] ‘도나도나’,
이작 카체넬슨이 짓고 존 바에즈가 부르다
카체넬존(1886~1944)은 유대인으로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수용소에서 그가 쓴 시 중 어떤 것들은 유리병 속에 담겨 수용소 뜰에 묻혔다가 발굴되기도 하였고, 수용소를 간신히 빠져나온 한 유태인 소녀의 가방 속에서 나오기도 하였다.
이성으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나 사태에 직면하여 신앙인이 신을 향해 토해낼 수 있는 단어는 “주여!”라는 울부짖음이다. 구약성서 시편에 나오는 ‘주여’라는 단어 속에는 ‘어찌하여’, ‘왜’라는 항변과 탄식이 들어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구원의 요청과 희망이 내재하고 있다. 이작 카체넬존의 ‘Donna Donna’도 그렇다.
원래 ‘Dona’는 히브리어로 소를 몰 때 ‘이랴~!’라는 직설적인 뜻이 있지만 은유적으로는 ‘주여!’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Donna Donna’라는 노래는 카체넬존이 아이슈비츠 수용소에서 쓴 시로 1960~70년대 반전 평화운동의 가수 존 바에즈(Joan Baez)가 불러 히트를 쳤다. 그리고 그 노래가 오늘날까지 이스라엘의 국민적 노래로 불리고 있다.
‘Donna Donna’는 장터에 팔려가는 송아지와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제비를 대비시키며,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간 유태인들의 실상을 드러내고 죽음의 늪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포로들의 자유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다.
시적 화자는 “네게 누가 송아지가 되라고 했나. 너는 왜 자랑스럽고 자유스럽게 날 수 있는 제비와 같은 날개를 갖지 못했나”라고 자성하면서, “바람은 어떻게 웃을까. 있는 힘을 다해 그들은 웃지”라고 대답한다. 자유를 상징하는 바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웃듯 자유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노래의 탄생~존 바에즈 '도나도나'
https://www.khan.co.kr/article/202011230300045
5-3"-34-4 \ 5-3"-34-4
5-3"-5 5-4 4-45
5-3"-34-4 / 5-3"-34-4
5-3"-5 5-4 / 4-3-3"
'노래커피그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0 Miles, 이런 시절도 있었구나. (1) | 2020.08.30 |
---|---|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0) | 2020.08.29 |
Can't Help Falling in Love, 사랑에 빠진 나 (0) | 2020.08.15 |
그루터기, 다 주고도 사랑넘친다. (0) | 2020.08.03 |
녹슨 총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0) | 202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