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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1613 시와 예를 배우는 까닭은?

by 문촌수기 2022. 1. 22.

시를 배워야 쓸 수 있나? 그냥 감흥이 생겨서 노래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누구나 쉽게 시를 쓸 수는 없나보다. 감흥은 있건만 남의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겠다. 언제 나는 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불학시무이언, 붏학례무이립

1613. 不學詩, 無以言.... 不學禮, 無以立.
(불학시 무이언.... 불학례 무이립)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다.
예를 배우지 않으면 바로 설 수 없다.

If you do not learn the Odes, you will not be fit to converse with.
If you do not learn the rules of Propriety, your character cannot be esta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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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읽기>
이 말씀은 공자가 아들, 백어(본명은 리鯉)에게 한 말이다.
공자의 제자인 진항(陳亢)이 백어에게 “너는 너희 아버지한테서 달리 듣고 배운 게 있겠지?”라고 물었다. (진항은 백어가 스승님의 아들이니, 자기들과는 달리 특별한 가르침을 들었겠다 싶어 사심을 가지고 물었다.)

이에 백어가 대답했다.

“아니. 일찍이 아버지께서 홀로 서 계실 때에 내가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지나고 있었지. 그러자 아버지께서 ‘시를 배웠느냐?’라고 물으셔서,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니,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대화 상대)을 할 수 없단다.’라고 말씀해주셨네. 그래서 나는 물러나 <시경>을 배웠다네."

"다른 날에 또 아버지께서 홀로 서 계실 때에 내가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지나고 있었지. 그러자 아버지께서 ‘예를 배웠느냐?’라고 물으셔서,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니,
예를 배우지 않으면 ,독립(인격형성)할 수 없단다.’라고 말씀해주셨네. 그래서 나는 물러나 예를 배웠다네. 아버지께 이 두 가지만 들었다네."

陳亢問於伯魚曰: “子亦有異聞乎?”
對曰: “未也. 嘗獨立, 鯉趨而過庭. 曰: ‘學詩乎?’ 對曰: ‘未也.’ ‘不學詩, 無以言.’ 鯉退而學詩.
他日又獨立, 鯉趨而過庭. 曰: ‘學禮乎?’ 對曰: ‘未也.’ ‘不學禮, 無以立.’ 鯉退而學禮.

Ch’an K’ang asked Po-yu, saying, ‘Have you heard any lessons from your father different from what we have all heard?’
Po-yu replied, ‘No. He was standing alone once, when I passed below the hall with hasty steps, and said to me, “Have you learned the Odes?” On my replying “Not yet,” he added, “If you do not learn the Odes, you will not be fit to converse with.” I retired and studied the Odes.
‘Another day, he was in the same way standing alone, when I passed by below the hall with hasty steps, and said to me, ‘Have you learned the rules of Propriety?’ On my replying ‘Not yet,’ he added, ‘If you do not learn the rules of Propriety, your character cannot be established.’ I then retired, and learned the rules of Propriety.
‘I have heard only these two things from him.’

공자께서는 평소에 제자들에게 <시경>을 배우라 했는데, 아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하여 가르치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를 배우면, 일의 이치가 통달되어 심기가 화평해지니,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事理通達, 而心氣和平, 故能言.) 예를 배우면 품절이 상세하고 밝아져 덕성이 견고하고 정해지니,독립할 수 있게 된다. (品節詳明, 而德性堅定, 故能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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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기> 詩ㆍ禮ㆍ樂
공자는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이라 하셨다. - 제8 태백편에서.

<더하기> ㅡ 연암 박지원과 과정록(過庭錄)
○ 박지원의 둘째아들, 박종채가 아버지의 신상·생활상·교우·업적·저술 등을 모아 ‘과정록(過庭錄)’을 엮었다. 과정(過庭)이란 '뜰을 지나가다'는 말인데, 부친의 가르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그 출전은 여기 <논어> ‘16계씨(季氏)’편 13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