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누가 있을까? 내 '안에' 있는 사람, 아내를 위해 나는 무슨 노래를 불렀던가?
존 덴버는 아내, 앤(Ann)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애니송을 만들어 불렀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인 셈이다.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조강지처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노래라면, 존 덴버의 애니송은 '언제나 어디에서나(anywhen and anywhere)'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라는 사랑의 송가이다.
"당신은 나의 감각을 채워주죠.
숲 속의 밤과 같이, 봄 날의 산과 같이, 비오는 날 산책 같이, 사막의 폭풍 같이, 잔잔한 바다와 같이, 나의 감각을 채워주죠.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오. 내 삶을 바칠 수 있기를, 당신의 미소에 빠져들고, 당신 팔에 안겨 죽기를, 당신과 함께 잠 들고, 늘 당신과 함께 있기를,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오."
왕배산 벚꽃쉼터에 앉아서 하모니카를 불어본다.
그런데 왜, 당신이 내게 채워 준 감각은 '林夜, 春山, 雨步, 沙風, 平海'와 같을까? 그것은 아마 희노애구애오욕, 七情에 젖어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이지 않을까? 사랑은 모든 감정의 화수분이다. 어떤 감정에서도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나는 내가 무슨 그림을 그릴지 알지 못한다.” 는 잭슨 폴록의 말처럼, 나도 그림을 그리면서 어떻게 그려갈 지, 계획없이 그렸다. 그리면서 노래하고, 노래하며 더해간다. 따오고 빌리고 내 맘대로 지었다. 결국에는 짜집기였다. 우리네 삶도 편집중(editing)이다. 공간의 화폭에다 시간의 붓으로 칠하고 엮어가며 그려간다. 행복도 짓기 나름이다. 그렇게 늘 사랑하는 '내 안의 사람'을 그렸다.
'Sleepy blue ocean', 잔잔한 푸른 바다가 잠자듯이 너무 심심하다. 마음 내내 허전해서 다시 노랫말에 빠지다가 우연히 꽃말을 검색했다. 무릎을 탁치며, 얼마나 감격했는지! 정성껏 그 꽃을 바다에 띄웠다. 그리고 노랫말 한 구절을 적었다. 'always be with you(언제나 당신과 함께)', 이것은 커피꽃의 꽃말이다. 이것은 애니송의 메타포였다.
"Emmanuel, God is with us."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Matthew 1,23
애니송 노래ㆍ가사
Annie's Song ㅡ John Denver
You fill up my senses, like a night in a forest
당신은 내 감각을 충족시켜 줘요. 숲 속의 밤같이
Like the mountains in springtime, like a walk in the rain
마치 봄날의 산과 같이, 비 오는 날의 산책같이
Like a storm in the desert, like a sleepy blue ocean
사막의 폭풍같이, 잔잔한 푸른 바다같이
You fill up my senses, come fill me again
당신은 내 감각을 충족시켜 줘요, 다시 한 번 나를 채워줘요
Come let me love you, let me give my life to you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세요, 내 삶을 당신에게 드리리다.
Let me drown in your laughter, let me die in your arms
당신의 웃음에 빠져도 좋아요, 당신 팔에 안겨 죽게 해주세요
Let me lay down beside you, let me always be with you
당신 곁에 눕게 하시고,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게 해줘요
Come let me love you, come love me again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세요, 다시 날 사랑해주오.
https://youtu.be/_274YrHZmZU
+ 결혼 전, 아내가 남자 친구한테서 선물받았다는 LP에 애니송이 있다.
지금 들으니 새삼 묘한 감정에 빠지는 것은 뭐지? 하하하
~ 'Perhaps Love' with John Denver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 애니송.
애니송 노래 시작, 'You fill up my senses,' 다섯 음(도도시라도)은 차이코프스키의 5번 교향곡 2악장 시작부, 호른의 독주선율과 무척 닮아있다. 의도적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작곡할 때부터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다. 사랑하면 닮는다고 한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노래가 되었다.
https://munchon.tistory.com/m/1689
차이코프스키 5번교향곡 2악장
https://youtu.be/Az036Jur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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