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이란 기원전 2333년, 무진(戊辰)년 시월 삼일에 국조(國祖) 단군(檀君)이 우리의 첫 나라인 고조선을 건국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이 보다 123년전 상원 갑자년 (서력 기원전 2457년) 시월 삼일에 우리 민족의 메시아 환웅(桓雄)이 하느님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 -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하고, 도리로써 세상을 다스림 - 의 대업을 시작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따라서 이 날은 민족의 시원이며 최대 경사입니다.
그런데 나는 오늘, '이 나라에 국민이 있는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백두산 높은 터에 부자요부부 성인의 자취따라 하늘이 텄다.
이날이 시월 상달에 초사흘이니 이날이 시월 상달에 초사흘이니"
개천절의 가사가 무색하게 우리는 우리의 샘을 매꾸고 뿌리를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일전에는 우상숭배라며 모 종교단체가 단군신전 건립과 단군상 건립을 반대하는 대대적 운동을 펼치는가 하면 일부 몰지각한 광신도들에 의해 공공연히 훼손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였습니다. 우상숭배를 정부가 앞장 서서 조장한다면 그야 마땅히 나부터 두팔 두다리 모두 걷어 붙이고 말릴 일이지만 민족의 새암이며 뿌리의 얼을 되찾고자 하는 이 일이 어찌 우상숭배란 말입니까!
그래서 그런가요? 국경일인 오늘은 태극기를 게양하기로 약속한 날인데도 열 손가락이 남을 지경으로 태극기 게양한 집이 드뭅니다. 오늘은 개천절도 아니오 그렇다고 주일(주님의 날)도 아닌 그저 '빨간 날'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일까요? 하기사 일부 선생님께서도 '내일은 빨간 날'이라는 소리를 하십니다.
지금 우리는 정체성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나라에 대한 의무감은 커녕, 소속감 마저도 없습니다. 자기 몫 챙기기 바쁘고 제 가족이 제일입니다. 올림픽 대회(2000. 9. 15-10.1)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따라며 그렇게 응원하던 목청과 열망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패하고도 감사하며 필드를 뛰어다니는 남자 하키 선수들의 손에 펄럭이던 태극기는 누구의 것이 었습니까?
우리의 순국선열, 애국지사들이 그렇게 목숨 바치며 지키려 했던 이 나라의 것이요 이 겨레를 위한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오늘은 빨간 날이 아니라 '하늘이 처음 열린, 개천절'이며, 이 날은 우상숭배의 날이 아니라 겨레의 새암이며 뿌리를 다시 돌아보는 겨레의 명절입니다. 태극기를 하늘 높이 펄럭이게 하고 다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야 할 날입니다. 불교도면 어떻고, 기독교도면 또 어떻고, 유교도이든 이슬람교도이든 무속신앙인이든....... 다 한겨레이지 않습니까!
시월 상달 초하루부터 초아흐레까지 태극기를 계속 게양합니다. 1일은 국군의 날이고 3일은 개천절이며 9일은 한글날입니다. 내렸다 올렸다 할 것없이 밤낮으로 펄럭이게 각 가정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약속입니다.
이 나라에, 이 대한민국에 국민이 있다는 것을 보입시다.
오늘은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개천 4457년(단기 4333년) 상달, 하늘이 처음 열린 초사흘날. 황보근영
'교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려 - 태조왕 (조선일보에서) (0) | 2013.01.02 |
---|---|
'사'자 들어가는 것 (0) | 2013.01.02 |
정월대보름과 발렌타인데이 (0) | 2013.01.02 |
오늘의 땀, 내일의 꿈. (0) | 2013.01.02 |
창조적인 사고를 합시다. (0) | 2013.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