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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나비, 그림과 노래 이야기

by 문촌수기 2024. 1. 24.

오딜롱 르동의 나비그림을 보고 나비 이야기를 떠올려봅니다.

오딜롱 르동, 나비 그림

하나, 장자의 호랑나비꿈(호접지몽)
장자가 꿈 속에 호랑나비가 되어 이꽃 저꽃 유람하며 놀았지요. 달콤한 꿈에서 깨어난 장자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꿈속에 나비가 된 것일까?
나비 꿈속에 내가 된 것일까?
알 수 없구나..."
꿈꾸며 살아가는 오늘의 나도 어쩌면 한마리 호랑나비의 꿈 속 장면인지도 모른다는거죠. 만약 그 나비가 꿈에서 깨어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요?
꿈 속 같은 세상, 너무 집착하지말며 살아갑시다.

<胡蝶之夢>, 나의 수업에서 내그림

둘, 에로스와 프쉬케

프랑수아 제라르, <에로스와 프쉬케>,1789

이 그림은 그리스 신화를 그린 것입니다. 에로틱, 에로티시즘의 어원이 되는 에로스(큐피드)는 사랑의 신입니다. 미의 여신 비너스(아프로디테)의 아들이죠. 아름다운 여신보다 더 아름다운 프쉬케 공주를 보니 질투와 짜증이 확 올라, 아들을 시켜 프쉬케를 없애버리려했죠. 엄마 말을 듣고 에로스가 프쉬케를 만났는데 그만 그 아름다운에 홀딱 빠져버렸답니다.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고...에로스는 프쉬케와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답니다.
아름다운 프쉬케 머리 위에 나비가 날고 있습니다. 큐피드의 화살이 에로스의 상징이듯이, 나비는 프쉬케의 상징이 됩니다.
프쉬케(Psyche)는 영어 발음 '싸이코'의 어원이 되는 '영혼'입니다.
나비는 '영혼'을 상징합니다.

셋, 꽃들에게 희망을!
세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윤도현의 '나는 나비'랍니다. 가사를 따라 노래 불러봐요.
https://youtu.be/03tKh-FhkfY?si=2W8xm_uSLiM3R68z

나는 나비, 윤도현 밴드 노래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거미줄을 피해 날아
꽃을 찾아 날아
사마귀를 피해 날아
꽃을 찾아 날아
꽃들의 사랑을 전하는 나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이 노래의 출발점이 되는 그림 동화책이 어릴 적 모두 읽었던 지구촌의 베스트셀러,
<꽃들에게 희망을>이랍니다.
우리도 꽃들(후손들,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는 사람이 됩시다.

&amp;amp;amp;lt;꽃들에게 희망을&amp;amp;amp;gt; 나의 수업적용 나비의 이야기를 나에게 유추하기

넷, 김정호의 <하얀나비>
내 청춘의 시절, 김정호의 노래를 좋아했어요. 그 중에서 <하얀나비>가 최애곡. 단순한 노래가사가 아니라 삶을 위로하며 단순하지만 심오한 생의 진리를 가르쳐주는 종교적 가르침이고 한 편의 시였습니다.

음 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들은
음 그리워 말아요 떠나갈 님인데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나비
꽃잎은 시들어요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꽃잎은 시들어 슬퍼하지 말아요
때가 되면 다시 필걸 서러워 말아요


하얀나비는 때론 죽음을 상징합니다. 옛날에 삼짇날(음력 3월 3일)이면 아녀자들이 꽃바구니들고 진달래 꽃따러갈 때에 나비점을 봤대요. 노란나비를 보면 '시집가려나?' 혼사를 기대하고, 하얀나비를 보면 상사(喪事)를 걱정했답니다.
<하얀 나비>노래는 2014년에 개봉된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이 불러 다시 크게 히트를 쳤죠.
https://youtu.be/0ZA2Wuo-OZ0?si=GAQwEInNZcrNnZ-P

심은경, 수상한 그녀 OST

이 노래를 오래전에 가평의 친구 전원주택에 집들이할 때 아내랑 기타치며 듀엣으로 불었어요. 아내가 기타를 배운지 얼마되지 않고 나도 서툴렀지만, 그 자리에서는 성공적인 연주를 했답니다. 그때 앵콜로 불었던 <하얀나비>는 어디로 날아가고 없고,  먼저 불렀던 <사랑하는 이에게> 영상은 남아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다섯, 위안부 소녀상의 하얀나비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 끌려가 성노예로 고통받았던 위안부들을 위로하고 일제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며 제작된 위안부 소녀상 뒤로 할머니모습의 그림자가 각인되어 있고, 할머니 가슴에 하얀나비 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하얀 나비는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요?
나비는 영혼과 죽음의 상징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볼 수 있습니다. 그림자 속의 하얀나비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다시 태어나 한을 풀기를 바라는 영혼의 염원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보게되는 위안부 소녀상 앞에 서면, 그림자 속의 하얀나비를 찾아보고 기도드리고, 무릎구부리고 앉아 소녀의 맨발을 만져주며 발뒤꿈치도 땅에 내리지 못했던 사연을 위로해주며 우리를 돌아봅시다.

작은 위안부소녀상과 하얀나비
위안부 소녀상, 들려있는 발뒤꿈치

● 맨발과 들려 있는 발뒤꿈치 :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발을 빼앗긴 모습이자, 해방 조국 고향에 돌아와도 환향녀라며 손가락질 받으며 마음편하게 정착하지못한 할머니들의 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