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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AC, ROMA

by 문촌수기 2025. 7. 24.

희년을 맞아 매주 계속되는 로마의 7대성당 순례기로 무더위를 잊고 있었는데, 오늘도 로마로 간다. 하하하!
우연이었을까? 예정된 것일까?
비행기 타고 가는 로마가 아니라,
걸어서 부천아트센터(BAC)로 간다. "ROMA " 주제의 클래식 콘서트를 감상하러 간다.
한여름밤, 로마의 카니발,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를 시원하게 구경하고 왔다.
특별히, 처음 듣는 글리에르(R. Glière)의 호른 협주곡 작품91은 첫 귀에 반했다. 콘서트 홀을 풍성하게 채우는 호른의 음향과 기교넘치는 라도반 블라드코빅의  호른 연주에도 반했다.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음색을 나타낼 수 있을까?
2대의 하프와 합시코트, 피아노, 파이프 오르간 등 오케스트라의 거의 모든 악기가 등장한 듯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도 벅찬 감동의 연주였다.
레스피기, 브라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브라보!

'로마의 소나무' 연주, 6대의 트럼펫은 좌우 발코니 3층과 가운데 연주석에 각 두대씩 3D영상같은 퍼포먼스를 들려줬다.

부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28회 정기연주회

<로마> ROMA
이탈리아의 심장, 로마.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이 도시를 음악으로 그려내다!
비제의 로마의 카니발이 축제의 활기를 열고, 글리에르의 호른 협주곡이 따뜻한 울림을 더한다.
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와 로마의 소나무는 도시의 풍경과 시간을 음악으로 펼쳐 보이며, 로마의 숨결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커튼콜 장면

Program
이하 감상 도움 글은,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팀장 박갑선

비제 G. Bizet
로마의 카니발
Roma: Le Carnaval à Rome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의 관현악곡 "로마(Roma)"는 1871년 파리에서 에두아르 콜론의 지휘로 초연된 네 악장 구성의 관현악 모음곡이다. 원래 제목은 "Souvenirs de Rome (로마의 추억)"으로, 비제가 1857년 로마대상(Prix de Rome)을 수상한 후, 이탈리아 유학 시절에 경험한 자연, 문화, 그리고 민속음악에서 받은 인상들을 바탕으로 약 10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당초 교향곡으로 기획되었으나 여러차례 개작과 수정 끝에 최종적 으로 관현악 모음곡 형식으로 정리되었으며, 비제가 로마, 나폴리, 피렌체 등지에서의 여정 에서 경험하고 느낀 감정과 풍경에 대한 인상들이 인상주의적 감수성으로 표현되였다.
특히 제4악장인 카니발(Carnaval)은 피날레를 장식하는 곡으로, 론도 형식에 가까운 자유로운 구성 속에 이탈리아식 축제의 흥겨움과 생동감을 담아냈다. 경쾌한 타란텔라풍의 리듬과 민속적 멜로디, 빠른 템포, 그리고 악기 간의 활기찬 대비가 어우러져 축제의 열기와 유희성이 극대화된다. 이는 실제 로마의 카니발 축제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적으로 승화한 결과이며, 민속적 소재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비제의 탁월한 감각을 잘 보여준다.
https://youtu.be/x9EFsAzYnlM?si=d2BtjjV_6BNZhfSE

Orchestra: 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 Conductor: Louis Frémaux Composer: Georges Bizet


글리에르 R. Glière
호른 협주곡 작품91
Concerto B-flat major, Op. 91

I. Allegro
II. Andante
III. Moderato-Allegro vivace

글리에르의 호른 협주곡은 1951년 작곡된 그의 마지막 주요 관현악 작품으로, 호른의 서정 성과 고전적 품위를 강조한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가 공존하는 이 협주곡은 러시아 민속적 정서를 바탕으로 따뜻한 감성과 조화를 지닌다. 세 악장은 각각의 개성을 지니며, 호른드 내면적 표현력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특히 마지막 악장은 러시아 민속 리듬과 유쾌한 에니 지가 어우러져 극적인 마무리를 선사한다.

1. Allegro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장엄한 주제로 문을 열고 호른의 깊고 넓은 음색이 공간을 채운 오케스트라는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고, 호른은 부드러움 속에 힘을 머금은 선율로 서서 등장한다. 제1주제는 당당하고 견고하며, 제2주제는 서정적이고 내면적이다. 주제 간 전환 자연스럽고, 솔로와 오케스트라는 경쟁보다 대화의 관계를 이룬다. 발전부에서는 조 변화와 주제의 변형을 통해 긴장감이 고조되며, 기교보다 음색과 선율의 서사성이 중심 이룬다.

II. Andante
느린 3부 형식의 이 악장은 낮은 햇살처럼 부드럽게 스며드는 서정적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표현력이 중심을 이룬다. 마치 고요한 자연 속 사색처럼, 호른은 꾸밈없는 음성 감정을 노래하며 내면의 울림을 전한다. 절제된 반주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정서를 감 음악적 공간을 형성하고, 연주자는 호흡과 음색의 일관성을 통해 감정의 섬세한 그려낸다.

III. Moderato Allegro vivace
론도 형식의 이 악장은 러시아 민속 리듬과 춤곡적 요소가 어우러진 생동감 넘치는 결말부로, 반복되는 주제가 익숙함과 활기를 불어넣고 변주된 삽입부는 리듬과 분위기를 새롭게 환기시킨다. 경쾌한 선율과 자유로운 흐름 속에서 악장은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빠르게 질주하며 청중과 유쾌한 대화를 이어간다. 호른은 이 악장에서 고음 도약, 빠른 음형, 트릴, 스타카토 등 다양한 기교를 통해 기술적 역량을 발휘하고, 연주자는 명확한 아티클레이션과 리듬 감각으로 곡의 에너지를 이끈다. 마지막 코다는 음악적 정서와 기술적 완성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리며, 강렬하고도 즐거운 마무리를 선사한다.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드코빅

라도반 블라드코빅의 앵콜곡은 3명의 부천필 호르니스트들 옆자리로 들어가, 마티아스 세이베르의 유고슬라비아 포크송을 협연했다.
후배들을 사랑하는?, 처음보는 앵콜연주 장면이다.
https://youtu.be/tmfnfPAMn50?si=XoVI0bnpsxxRB-9W

Horn: Radek Baborák Conductor: Ondrej Lenárd Orchestra: Prague Radio Symphony Orchestra Recorded at the Rudolfinum, Dvorak Hall in Prague on May 9th, 2016


intermission

레스피기 O. Respighi
로마의 분수
Fontane di Roma, P.106

I. La fontana di Valle Giulia all'alba
II. La Fontana del Tritone al mattino
III. La Fontana de Trevi al meriggio
IV. La fontana di Villa Medici al tramonto

레스피기, 로마의 분수

O. Respighi, Fontane di Roma, P.106

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는 로마의 네 분수를 하루의 시간 흐름에 따라 그린 교향 시로, 인상주의적 색채와 후기 낭만주의의 감성이 어우러진 대표작이다. 새벽, 아침, 정오, 해질녘까지 빛과 물, 공기, 정서를 소리로 형상화하며, 이탈리아 관현악이 오페라 중심을 넘어 독자적 예술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보여준다.

1. La Fontana di Valle Giulia all'alba (새벽녘의 발레 줄리아의 분수) 레스피기의 "새벽녘의 발레 줄리아의 분수"는 안개 낀 새벽의 숨결을 닮은 음악이다. 부드러운 목관의 선율과 맑은 바이올린 솔로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시를 깨우는 물방울 처럼 흘러내리고,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목가적 풍경을 그리며 평화로운 아침 공기를 묘사한다. 느리고 절제된 리듬, 단조와 장조의 은은한 교차 속에 흐르는 이 악장은 마치 자연이 천천히 숨을 쉬듯, 시간의 시작을 고요히 알린다.

La Fontana di Valle Giulia

II. La Fontana del Tritone al mattino (아침의 트리톤 분수)

La Fontana del Tritone

"아침의 트리톤 분수"는 햇살 아래 터져 나오는 물줄기처럼 힘차고 생동감 넘친다. 프렌치 호른의 장엄한 호출이 시작을 알리면, 금관과 현악이 빛처럼 반짝이며 물의 움직임과 트리톤의 춤을 그려낸다. 밝고 경쾌한 음색, 율동적인 리듬 속에 아침 공기의 신선함과 분수의 활기가 겹쳐지고, 다양한 악기들이 교차하며 살아 있는 듯한 에너 지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악장은 빛과 물, 생명력과 리듬이 조화를 이루는 청량한 찬가처럼 들린다. 활기차고 명랑한 아침의 공기가 물결처럼 퍼지며, 바로크적 건축과 고전적 균형미가 소리로 구현된다.

III. La Fontana de Trevi al meriggio (한낮의 트레비 분수)

La Fontana de Trevi

"한낮의 트레비 분수"는 고대의 영광과 신화적 상상력이 맞닿는 음악적 전율의 순간 이다. 넵튠의 승리 행진처럼 울려 퍼지는 트럼펫과 금관의 장중한 음향은, 로마 제국의 위엄을 현재로 불러오고, 화려한 타악과 호른의 넓은 선율은 거대한 물줄기처럼 청중 을 압도한다. 현악은 춤추듯 움직이며 물결의 생명력을 실어 나르고, 그 위로 펼쳐 지는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색채는 시간과 역사,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장관을 그려낸다. 해마를 탄 넵튠과 인어, 트리톤들이 등장하는 장대한 행렬이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음향으로 표현되며, 이 곡의 극적 절정을 이룬다.

IV. La Fontana di Villa Medici al tramonto (해질녘의 빌라 메디치 분수)

La Fontana di Villa Medici

"해질녘의 빌라 메디치 분수"는 하루의 끝자락, 황혼의 숨결을 닮은 고요한 음악으로 이 작품을 마무리해 준다. 부드러운 플루트와 클라리넷의 선율은 저녁 종소리처럼 잔잔하게 울리며, 나뭇잎 흔들림과 새소리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절제된 악기 사용과 느린 템포, 따뜻한 현악의 음색은 어린 목동의 노래처럼 순수하고 목가적인 평화를 전하며, 점점 빛이 사그라드는 로마의 정원을 은은히 감싼 듯이 묘사한다. 이 마지막 악장은 모든 소리가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시간과 공간의 감성을 붙잡고, 긴 여운과 함께 작품을 조용히 마무리한다
https://youtu.be/HEJDLyz6Jbg?si=MJbd1roWiDDI_nj2


■ 레스피기 O. Respighi
로마의 소나무

Pini di Roma, P.141
1. I pini di Villa Borghese
2. Pini presso una catacomba
3. I pini del Gianicolo
4. I pini della Via Appia

https://youtu.be/B7sjKRR58hk?si=64GQYZ-ZCVFBw6aI

Respighi, Ottorino (1879.7.9~1936.4.18 伊)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O. Respighi, Pini di Roma, P.141

<로마의 소나무>는 로마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에 존재 하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로마의 풍경과 역사를 회화적으로 그려낸다. 활기찬 정원의 아이들, 경건한 순례자, 고요한 밤의 언덕, 제국의 개선 행진까지, 소나무는 시대와 정서를 아우르는 상징으로 음악 안에 살아 움직인다.

1. I Pini di Villa Borghese (보르게세 별장의 소나무)


"보르게세 별장의 소나무"는 로마의 한낮, 정원의 햇살 아래서 뛰노는 아이들의 환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밝고 경쾌한 목관과 트럼펫의 선율, 재치 있는 타악기의 반짝임은 병정놀이와 춤으로 가득한 숲속 풍경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트릴과 글리산도로 표현 된 유쾌한 움직임, 현악과 관악기의 빠른 주고받음은 숲의 생명력과 아이들의 천진 함을 묘사하며, 전체적인 음색은 높고 맑아 순수함을 강조한다. 저음 악기를 절제한 편성은 음악에 무게를 덜고, 유년의 가벼움과 꿈결 같은 리듬을 부각시킨다.

11. Pini presso una Catacomba (카타콤바 근처의 소나무)

"카타콤바 근처의 소나무"는 한낮의 밝은 정원을 지나 깊은 지하로 내려가는 듯한 감각적 전환을 이룬다. 이 악장은 고대 기독교 순례자들이 어둠 속을 조용히 걸어가는 장면을 떠오르게 하며, 무거운 금관 화성과 약음기를 단 현악기의 낮고 깊은 울림이 장중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만든다. 플루트와 바순, 하프가 절제된 중세적 색채를 더하고, 무대 뒤에서 들려오는 트럼펫의 독주는 멀리서 들려오는 기도처럼 영묘하게 올린다. 반복되는 5도 음정과 오르간을 연상케 하는 저음의 진행은 그레고리오 성가의 금욕적 선율을 암시하며, 음악은 점점 더 신비롭고 숭고한 차원으로 확장된다.

III. I Pini del Gianicolo (자니콜로 언덕의 소나무)


"자니콜로 언덕의 소나무"는 달빛 아래 펼쳐지는 한밤중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악장이다. 부드러운 피아노 아르페지오와 약음기를 단 현악기의 속삭임 위로, 클라리넷과 첼로가 꿈결 같은 멜로디를 펼치며 정적 속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악장에서 가장 독창적인 순간은 실제 나이팅게일의 지저귐이 녹음된 음원으로 삽입되는 장면이다. 바이올린의 트릴과 하프의 하모닉스 위로 들려오는 새소리는 음악과 자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자 음향의 통합을 보여준다. 이는 전통적인 관현악 어법 속에 기술적 실험을 접목한 선구적 시도로, 음악이 들려주는 공간을 청각적 현실로 확장한다.

IV. I Pini della Via Appia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는 작품 전체의 정점이자, 로마 제국의 영광을 소리로 환기 하는 장대한 피날레다. 안개 낀 새벽, 소나무가 늘어선 고대의 돌길을 따라 멀리서부터 낮고 묵직한 행진 리듬이 울리기 시작한다. 약음기를 단 현악기와 베이스 클라리넷이 음산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고독하게 울리는 잉글리시 호른의 선율은 먼 시대의 기억 처럼 퍼져나간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커지고, 리듬은 거대해진다. 오르간의 중후한 화성과 함께 고대 로마의 나팔 소리를 모방한 여섯 대의 트럼펫이 울려 퍼지며, 마침내 로마 군단의 개선 행렬이 청각으로 도달한다. 단순한 묘사를 넘어, 이 악장은 로마라는 문명의 정체성과 찬란한 불멸성을 음악으로 구현한다.

글 |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팀장 박갑선

+ 오늘 연주 프로그램에는 없지만,
이 곡도 로마.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
https://youtu.be/XqKCBKv9eLw?si=lKQ7cdiSUI7GcYa8

내친 김에,
오드리 햅번과 그러고리 팩의 '로마의 휴일'을 찾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