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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AC, 브루크너6

by 문촌수기 2025. 9. 15.

드디어 가을이다. 날은 아직 덥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의 가을은 구월부터.
클래식 공연 콘서트홀을 다시 찾아가는 계절이 되었다.
아내랑 같이 저녁밥을 먹고 긴팔 셔츠를 챙겨 부천아트센터로 걸어가는 길은 작은 행복으로 벅차다.
오늘의 제목은 브루크너지만, 나는 베토벤을 만나러간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어릴 적? 아주 오래전 정경화의 연주와 카세트테잎으로 즐겼던 나의 최애청곡.

정경화 연주(1985), 카세트테잎
정경화 명 바이올린 협주곡(1985), DECCA, 3카세트테잎

오늘 박은중의 힘찬 연주는 콘서트홀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모든 청중들과 내 육체의 모든 구멍과 영혼의 공간을 황홀하게 채워주었다.
역시 베토벤이다!


2025.9.12-7:30pm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아드리앙 페뤼숑
Adrien Perruchon
바이올린
박은중 Eunjoong Park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Bucheon Philharmonic Orchestra

프로그램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61
L. v. Beethoven,
Violin Concerto D Majo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Allegro

Intermission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A. Bruckner, Symphony No.6 A Major WAB 106

1. Maestoso
II. Adagio: Sehr feierlich
III. Scherzo: Ruhig bewegt
IV.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작품해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61
L. v. Beethoven, Violin Concerto D Major Op. 61


1806년에 작곡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61은 고전주의 형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낭만주의적 정서와 사유를 담아낸, 음악사적 전환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협주곡은 단순히 독주자의 기교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오케스트라와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서사적이고 깊이 있는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당시까지의 협주곡이 주로 독주자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 작품은 교향곡적 성격을 띠며 전체 구조와 의미를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브람스,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등 후대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형식적으로는 3악장 구성을 따르지만, 각 악장의 규모와 전개 방식은 당시 통념을 크게 확장한 것이었다. 이 협주곡에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는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음악을 빚어내는 동반자로 등장한다.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반주가 아닌, 주제를 제시하고 발전시키며 음악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핵심적 역할을 맡는다. 특히 목관과 현악의 섬세한 조화는 풍부하고 입체적인 음향을 형성하여,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유기적 관계를 이루는 이상적인 균형을 보여준다. 베토벤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정신의 고결함과 내적 깊이를 음악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화려한 외적 표현이나 극적인 감정 폭발보다는, 절제된 서정성과 고요한 숭고미를 강조하며, 음악의 본질적 가치와 진정성을 드러냈다. 이는 계몽주의적 이성과 낭만주의적 감성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단순한 감각적 즐거움을 넘어선 이상적 조화와 사유의 깊이를 추구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초연 당시에는 큰 반향을 얻지 못했으나, 19세기 후반 요제프 요아힘이 멘델스존의 지휘로 다시 연주하면서 점차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후 수많은 작곡가가 이 협주곡을 모델로 삼아 자신만의 협주곡을 발전시켰으며, 오늘날 이 작품은 가장 위대한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협주곡은 협주곡 장르가 단순한 기교적 과시를 넘어, 사상과 감정, 구조와 서사를 담아낼 수 있는 예술적 그릇임을 처음으로 보여준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 Allegro ma non troppo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첫 번째 악장은 형식적으로는 전통적인 소나타 구조를 따르지만, 세부 전개에서 당대의 관습을 넘어서는 참신함을 드러낸다. 특히 팀파니의 네 차례 잔잔한 타격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곡 전체를 이끌 핵심 리듬과 구조적 중심 동기를 암시한다. 이 간결한 리듬은 이후 오케스트라와 독주 바이올린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형·발전하며, 악장 전체를 관통하는 모티브적 일관성을 형성한다. 오케스트라가 주요 주제를 제시한 뒤에 나타나는 바이올린 독주는 화려한 기교적 과시보다는 서정성과 구조적 정교함을 강조한다. 선율은 사색적일 때도 있고, 고요하게 머무는 듯할 때도 있으며, 그 안에서 선율·리듬 조성 간의 긴장 관계가 정교하게 얽혀 있다. 전개부에서는 대위법적 기법과 긴 음가의 지속을 통해 긴장과 이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독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대화는 점차 깊이 있는 서사로 확장된다.

II. Larghetto (느리지만 너무 느리지 않게)
두 번째 악장은 세도막 형식, 혹은 단순한 아리아적 구조를 지니며, 단순히 앞뒤 악장을 연결하는 성격을 넘어 작품 전체의 정서를 정화하고 심화시키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오케스트라가 먼저 차분하고 단정한 주제를 제시하면, 독주 바이올린은 그 위에서 자유롭고 유려한 선율을 길게 펼쳐내며 노래한다. 이 선율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듯한 정적을 불러일으키며, 격렬한 감정의 폭발 대신 절제된 서정성과 침묵 속의 긴장을 통해 숭고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악장은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며 만들어내는 섬세한 균형 속에서 진행된다. 이러한 긴밀한 교감은 실내악적인 친밀감을 자아내며, 동시에 교향곡의 느린 악장 에서 흔히 발견되는 깊이 있는 사색적 성격과도 맞닿아 있다.

III. Rondo: Allegro (론도형식: 빠르고 활기차게)
마지막 악장은 ABACA의 론도 형식을 기반으로 하며,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주제가 반복적으로 돌아오면서 변주와 전조를 거듭해 활력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음악은 밝고 재치 있는 성격을 지니지만, 단순한 오락적 성격에 머무르지 않고 앞선 악장들에서 축적된 흐름과 의미를 종합하여 작품 전체를 정리하고 완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주제가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과정에서도 조성의 전환과 리듬의 세부적 변형이 정교 하게 배치되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서사적 긴장과 해소를 동반한 음악적 드라마로 확장된다. 이 피날레는 생동감과 재치가 어우러진 결말을 통해 작품의 균형을 마무리 짓고, 베토벤 특유의 깊이 있는 통찰과 교향악적 사고를 반영한 종결부로 기능한다.

정경화(1989)
지휘 Klaus Tennstedt
연주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in Amsterdam
https://youtu.be/Jh-rZ23tAt0?si=12MGzusI1gv6TNvN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A. Bruckner,
Symphony No.6 A Major WAB 106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6번 가장조(WAB 106)는 1879년에서 1881년 사이에 완성 된 작품으로, 작곡가 스스로가 "가장 대담한 교향곡"이라고 언급했을 만큼 실험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생전에는 전곡이 연주되지 못했지만, 오늘날에는 그의 음악 세계 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내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교향곡은 네 악장 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구조를 따르면서도, 각 악장이 뚜렷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부분들이 단순히 병렬적으로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반복과 유기적 연결을 통해 하나의 유기적 전체로 묶인다. 이러한 결합 방식은 브루크너가 즐겨 구사하던 '건축적 작곡법'을 잘 보여주며, 마치 거대한 음악적 건축물이 점진적으로 세워지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작품의 핵심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리듬 처리이다. 간명하면 서도 힘 있는 리듬이 음악을 이끌어가며, 반복과 변형을 거듭하면서 긴장과 이완을 교차시킨다. 또한 조성의 이동, 악기들 간의 모티브 교환, 점층적 전개 방식은 작품에 깊이와 입체감을 부여한다. 이 교향곡의 미학적 가치는 격정적 감정 표현보다는 내적인 질서와 숭고한 분위기에서 드러난다. 음악은 고요한 반복 속에서 점차 힘을 쌓아 올리며, 청중으로 하여금 인간적 차원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와 맞닿게 한다. 이는 브루크너가 일관되게 추구한 종교적 사유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교향곡 제6번은 브루크너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899년에야 전곡이 초연되었다. 당시 청중 들은 복잡한 구조와 이질적인 화성 진행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오늘날에는 후기 낭만주의 교향곡의 사상적 깊이와 구조적 실험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1. Maestoso (위엄있게)
제1악장은 힘 있고 또렷한 리듬으로 시작되며, 이 리듬은 곡 전체에서 여러 번 반복 되고 점점 변화하면서 발전해 나간다. 브루크너는 이 리듬을 통해 음악에 강한 에너지와 긴장감을 불어넣는데, 단순히 빠르게 달려가는 식이 아니라, 여러 음악적 단락이 하나씩 쌓이듯 이어지면서 곡을 만들어간다. 이런 방식은 마치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큰 건물을 짓는 것처럼, 브루크너가 자주 사용하는 작곡 방식이다. 음악은 일정한 방향 으로 흘러가면서도 중간중간 멈추고, 다시 움직이고, 때로는 올라가고 내려가며 변화 무쌍하게 이어진다. 이렇게 쌓여가는 구조 안에는 브루크너 특유의 조용한 신앙심과 깊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이 악장은 단순히 웅장하고 멋진 소리를 넘어서,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하는 명상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II. Adagio: Sehr feierlich (느리게: 아주 엄숙하게)
교향곡 제6번의 두 번째 악장은 브루크너가 남긴 느린 악장들 가운데서도 유독 서정적이고 내밀한 정서를 담고 있다. 음악은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 되며, 죽음과 구원, 그리고 초월적 평화를 암시하는 듯한 울림을 지닌다. 이는 청중 에게 마치 조용한 기도나 명상 속에 잠기는 듯한 체험을 하게 한다. 현악기는 따뜻 하면서도 절제된 선율로 악장을 열고, 이에 목관과 금관이 은은하게 응답하며 음향적 균형을 만들어낸다. 이 섬세한 주고받음은 성스러운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합창이나 성가를 연상시키며, 브루크너가 평생 교회 오르간 연주를 통해 체화한 신앙적 정서가 자연스럽게 투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악장은 격정적인 감정보다는 절제와 침잠을 통해 음악적 깊이를 드러낸다. 청자는 이를 통해 내면의 평온과 위안을 경험 하며, 음악적 묵상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III. Scherzo: Ruhig bewegt (스케르초: 생동감 있지만 침착하게)
제3악장은 빠르고 날카로운 리듬으로 이루어진 스케르초인데, 일반적으로 춤곡 처럼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기대하게 되지만, 브루크너는 강한 리듬, 갑작스러운 분위기 변화,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가득하며, 오히려 긴장감과 불안한 느낌을 중심에 둔다. 불협화음과 예상치 못한 리듬의 전환은 전통적인 3박자의 춤곡 형식을 무너뜨 리며, 시간의 흐름마저 어지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닌, 어둡고 진지한 감정을 전하는 데 집중하며, 전통적인 스케르초가 갖는 유희적인 성격 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브루크너는 이 악장을 통해 음악 안에서도 질서와 안정 보다는 혼란과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감정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IV. Finale: Bewegt, doch nicht zu schnell
(마지막: 생동감 있게 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게)
제4악장은 앞선 악장에서 제시되었던 주요 음악적 동기들을 다시 불러와 재구성하고, 이를 변형·발전시키면서 작품 전체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브루크너는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과 론도적 요소를 절충하여, 익숙한 주제가 반복적으로 회귀 하면서도 점차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회상이나 반복이 아니라, 동일한 주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심화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더해가면서 음악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국 이 마지막 악장은 앞선 악장들에서 쌓아온 음악적으로 축적된 흐름과 정서를 종합하여 거대한 건축물처럼 장엄하게 완성된다. 전체 교향곡은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순환적이고 유기적인 구조로 완성되며, 청중에게 긴 여정을 마친 듯한 충만하고 숭고한 인상을 남긴다.

글 |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팀장 박갑선

감상하기)
작년에 부천필에서 연주한바 있다.
https://munchon.tistory.com/m/1866

BAC,  지휘자 홍석원과 브루크너

오늘의 연주는 나에게 봄이 오는 소식이었다. 특히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겨울을 견딘 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되었다. 또한 오늘의 지휘자 홍석원은 지난 달에 나에게 온

munchon.tistory.com


홍석원과 부천필하모닉
https://youtu.be/K_etYxRDIWc?si=j_VBvEY85tkuOz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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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L.V. Beethoven 1770~1827)

악성 베토벤은 고전 음악의 최대의 완성자인 동시에 그 완전한 형식적인 예술에 보다 인간적이고 정신적인 내용을 담은 위대한 작곡가였다.

그의 아버지 요한은 궁정악단의 테너 가수였지만 술주정 뱅이로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영웅적인 기백을 가지고 백절불굴의 투지로써 모든 난관을 극복한 승리자였으며 철학자이며 사상가였다. 그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애를 실천한 인도주의자였다. 뿐만아니라 그의 음악은 고전의 형식미에서 벗어나 낭만주의 음악에 문을 연 교량 적인 역할을 한 음악가였다.
베토벤은 조부의 인격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아 버지는 베토벤을 제2의 모짜르트로 만들기 위해 엄한 교육을 시켰다. 그는 모짜르트처럼 신동은 아니었으나 음악적인 천분은 마침내 들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17세 때에 그 당시 음악의 중심지였던 비인으로 갔다. 그의 본격적인 음악 교육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는데, 1792년 22세 때에 그가 비인에 나타났을 때에는 사곡가라기 보다 피아니스트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너무나 많은 역경과 고난이 겹쳐 들었다. 생활은 곤란했고 사랑은 실패했으며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귓병을 앓고 있었다. 1814년 이래 그는 완전한 귀머거 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같은 고통속에서도 비한 바 없는 위대한 예술이 나타났다.
1815년 이후의 작품은 그의 모든 창작 중의 일대 전환인 데 웅대한 구상과 자유로운 형식, 진지한 표현 등은 악성이 아니고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라고 하겠다. 그의 작품은 낭만적인 영향도 받았지만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고 냉정했으며 안정된 형식미를 갖추었다. 따라서 생명의 체 힘을 합리적인 형식을 통해 표현하였다.

그의 작품은 보통 3기로 나누는데, 제1기 (1786-1803). 초기의 작품으로서 하이든과 모짜르트의 영향을 받은 때다.

교향곡 제1·2번이 이 시기의 작품이다. 제2기 (1804-1816).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독창적인 시기로 교향곡 제 3번에서 8번까지의 작품이 이에 해당된다. 제3기 (1817-1827). 초인간적인 최고의 예술인데 영감의 창작기이다. 청각을 거의 잃어버린 이후의 감각을 초월한 시대의 작품을 보였는데, 교향곡 제9번 등이 있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음악사상 최고에 속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
제1악장 : 알레그로 마논 트로포
제2악장 : 라르게토
제3악장 : 론도

지휘: 키릴 콘드라신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토벤은 단 한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겼다. 이 단 한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의 왕자라고 전해지는데, 그것은 이 곡이 갖춘 당당한 품격과 장대한 스 케일에서 비롯된다. 때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멘델스존의 E단조 협주곡을 놓고 <아담과 이브의 협주곡>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베토벤의 협주곡이 남성적이고, 멘델스존의 협주곡은 여성적이라는 뜻이다.
베토벤이 이 협주곡을 작곡한 것은 36세때인 1806년의 일이다. 당시는 교향곡 제5번 <운명>, 제6번 <전원> 등을 쓰기 2년 전으로 베토벤 중기의 절정에 이르기 직전이다.
베토벤은 바이올린 소나타를 모두 10곡 남겼는데, 그중 9곡이 이 협주곡이 작곡되기 이전에 쓰여졌다. 이는 베토벤이 이 협주곡을 쓰기 위해 바이올린의 기능과 효과를 여러모로 연구했음을 시사하는 좋은 증거가 된다.
이 곡은 당시 비엔나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프란츠 클레멘트를 위해서 쓰여졌다. 독주 부분은 그의 조언을 들어 가며 썼다. 그러나 이 작품의 위대성을 바이올린의 명 인기 적인 기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내면성이 갖는 깊이와 예술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초연시에는 클레멘트의 기술에 이 작품의 독창성과 다양성으로 인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너무 길고 웅대해서 청중들의 이해가 쉽지가 않았다. 그리하여 거의 50년 동안이나 연주가 되지 않았다. 후에 1844년에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아힘이 13세의 어린 나이로 성공을 거둔 후로 이곡의 진가가 인정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 이르렀다.
베토벤은 결국 바이올린 협주곡을 단 한곡 밖에 작곡하지 않았지만, 이 곡은 베토벤 바이올린 음악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제1악장 : 협주풍 소나타 형식. 팀파니만의 연타에 목관의 주제가 따르는 오케스트라의 제시부에 이어 바이올린이 찬연한 악상을 펼친다.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힘찬 전개부와 재현부에 들어가서 그 끝에 독주자의 기교를 보이는 카덴짜가 나타난다. 베토벤 자신은 이 카덴짜를 자신이 써 놓지 않았다.

제2악장 : 느린 가요악장으로 현악합주의 부드러운 선율을 타고 바이올린이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한다. 폭발적인 힘을 지닌 베토벤에게 이렇게 유연한 아름다움이 있었나 할 정도로 아름답고 서정성이 짙다.

제3악장 : 제2악장에서 쉬임없이 연결되는데, 론도 형식으로 바이올린의 G선으로 론도의 주제가 나타난다. 늠름하고 힘찬 론도가 계속되며, 멋진 기교를 펼치는데, 이는 고전 협주곡의 통례이다. 찬란한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끝난다. 종교적이리만치 엄숙하고 장중한 이 협주곡은 가장 인간적인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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