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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PO정기연주회, 황제와 신세계

by 문촌수기 2026. 1. 16.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33회 정기연주회, Top of the World

2026년, 붉은 말의 해가 힘차게 열린다. 이번 신년음악회 Top of the World는 새해의 기운을 밝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한 해의 도약을 예고하는 힘과 희망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부천아트센터

슈트라우스의 <황제 왈츠>가 밝은 에너지로 문을 열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가 장대한 서정을 더한다.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기대와 동경을 힘 있게 그리며 공연을 완성한다.
화려함보다 방향, 규모보다 깊이를 택한 신년 무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 공연을 통해 한 해의 서막을 가장 높은 곳에서 우뚝 열어 보인다.

PROGRAM
■ 요한 슈트라우스 2세 J. Strauss II
황제 왈츠
Kaiser Walzer, Op. 437

■베토벤 L. v. Beethoven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Piano Concerto No. 5 E-flat Major, Op. 73

Intermission
■ 드보르작 A. Dvořák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Symphony No. 9 e minor, Op. 95, Β. 178

피아니스트 선율의 커튼콜

[부천필] 제333회 정기연주회 'Top of the World' 프로그램 노트
■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황제 왈츠
J. Strauss Ⅱ, Kaiser Walzer, Op. 437
https://youtu.be/LAVvBF7m260?si=MHgqJaCatr9noKII

Johann Strauss:Emperor Waltz Op. 437

Berliner Philharmoniker

www.youtube.com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89년에 발표한 「황제 왈츠」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독일 제국의 친선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쓰인 작품으로, 당시 빈에서 절정을 이루던 왈츠 문화를 대표한다.
이 작품이 발표되던 시기는 사교 무도회 중심의 왈츠가 점차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서정적 선율을 갖춘 감상용 음악으로 자리 잡아 가던 과도기였고, 슈트라우스는 이를 예술적으로 가장 성공적으로 끌어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왈츠의 왕」이라는 그의 명칭은 단순한 유행 음악 작곡가가 아니라, 춤곡을 클래식 음악의 한 장르로 격상시킨 음악사적 기여를 담고 있다.
음악은 먼저 행진곡풍 서주로 시작해 제국적 위엄과 의식을 떠올리게 하고, 이어지는 본격적인 왈츠에서는 부드러운 3박자의 흐름과 우아한 선율이 전개된다.

각 왈츠 단락은 조성 전환, 선율 변주, 음색 대비를 통해 분위기를 달리하며 이어지는데, 이러한 구성은 실제 무도회에서 장면이 계속 바뀌는 듯한 감각을 준다.
금관악기는 화려한 빛깔을, 목관은 부드럽고 서정적인 음향을, 현악은 선율을 유연하게 이끄는 역할을 맡아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음향을 만든다.
슈트라우스 특유의 루바토와 가벼운 리듬 변형은 춤의 생동감뿐 아니라 빈 사교 문화가 지닌 세련된 기품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처음 등장했던 장중한 서주 분위기가 다시 나타나 음악적 순환을 완성한다.
이를 통해 축제적 화합과 제국적 권위가 단순히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회귀 된다는 인상을 남긴다.
이러한 구조는 왈츠의 반복적 회전이라는 춤의 본질을 넘어, 당시 유럽이 추구한 외교적 안정과 지속되는 연대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L. v.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E-flat Major, Op. 73 ‘Emperor’
협연자, 피아니스트 선율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피아노 협주곡 장르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흥미롭게도, "황제"라는 부제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이 아니라 후대의 출판업자가 붙인 명칭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피아노 협주곡들과는 달리, 피아노와 관현악이 음색과 악상 전개에서 긴밀히 결합하여 거대한 교향곡처럼 펼쳐지는 웅장한 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베토벤은 연주자의 즉흥연주에 맡기던 카덴차(Cadenza)를 자신이 직접 작곡해 연주자가 반드시 악보대로 연주하도록 했다. 이는 당대의 협주곡의 전통적 틀을 벗어나, 독창적이면서도 대담한 시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처럼 이 곡은 베토벤의 특유의 새로운 기법과 혁신적인 음악적 시도가 가득 담겨 있는 걸작이다.
피아노 협주곡 5번은 베토벤의 작곡 경력이 절정에 달했던 일명 "걸작의 숲" 시기에 그의 후원자이자 제자인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이 협주곡은 1809년에 프랑스군의 포격이 계속되던 빈에서 완성되었으나, 전쟁의 여파로 인해 약 2년 동안 공연과 출판이 지연되었다. 첫 공개 초연은 1811년 11월 28일,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요한 필리프 크리스티안 슐츠(Johann Philipp Christian Schulz)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슈나이더(Johann Christian Friedrich Schneider)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이어 1812년 2월 12일, 빈에서 베토벤의 제자인 카를 체르니(Carl Czerny)가 피아노 협연을 맡아 성공적인 빈 초연을 마쳤다.
I. Allegro
제1악장은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을 따르면서도, 혁신적인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전의 협주곡들과 차별화된다.
베토벤 이전의 협주곡들은 일반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관현악 서주 후에 독주 악기가 등장하는 형태를 취하지만, 이 곡에서는 독주 악기가 도입부부터 강렬하게 등장하며 시작을 장식한다.
특히 이 도입부는 마치 카덴차처럼 화려한 기교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곡에서는 전통적인 협주곡에서 1악장 종결부에 등장하는 카덴차가 생략된다.
대신, 베토벤은 도입부의 카덴차적 요소를 직접 작곡하여 독주자가 이를 연주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해 곡의 비연속 성을 제거하고 역동적인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자연스럽게 2악장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베토벤이 구상한 "교향적 협주곡" 개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이다.
여기서 관현악은 단순히 독주 악기를 뒷받침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보다 유기적이고 능동적으로 작품 전반에 참여한다.
이러한 혁신은 이후 슈만, 리스트, 차이콥스키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협주곡 작법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II. Adagio un poco mosso
제2악장은 코랄, 즉 송가의 형식에서 출발한다. 제1악장의 격정적인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이 악장은 차분하고 온화하게 이어지며 세도막형식으로 구성된다.
현악기의 부드러운 연주 위로 아름답고 명상적인 선율이 감싸듯 펼쳐지고, 그 위로 피아노는 맑고 투명한 음색으로 선율을 변주해 나간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피아노의 트릴은 마치 빛나는 별처럼 순간의 섬세함을 더해주며, 음악의 흐름에 조화롭게 스며든다.
이 악장의 끝자락에 이르면, 피아노 독주가 다음 악장의 주제를 살짝 내비치며 마치 숨을 고르듯 잠시 머무는 듯하다가, 중단 없이 바로 제3악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부드러운 연결은 곡 전체의 흐름을 끊임없이 유지하며, 하나의 거대한 서사처럼 음악이 이어지도록 만든다.

III. Rondo: Allegro
제3악장은 제2악장에서 아타카(attacca-악장의 끝에서 쉬지 않고 바로 다음 악장으로 넘어갈 것)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악장은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춤곡 같은 주제로 시작되며, 피아노 독주와 관현악이 교대로 주고받으며 피날레까지 이어진다.
피아노와 관현악이 경쟁하는 듯한 연주는 협주곡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극대화하며, 마지막 악장의 묘미를 잘 드러낸다.
형식적으로는 여러 번 같은 주제가 반복되는 론도형식처럼 들리지만, 실질적으로는 소나타 형식의 구조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론도풍 소나타 형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제2악장의 끝에서 암시된 주제가 피아노 독주로 다시 등장한 후, 오케스트라가 이를 이어받아 반복하며 다양한 악절(passage)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점차 고조되는 선율은 강렬하고 역동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클라이맥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에너지가 곡의 피날레를 강력하게 이끈다.

임윤찬 연주 감상
https://youtu.be/uYcSSWraIxI?si=0XP6hyztWkSPZXGv

임윤찬 - 베토벤 '황제', 베르비에 음악 축제를 평정한 "동네 피아노 학원 다니던 그 학생" (Beethove

Beethoven Piano Concerto No.5 ‘Emperor’ in E flat major, Op.73(00:00) Ⅰ. Allegro(20:15) Ⅱ. Adagio un poco mosso(27:30) Ⅲ. AllegroYunchan Lim (piano), W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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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A. Dvořák, Symphony No. 9 e minor, Op. 95, B. 178 ‘From the New World’

드보르작이 1893년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완성한 이 교향곡은, 보헤미아에서 형성된 그의 민족적 감수성과 신대륙에서 마주한 낯선 문화가 깊이 교차한 결과물이다.
그는 영가나 원주민 음악을 직접 인용하기보다, 그 리듬감과 정서적 기운을 자신의 작곡 언어 속에 흡수함으로써 전통과 타자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제시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미국적 풍경화’가 아니다. 타지에서 경험한 설렘과 고독, 개방성과 향수가 교차하는 감정의 궤적이 교향적 서사로 형상화된, 하나의 인간적 여정에 가깝다.
관현악법에서도 이러한 시선은 분명히 드러난다. 따뜻하고 투명한 목관, 장중한 금관, 유연하게 흐르는 현악은 신세계의 활력과 고독, 개척의 긴장과 기대를 균형감 있게 직조한다.

이 교향곡은 민족주의 음악이 고향의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이질적 문화와의 접촉을 통해 정체성을 확장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드보르작은 체코적 감수성을 지운 적이 없으며, 오히려 그것을 기반으로 신대륙의 리듬과 정서를 창조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전통과 혁신 사이에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선명한 주제 제시, 악장 간 회귀와 변형을 통한 구조적 통일, 풍부한 관현악 색채와 인간적 서정성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보편적 서사와 심리적 진실을 담아낸 교향곡으로 자리한다.

I. Adagio – Allegro molto
응축된 서주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긴장과 경외를 어두운 음색으로 제시한다.
이어지는 알레그로에서는 강렬한 주제와 추진력 있는 리듬이 등장하며, 관악의 선명한 색채와 현악의 견고한 질감이 교차 속에서 역동적인 에너지를 형성하고, 긴장과 해소는 치밀하게 조직되며, 개척의 서사가 음악적으로 전개된다.

II. Largo
이 악장의 주요 선율을 종종 영가를 연상시키는 선율로 언급하지만, 이는 차용이 아닌 타지에서 마주한 정서적 고독과 위안을 드보르작 스타일의 서정성의 표현으로 정제한 명상적 음악이자 정서적 산물이다.
시작은 단순하고 넓은 호흡의 선율 위에 투명한 목관 화음이 더해지며, 점점 타지에서 느끼는 고독과 위안,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차분히 침잠하는 순간을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III. Scherzo
3악장에서는 경쾌한 리듬과 민속적 선율이 교차하며 생동감을 회복한다.
체코 춤곡을 연상시키는 리듬적 변주와 강약 대비는 고향의 기억과 신세계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장면을 음악적으로 보여준다.
트리오에서는 흐름이 한층 유연해지며 활력 속의 조율과 균형을 잡는다.

Ⅳ. Allegro con fuoco
폭발적인 에너지로 시작하는 마지막 악장은 앞선 악장에서 제시된 동기들이 재등장하며 구조적 통합을 완성한다.
금관의 선언적 힘, 현악의 서정적 흐름, 타악의 추진력이 어우러져 신세계에서의 적응과 도전, 확장된 시야를 웅장한 코다로 집약한다.

글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 팀장 박갑선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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