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자화상을 본다.
내 기억 속의 특별하고 인상적인 자화상들을 골라 다시본다.
나는 언제쯤 자화상을 그리게 될까?
■ 귀도 없고 목이 잘린 윤두서 자화상

윤두서가 직접 그린 자신의 자화상으로 크기는 가로 20.5㎝, 세로 38.5㎝이다. 윤두서(1668∼1715)는 고산 윤선도의 증손자이자 정약용의 외증조로 조선 후기 문인이며 화가이다.
종이에 옅게 채색하여 그린 이 그림에서 윤두서는 윗부분을 생략한 탕건을 쓰고 눈은 마치 자신과 대결하듯 앞면을 보고 있으며 두툼한 입술에 수염은 터럭 한올한올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화폭의 윗부분에 얼굴이 배치되었는데 아래 길게 늘어져 있는 수염이 얼굴을 위로 떠받치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자화상은 허목의『미수기언』이나 김시습의『매월당집』을 보면 고려시대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18세기에 들어서는 이강좌, 강세황의 작품들이 전해온다. 이런 자화상 가운데 윤두서의 자화상은 표현형식이나 기법에서 특이한 양식을 보이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ㅡ 국가유산포털에서
■ 귀를 자른 고흐의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자해 사건(1888년 12월) 이후, 1889년 1월에 그린 대표적인 자화상은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입니다. 이 그림은 고흐의 정신적 고통과 예술적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작품이다.
배경에 일본 판화(우키요에)를 그려 넣어 당시 고흐가 매료되어 있던 예술적 영감을 표현했다.
고흐는 이 자화상을 통해 동생 테오에게 자신이 미치지 않았으며,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안심시키려 했다. ㅡ 위키백과에서
■ 만신창이가 된 육체, 프리다칼로

1925년 예쁘고 재능 있고 자신만만하고 꿈 많던 18세 멕시코 처녀 프리다 칼로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한다. 어려서 앓은 소아마비로 가뜩이나 가늘었던 왼쪽 다리는 대퇴골 골절을 비롯해서 열 군데 가까이 골절상을 입었고 골반은 3군데, 척추도 3군데가 골절된 데다가 오른 쪽 발은 으깨진 채 탈구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옆구리로 뚫고 들어간 버스 난간은 신장을 관통하고 질로 빠져 나와 이 사슴 같던 처녀는 순식간에 마치 창에 꿰인 것처럼 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80년 전의 의료를 생각하면 살아난 것이 기적인 것이다. 이 때 만신창이가 된 육신의 고통은 이후 평생을 두고 프리다를 괴롭히게 되며 40대에 접어들어서는 보행이 어려워져 휠체어에 의존하게 된다. 훗날 그린 `무너진 기둥(1944년, 돌로레스 올메도 재단, 멕시코 시티)'은 부서진 자신의 육체에 대한 칼로의 느낌이 잘 나타나 있다. 척추는 부서진 그리스 신전의 기둥으로 표현되었고 자부심이 강한 만큼 상처받기 쉬웠던 그녀의 상처들이 못에 의한 상처로 표현되었으며 칼로는 울고 있다. 배경은 황량한 벌판이어서 자신이 외로운 존재임을 나타내고 화가의 하체는 흰 천으로 쌓여 있는데 잘 보면 피가 묻어 있다. ㅡ 의사신문, <닥터 프릴의 초상화와 함께 한 자화상>에서
■ 죽음을 마주한 자화상,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가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약 9개월 전인 1972년 6월 30일에 완성한 <죽음에 맞선 자화상(Self-Portrait Facing Death)>. 그의 생애 마지막을 상징하는 가장 강렬한 작품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며 부릅 뜬 두 눈은 죽음을 직시하는 두려움과 이를 피하지 않으려는 강력한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고있다. ㅡ 구글AI
■ 뱀의 자화상,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천경자의 대표 자화상이다. 시적인 제목과 달리 좀 무시무시한 이 자화상은 32년 전으로 돌아가 스물 두살 때 모습으로 자신을 그렸다. 자화상은 대부분 현재의 자신을 기록하려는 그림인데 비해 특이하게 과거형인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전 생애를 포괄하는 하나의 전형인 통시적 자화상이다.
당당하게 정면을 주시하고 있지만 표정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노란 눈동자의 흰 동공이 어딘지 슬프면서도 결연한 초월의 느낌을 준다. 1970년대 들어서면 흰 동공이 나타나고 이어서 눈동자의 검은색이 노란색으로 바뀐다. 천경자는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금가루를 섞어 노란 눈동자를 그리면 더욱 강렬한 빛을 내면서도 슬퍼 보인다"고 했다. 인물을 설명하는 소도구는 머리에 띠처럼 두르고 있는 초록과 주홍의 뱀 4마리와 가슴의 분홍장미 한 송이다. 이집트여행에서 보았던 파라오의 지혜와 권위를 상징하는 왕관 장식인 우라에우스(uraeus)*에서 받은 영감과 화가 천경자를 알린 뱀 그림 '생태'의 아름다운 독사를 결합했다.
천경자보다 두 살 아래인 박경리는 시 '천경자를 노래함'(1988년)에서 천경자를 '용기있는 자유주의자', '정직한 생애', '좀 고약한 예술가'라고 했다.
*우라에우스(uraeus, 고대 그리스어: οὐραῖος)는 고대 이집트에서 왕권, 통치권, 신성 등을 상징했던 코브라 모양의 한 형상으로 고대 이집트의 왕권을 상징한다. 어원은 고대 이집트어: jʿr.t(iaret)로 의미는 '일어선 코브라'라는 뜻이다.

■ 안민정의 자화상-라하프
미국현대미술관(MoMA)에 있는
한국 작가 안민정의 작품 '자화상-라하프(Self-Portrait-Rachaph)'는 2024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되었으며, 1980년대생 한국 작가 중 최초로 MoMA 컬렉션에 포함된 사례로 기록되었다.

작가는 출산 후 겪은 신체적, 정서적 변화를 건축 도면이라는 차가운 형식으로 번역해 놓았다. 산부인과 의사조차 그 정확성에 감탄했다는 이 정교한 도면 안에는, 남편의 잔소리를 개 짖는 소리 회로로 치환해 놓은 유쾌한 위트가 숨어 있다.
라하프(Rachaph)는 히브리어로 '보호하다', '알을 품다'라는 뜻.
개인적인 모성애의 서사를 과학적 도식으로 시각화하여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는 힘이 놀랍다. 차가운 선과 기호로 가득한 화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흐르는 뜨거운 기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성적인 도구로 감성의 깊이를 증명해 내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삶의 가장 정교한 설계도는 결국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 나의 노래와 자화상, Darkness
나의 노래그림,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에서 나는
'내 오랜 친구(my old friend)'인, 편두통과 그 후유증인 사시 현상을 표현하였다.
입을 닫고 참아야하며, 마음은 양면의 갈등으로 혼란스러워, 머리는 총 맞은 듯 아프다. 나의 고질병(my old friend)은 눈을 뜰 수없는 어둠(Darkness)이 되었다.

■ 詩로 그려진 '자화상' - 윤동주

윤동주의 1939년 9월경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에 창작되었다. 친필(육필) 원고들은 현재 국가등록문화유산 제712호로 지정되어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다. 종로구 윤동주문학관에서는 친필 원고의 영인본(복제본)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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