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_백마고체험학습(2007)

3) 일본인의 종교관과 신사(神社)

by 문촌수기 2013. 1. 20.

3) 일본인의 종교관과 신사(神社)

 

일본에서의 종교는 좀 특이한 점이 있다. 신도와 불교 신자가 대부분이긴 하나 국교라고 할 만한 종교가 마땅치 않을 뿐더러 불교, 신도, 기독교 등이 교묘히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일상생활의 행사는 불교와 깊이 관계되어 있으면서도 설날에는 신사를 참배하고 결혼은 교회나 성당에서 올린다. 또한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각 가정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나눈다.

 

(1) 일본에서의 종교 형성

일본은 예로부터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온화한 기후 때문에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나라를 신의 나라로 믿게 하였다. 수많은 카미(神, 성스럽고 초인간적인 존재)들이 가득 사방에 가득 차 있다는 믿음이었다. 또한 씨족은 사회, 경제, 정치적인 단위였으며 우지 카미(氏神)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적 연대성의 단위기도 하였다. 이런 기본 믿음을 바탕으로 일본 고유종교로서 신토(神道)가 나타났다.

신토는 자연에 대한 숭배심이 종교로 발전한 것으로, 애니미즘(동물, 식물, 자연 현상 속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종교적인 사고방식)의 일종이다. 신도는 초기에는 창시자도 교리도 없었으나,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신전을 짓고 교리를 가르치게 되었다. 현재 신사는 일본 전국에 8만 군데가 있고, 신도 수는 1억 명이 넘어 전체 인구의 90%에 이른다. 하쓰모데(はつもうで: 새해들어 처음으로 神佛을 참배함)나 결혼식 같은 때는 신사에 가는 사람이 많고 현대적인 호텔 안에도 결혼식을 위해 자그마한 신사가 만들어져 있어, 그 곳에서 신주가 축사를 읽어 준다. 도리이(신사 입구에 세운 기둥 문)는 신사의 상징이며 도시에서는 신사가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이지만, 빌딩 옥상과 같은 뜻밖의 장소에 도리이가 서 있는 경우도 있다.

불교는 기원전 5세기경 인도에서 비롯되어 6세기에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 쇼토쿠 태자는 고구려의 승려 혜자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여 보호하였고, 그 뒤 백제로부터 기술자를 불러 호류지등 많은 사찰이 일본 각지에 세워졌다. 가마쿠라 시대에는 일부 엘리트를 위한 종교에서 민중의 종교로 바뀌었는데 호넨, 신란, 도겐, 니치렌 등의 승려들이 민중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도를 설파했기 때문이었다.

도쿠가와 시대에는 막부의 보호를 받아 크게 융성했으나, 지금은 선조 공양을 주로 하는 장례식 불교의 성격이 강하다. 불교는 신토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여 독특한 일본만의 신불신앙을 탄생시켰다. 현재 일본의 가정에는 신단과 불단이 함께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이와 같이 일본의 종교는 기존의 신토 신앙을 중심으로 불교 전래후 두 종교가 같이 전파되었으며 현재도 일본인들의 생활의 기본이 되고 있다.

 

(2) 일본인의 종교관과 국민성

일본인의 경우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 또한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도 전국 어디의 아무리 작은 마을에 가도 절(寺院)이 있고 신사(神社)가 반드시 있으며 그곳에 가면 언제나 불교식의 장례식이나 신사(神社)의 종교행사를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표면상의 일이지 내면적으로는 그렇게 심각하지가 않다.

일본의 불교나 신도(神道)에서는 유대교나 그리스도교 또는 이슬람교에서는 볼 수 있는 종교상의 계율이나 가치관, 세계관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 불교에 출가한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든지 육식을 금하는 등의 계율을 상당히 엄격히 지키고 있으나 일본의 승려는 계율에 대해 별로 감각이 없으며 철저하게는 지키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인들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은 외국의 종교이기 때문에 일본종교와는 당연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외국의 불교와 일본의 불교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은 잘 모르 고 있다.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이후 일본에서는 공교육장에서 종교교육은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사람들이 종교를 배울 기회가 적어졌고 장례식 때나 제사를 지낼 때 또는 새해에 신사(神社)를 참배할 때 또는 결혼식을 올릴 때만 절이나 신사 (神社)를 가기 때문에 그런지 일본인들은 실제상에 있어서는 종교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생활하는데 그 이상의 종교의식이 없어도 별로 불편을 느끼지 못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1천만 명 이상이 매년 해외로 나가고 또 외국으로부터도 여러 이유로 일본에 들어오는 여행자수가 날로 늘어나서 국제간의 교류가 빈번해진 이른바 국제화시대에 사는 오늘날에는 자기 종교에 대한 지식은 물론 외국 종교에 대한 지식도 필요 하게 되었다.

일본인의 종교관 중에서 제일 먼저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싱크레티즘(중층, 重層) 신앙이다. 문화청이 조사한 각 종교 교단의 신자수를 살펴보면 신도계(神道係) 1억1천19만 명, 불교계 9천3백11만명, 그리스도계 1백42만명, 기타 1천1백38만명으로 총 신도수는 2억 1천7백70만 명이다.(1988년 현재) 이 종교 인구는 일본의 총인구를 1억2천2백만 명으로 볼 때 실제 인구의 약1.8배가 되는 셈이다. 이 통계를 보고 종교 인구는 너무 엉터리라 믿을 수가 없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숫자야말로 일본인의 종교관의 특징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신사(神社)

일본 고유의 신들을 모시는 신도(神道) 특유의 건축물. 이와 아울러 신도의 제사, 신앙의 조직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신이 진좌(鎭座)하는 본전(本殿), 신을 예배하고 여러 가지 의식을 행하는 배전(拜殿), 본전·배전 등을 둘러싸는 울타리, 신역의 문에 해당하는 도리이[鳥居(조거)]등으로 이루어지며, 그 밖에 신보(神寶)를 보관해두는 보전(寶殿), 참배자가 심신을 깨끗이 하는 수세소(手洗所), 신에게 바치는 무악(舞樂)을 연주하는 신악전(神樂殿), 신관이 사무(社務)를 보는 사무소, 신원(神苑) 등 여러 시설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신들은 인간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세계에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신들을 모시기 위해서는 높은 산정이나 큰 숲 속 같은 데서 신들을 맞을 생각을 했다. 그 뒤 건축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사는 궁전흉내를 내서 신사를 건조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점령군사령부의 지령으로 국가와의 관계를 떠나 불교사원이나 그리스도교 교회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종교단체로 취급되게 되었다. 일본 전역에 약 8만 6000개의 신사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戰犯)들의 신위가 모셔져 있으며, 일본의 총리들이 새로 취임을 하거나 나라에 일이 있을 때 참배하는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정국신사)]가 대표적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쿄중심가의 황궁 옆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부지 3만평에 도쿄돔 야구장의 2배 크기다. 1869년 메이지 천황 시절 황군의 혼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국가신사로서 세워졌으며, 처음의 명칭은 쇼콘샤(招魂社)였으나 1879년에 야스쿠니 진쟈(請國神社)로 개칭하였다.

국립묘지가 없는 일본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우리의 국립묘지와도 같은 상징적인 곳으로,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진 무진전쟁 이후 태평양전쟁에 이르기까지의 11개 전쟁 전몰자 총 246만 여 명이 안치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에는 일제 때 강제로 전쟁터에 끌려간 한국인 희생자 2만 1000여명도 포함되어 있으며, 더욱이 당시 총리 겸 육군대신 도조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의 위패들도 놓여져 있어 '신사중의 신사'로 불리고 있다.

 

아리타 도자기의 비밀을 간직한 도산신사와 만난다. 도산신사는 조선의 도공 이삼평을 기리는 곳.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에 출병했을 때 나베시마 군에 붙잡혀 길 안내 등의 협력을 명명받으며 이곳으로 압송된 이삼평은 자기의 원료가 되는 백자광을 발견, 아리타 도자기의 오늘을 견인했다. 툭하면 근거 없는 역사 왜곡으로 우리를 난감하게 하는 일본이지만 아리타 도자기, 나아가 일본 도자기의 시초가 임진왜란 당시 끌려온 조선의 도공임은 확실하게 인정하는 듯하다. 도산신사는 그러한 ‘인정’의 상징 격인 장소로 이삼평을 도조신(陶租神)으로까지 추앙하며 극진히 모시고 있다. 신사 뒤편에는 ‘도조 이삼평 비’까지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5월 4일, 도자기의 번영을 기원하는 도조제가 열린다. 도조의 신을 모시는 신사에는 자기로 된 대형 물항아리와 탑이 있어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