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5 불위주곤

논어와 놀기 2021. 3. 5. 20:50 Posted by 문촌수기


09 16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자왈: “출칙사공경, 입칙사부형, 상사불감불면, 불위주곤, 하유어아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갔으면 공경을 섬기고,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며, 상사를 감히 힘쓰지 않음이 없으며, 술에 곤(困)함을 당하지 않는 것. 이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
(술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


The Master said, ‘Abroad, to serve the high ministers and nobles; at home, to serve one’s father and elder brothers;
in all duties to the dead, not to dare not to exert one’s self; and not to be overcome of wine:– which one of these things do I attain to?’

 

댓글을 달아 주세요

0913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논어와 놀기 2021. 3. 5. 16:57 Posted by 문촌수기

교보문고 빌딩 뒤 종로거리에 소설가 염상섭이 앉아 계신다. 벤치 뒤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교보문고 설립자 신용호 선생의 말씀이란다. 다만 횡보(橫步) 염상섭 선생이 종로에서 태어나서 그곳에 계신 것이다.

횡보 염상섭과 '사람은 책을 만든다..'석문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는 천민이 왕이 되었다.
천민의 씨가 따로 있지 않고, 왕의 씨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물론 꾸민 이야기이지만, 여러 사실에서 보더라도 사람은 처해 있는 환경과 앉아있는 자리와 입고 있는 옷에 따라서 행실이 달라진다. 주어진 직책에 따라서 변하고 적응하고 성장해는 것이 사람이다. 타고난 씨앗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나니, 결국, '사람이 자리를 만들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913. 君子居之 何陋之有 (군자거지 하루지유)
공자께서 구이에 살려고 하시니, 어떤 이가 말하기를 "그곳은 누추하니 어떻게 하시렵니까?" 하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군자가 거주한다면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

The Master said, ‘If a superior man dwelt among them, what rudeness would there be?’

군자거지 하루지유

 

댓글을 달아 주세요

0904 毋我(무아), 내게는 내가 없다.

논어와 놀기 2021. 3. 4. 16:03 Posted by 문촌수기

설 자리가 없고 쉴 자리가 없다면 정말 슬픈 일이다. 더욱이 꿈도 없고, 사랑도 없고, 내일이 없다면 生(삶)도 없을 것이다. 사람은 꿈과 사랑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나에게 꼭 없는 것은 무엇일까? 꼭 없애야 할 것은 무엇일까?
'빈 배(虛舟)가 되라' 했다. '不折我, 無以學(부절아 무이학), 나를 꺾지 않으면 배울 수도 없다' 했다. '기필함도 없고, 나도 없다'는 공자님 말씀을 닮고자 한다.

09 04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무의ㆍ무필ㆍ무고ㆍ무아)
공자는 네 가지가 완전히 없었으니,
사사로운 뜻이 없었고,
기필함(꼭 하겠다며 장담함)이 없었고,
고집하며 집착함이 없었으며,
사사로운 이기심이 없었다.


There were four things from which the Master was entirely free. He had no foregone conclusions, no arbitrary predeterminations, no obstinacy, and no egoism.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 절사

더하기 >가시나무ㅡ 노래와 그림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외롭고 또 괴로워...."
https://munchon.tistory.com/m/1468

가시나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첫 소절에서부터 가슴에 전기 충격기를 맞은 듯하다. 시적이고 철학적인 노랫말을 참으로 고운 가락으로 옷을 입혔다. 시인과 촌장이 부른 <가시나무>, 눈물나도록

munchon.tistory.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행의 본향으로 보내드리기

이런저런 이야기 2021. 3. 4. 12:21 Posted by 문촌수기

보고 듣고 이제 추억으로만 간직해오던 비디오테잎,
이제 이것도 버려야겠네요.
아, 그렇게 말하면 안될 것 같네요.
최고로 여긴 오페라 호세 카레라스와 아그네스 발차의 카르멘(비제),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헤르만 프레이, 베르간자의 세빌리아 이발사(롯시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리고레토(베르디),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아당의 지젤, 이무지치의 사계, 차이코프스키...
아~~ 이런 분들과 함께 한 행복했던 순간이었는데

이제 보내 드려야겠네요.
이제부터 내 일은 드라이버로 나사 다섯개 씩 풀고, 종이ㆍ플라스틱ㆍ금속 분리배출, 롤 테이프는 일반쓰레기로 해체하기 입니다.
목ㆍ화ㆍ토ㆍ금ㆍ수, 오행의 본향으로 돌아가기.
내일은 내 일 없기를....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행의 본향으로 보내드리기  (0) 2021.03.04
새해 복 많이 지읍시다.  (0) 2021.02.09
그래도 참 다행이지.  (0) 2020.12.09
다도와 사자성어  (0) 2020.11.26
하늘은 하나다  (0) 2020.07.25
미안하다는 말이 가장 어렵다.  (0) 2020.06.15

댓글을 달아 주세요

<논어>를 논인(論仁)이라 한다. 인(仁)이 최고의 덕목이며 중핵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논어>에서 인(仁)과 예(禮) 그리고 군자(君子) 등을 검색하며 출현빈도를 조사해보았다.  인(仁)은 109회, 의(義)는 24회, 예(禮)는 75회, 지(知)는 118회, 신(信)은 38회, 학(學)은 65회, 군자(君子)는 107회였다. 지(知)는 인(仁)보다 9회나 더 많이 나타났지만, ‘안다’의 지(知天命)과 ‘모른다’의 부지(人不知而不慍)에서 쓰인 ‘지’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논어>는 ‘인(仁)ㆍ예(禮)ㆍ학(學)ㆍ군자(君子)’가 공자나 그의 제자들 입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언급되었던 중심적인 가치들임은 부정할 수 없다.
<논어>는 사랑타령이요 군자학이며 인간학이다.


09 01 子罕言利與命與仁. (자한언리여명여인)
공자께서는 "이와 명과 인을 드물게 말씀하셨다."


The subjects of which the Master seldom spoke were–profitableness, and also the appointments of Heaven, and perfect virtue.

자한언 리ㆍ명ㆍ인

 맹자가 양나라 혜왕을 알현했을 때에, 혜왕은 "어르신께서 천리를 마다하시고 오셨으니, 우리나라에 이로움이 있겠지요?" 하였다. 맹자가 대답하시길, "왕께서는 어찌 꼭 이익만을 말씀하십니까(何必曰利ㆍ하필왈리)?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有仁義而已矣ㆍ유인의이이의)"라고 하였다.
亞聖이신 맹자가 이러한데, 성현이신 공자님이야 어찌 利를 입에 담았을까? 그런데,
'공자께서 인(仁)을 드물게 말씀하셨다(子罕言仁)'고 하니, 참으로 모를 일이다. 왜 그랬을까? '살신성인, 인자애인, 리인위미, 인자안인, 인자선란, 극기복례위인.... ' 이루다 헤아리지 못할만큼 仁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드물게 말씀하셨다니?
정이천은 '仁의 도가 크기 때문에 仁을 드물게 말씀하셨다'고 풀이한다. 이것이 또 무슨 말인지 까닭 모를 일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0927 세한고절의 아름다운 이야기

논어와 놀기 2021. 3. 1. 12:39 Posted by 문촌수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사연이다.
"우선이, 이것 보시게. 완당이.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이 차가워진 이후라야 소나무 측백나무는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송백은 사철을 통하여 시들지 않는 것으로서, 날이 추워지기 전에도 하나의 송백이요 날이 추워진 후에도 하나의 송백이다. 성인이 특히 세한을 당한 이후를 칭찬하였는데, 지금 자네는 이전이라고 더한 것이 없고, 이후라고 덜한 것이  없구나. 세한 이전의 자네를 칭찬할 것 없거니와, 세한 이후의 자네는 또한 성인에게 칭찬 받을 만한 것 아닌가? 성인이 특별히 칭찬한 것은 한갓 시들지 않음의 정조와 근절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또한 세한의 시절에 느끼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 완당(阮堂) 노인(老人)이 쓰다.

09 28 子曰: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자왈: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측백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The Master said, ‘When the year becomes cold, then we know how the pine and the cypress are the last to lose their leaves.’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

 추사의 <세한도>


이야기+
일년 중 가장 춥다는 세한(歲寒)의 절기도 지나고 봄이 왔다. 남녘의 꽃향기를 실려오지만 그래도 봄바람은 아직 차다.

참으로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고 싶어서였다. 많이 봐 온 그림이지만 직접 내 눈으로 오리지널을 친견한다는 것은 정말 설래는 일이다.

추사의 오리지널 세한도와 앞뒤로 붙인 두루마리


<세한도>는 제주도에 유배 온 지 5년이 지난 추사(秋史) 김정희가 나이 59세(1844년) 때 그린 것이다. 
역관(譯官)이었던 제자 이상적(李尙迪, 1804~1865)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그려 준 그림이다. 추사는 자신의 처한 상황과 제자의 한결같은 마음을 歲寒 松柏을 그렸으며, 그 사연을 기록하였다. 

강하면서도 수려한 예서체로 '세한도(歲寒圖 )' 쓰고, 그 오른쪽에 '우선시상(藕船是賞)’과 ‘완당(阮堂)’이라고 썼다. ‘우선이, 이것 보시게. 완당이’이라는 뜻이다.

‘우선(藕船)’은 제자이면서 통역관인 이상적의 호이다. 그림과 글씨를 감상하다가 눈길을 왼쪽으로 가면서 자칫 놓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눈여겨 보고 가야할 곳이 있다. 바로 가장 오른쪽 하단의 붉은 색 ‘장무상망(長毋相忘)’ 유인(遊印) 낙관(落款)이다.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뜻으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정을 새겼다. 나에게도 이렇게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며 약속한 제자가 있었던가? 스승이 있었던가? 그런 친구 있었던가?

아호인, 완당
성명인, 정희
유인, 長毋相忘
아호인, 추사

뤼순 옥중에서 안중근 의사, 유묵 세한연후
~ '後' 자를 빠트리고 써서, 나중에 아니 '不'자가 작게 삽입되었다. 뜻은 다르지 않는다.


세한연후의 뜻을 새기고자 휘호하여 가까이 두었다.


세한연후를 노래하며, '상록수'를 부르며 그려보았다.
"저 들에 푸르른 솔 잎을 보라.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