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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1808. 可함도 없고, 不可함도 없다.

by 문촌수기 2022. 6. 10.

백이는 청(淸), 이윤은 임(任), 류하혜는 화(和), 공자는 시(時)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았다. 청임화시(淸任和時)는 淸節ㆍ忠任(所任에 충실함)ㆍ中和ㆍ時中하는 자세를 말한다. 이중에서 나는 무엇을 우선할까? 다행히 나는 정치에 발을 딛지 않았고, 또 퇴직하니 소임도 없으며, 지금이 난세도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일자(一字)를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 갈 것인가?

백이는 임금 같잖으면 섬기지 않고, 백성 같잖으면 부리지 않았다.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났다. 그만치 맑았다.
이윤은 “어느 누굴 섬긴들 내 임금 아니며, 어느 누굴 부린들 내 백성 아닌가?” 말하며,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역시 나아갔다. 그렇게 소임을 다하였다.
류하혜는, 더러운 군주 섬김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작은 벼슬을 사양하지 않았다. 나아가면 그 어짊을 숨기지 아니하여 반드시 그 도리대로 하며, (벼슬 길에서)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궁을 당해도 걱정하지 않으며, 향인들과 더불어 처하되 유유자적하게 차마 떠나지 못해서 말하기를, “너는 너, 나는 나. 비록 (네가) 내 곁에서 옷을 걷어 부치고 벗고 뭔 짓을 한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히겠는가?”하였다. 그렇게 잘 어울렸다.
공자 속히 떠날 만하면 속이 떠나고, 오래 머물만 하면 오래 머물며, 은둔할 만하면 은둔하고,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셨다. 때를 알고 처신하였다.
이상, 맹자의 글에서 읽어보았다.

1808 逸民: 伯夷 叔齊 虞仲 夷逸 朱張 柳下惠 少連. 子曰: “不降其志, 不辱其身, 伯夷叔齊與!” 謂“柳下惠 少連, 降志辱身矣, 言中倫, 行中慮, 其斯而已矣.” 謂“虞仲 夷逸, 隱居放言, 身中淸, 廢中權. 我則異於是, 無可無不可.”
(일민, 백이 숙재 우중 이일 주장 류하혜 소연.
자왈, 부강기지 불욕기신 백이숙재여.
위 류하혜 소연, 강지욕신의, 언중륜, 행중려, 기사이이의. 위 우중 이일, 은거방언 신중청 폐중권. 아즉이어시, 무가무불가.)

학문과 덕행이 있으면서 초야에 묻혀 벼슬하지 않는 사람을 일민(逸民)이라 하였다. 백이와 숙재와 우중과 이일과 주장과 류하혜와 소연은 일민이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뜻을 굽히지 않고 그 몸을 욕되게 하지 않는 것은 백이와 숙재일 것이다."
류하혜와 소연을 평하시되, " 뜻을 굽히고 몸을 욕되게 하였으나, 말이 의리에 맞으며 행실이 올바른 사려에 맞았으니, 이런 점일 뿐이다." 하셨다.
우중과 이일을 평하시되, "숨어 살면서 말을 함부로 하였으나, 몸은 깨끗함에 맞았고 폐함(벼슬하지 않음)은 권도에 맞았다.
나는 이와 달라서, 可한 것도 없고 不可한 것도 없다." 하셨다.

The men who have retired to privacy from the world have been Po-i, Shu-ch’i, Yu-chung, I-yi, Chu-chang, Hui of Liu-hsia, and Shao-lien.
The Master said, "Refusing to surrender their wills, or to submit to any taint in their persons; such, I think, were Po-i and Shu-ch’i."
"It may be said of Hui of Liu-hsia, and of Shao-lien, that they surrendered their wills, and submitted to taint in their persons, but their words corresponded with reason, and their actions were such as men are anxious to see. This is all that is to be remarked in them."
"It may be said of Yu-chung and I-yi, that, while they hid themselves in their seclusion, they gave a license to their words; but, in their persons, they succeeded in preserving their purity, and, in their retirement, they acted according to the exigency of the times."
"I am different from all these. I have no course for which I am predetermined, and no course against which I am predetermined."

(註) 맹자는 말하기를, "공자는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시고, 그만 둘 만하면 그만 두시고, 오래 머물 만 하면 오래 머무시고, 속히 떠날 만 하면 속히 떠나셨다." 하였으니, 이른바 可한 것도 없고 不可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무가무불가.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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