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08회 정기연주회
-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기념 Ⅲ '리추얼 라흐마니노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라흐마니노프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굵직한 작품들로 이루어진 시리즈를 준비하였다. 총 4회 걸쳐서 완성할 이번 시리즈는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부터 3번을 주축으로 하여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들로 알차게 구성했다.
라흐마니노프 시리즈 중 단연 하이라이트라 볼 수 있는 이번 공연은 관현악과 협주곡의 정수를 보인다. 개성 있고 광기 어린 연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김도현이 ‘악마의 협주곡’으로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하며 숨이 멎을듯한 기교를 뽐내고 부천필이 연주하는 교향곡 제3번은 집어 삼켜질 듯 말 듯 한 긴장감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나이들어서 피아노협주곡 2번을 좋아하지만, 젊은 시절에는 피아노 3번이 더 좋아서 즐겨 들었다. 워크맨에 넣어 걸으면서도 들었다. 워크맨은 고장나고 시대흐름에 퇴물이 되어 사라졌지만 카세트테이프는 내 청춘의 친구같아 애장품같이 갖고 있다.
카세트테이프 속지 안쪽에 있는 피아노 협주곡 제3번 곡해설을 옮긴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더불어 오늘날 많이 연주되고 있는 작품이다.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한 곡으로 개성적인 요소는 다소 약하나 세련된 수법을 찾아볼 수 있는 곡이다. 미국 연주여행에 대비해서 쓴 작품이지만 미국적 요소를 가미한 것은 아닐 뿐더러 급변하는 음악사에도 관심을 두지않은 그 특유의 멜랑꼬릭한 서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멜로디, 러시아적 정서가 피아노의 기교를 통해 잘 표출되어 있다.
작곡시기는 1906년부터 2년간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살면서 작곡에 몰두하던 시기에 시작하여 1909년에 완성되었다. 즉 1908년 러시아로 돌아온 라흐마니노프가 다음해 미국으로 연주 여행 하여 보스톤 교향악단을 지휘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피아니스트로서 출연했으며, 그 사이에 이 협주곡을 완성했다. 초연은 1910년 11월 28일 작곡자 자신의 피아노와 월터 담로슈 지휘의 뉴욕 교향악단에 의해 이루어졌고 피아니스트 요젭 호프만에게 헌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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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알렉세이 코르니엔코
(Alexei Kornienko)
협연> 피아노 김도현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로그램>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피아노 김도현)
S.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3 d minor op.30
I. Allegro ma non tanto
II. Intermezzo
III. Finale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 피아노 김도현
S.Rachmaninoff,Piano Concerto No.3 d minor op.30
1909년, 당시 미국에서의 활동을 의식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로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필요로 했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괴물같은 작품을 완성한다. 피아노 위에서 펼쳐내는 고난도 기술, 풍성한정서적 깊이, 낭만적인 선율이 특징인 이 작품은 초기엔 비평가들의 평이엇갈렸지만, 시간이 지나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유명하고 자주 연주되는곡 중 하나가 되었다. 영화 <샤인>에서는 미치지 않고서야 칠 수 없는 곡으로 묘사해 주인공이 완벽하게 연주를 끝낸 뒤 급기야 흔절해버리고 마는데, 영화적 허용을 차치해두고라도 이 작품이 그만큼 악명 높은 난도를자랑하는 것은 분명하다. 피아노 협주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레퍼토리로자리매김한 데엔 이러한 까닭도 있을 것이다.
I. Allegro ma non tanto
첫 번째 악장은 담백한 오케스트라로 시작하여 기교적인 피아노의 도입부로 이어진다. 이 악장은 웅장한 주제가 진행됨과 동시에 발전해나가는감정의 풍부함으로 서서히 피어하는 꽃을 연상시킨다. 작곡가가 설계해둔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치밀한 상호작용에서 느껴지는 풍성한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은 라흐마니노프 작품 특유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II.Intermezzo
두 번째 악장은 앞선 악장과 대조를 이루며 몽환적이고 내성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피아노는 멜랑콜리한 테마를 소개하고 오케스트라는 서정적이고 섬세한 멜로디로 뒷받침하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반음계 화성이 이 악장에 정서적인 깊이와 애절함을 더한다.
III.Finale
마지막 악장인 세 번째 악장은 에너지와 기교의 절정을 보여주는 곡이다.피아노의 리드미컬한 테마와 오케스트라의 화려함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활기차다. 이 악장에서는 반복적인 모티프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주제적요소를 소개한다. 솔로 피아노는 장난스러운 듯 가볍다가도 어느새 여리고 섬세한 감정선으로 긴장감을 주고 또 머지않아 웅장한 면모를 보이며폭발하는 듯한 에너지로 청자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intermission
#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3번
S. Rachmaninoff, Symphony No.3 a minor op.44
I. Lento; Allegro moderato
II. Adagio ma non troppo
III. Allegro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은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연주 빈도가 낮은 편이지만 그가 자신의 독특한 음악적 목소리에 충실하면서도 작곡가로서 진화하는 시기를 증명하듯 보여주는 곡이다. 1935년에서 1936년 사이에 작곡된 이 작품은 역사적으로 라흐마니노프가 변화하는 음악적 취향과 음악적 스타일에 대해 고심하던 시기에 작곡한 후기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이 가지는 구성적인 특징을 빼놓고 이 작품에 대해 논하기는어렵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4악장 구조를 따르는 그의 초기 교향곡들과 달리 이 곡은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이전 전통적인 구조의 교향곡에서 벗어난 행보라 볼 수 있다. 교향곡 제3번에서는 간결한 형태의주제와 모티프가 작품 전반에 걸쳐 진화하고 변화하며 하나의 내러티브형식으로 흘러간다.
I.Lento;Allegro moderato
첫 번째 악장은 클라리넷이 소개하는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테마로 시작된다. 테마는 다양한 변주를 거치며 다양한 악기군을 오고 가며 매끄러운전환을 이어간다. 쉴 새 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화성, 다채로운 리듬과 오케스트라의 강약 조절은 라흐마니노프의 숙련된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의심치 않게 한다.
II. Adagio ma non troppo
두 번째 악장은 느린 아다지오로 시작하는데 라흐마니노프의 초기 교향곡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인 구조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 악장에서 현악기와목관악기는 복잡한 질감을 엮어내고, 흘러내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과연 흥미롭다. 호소적인 멜로디는 깊이감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이는 점차 활기를 더하며 오케스트라는 마음껏 기교를 펼쳐낸다.
III.Allegro
마지막 악장은 역시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친다. 리드미컬한 에너지로 가득한 이번 악장은 앞선 악장과 대조를 이루며 전체 흐름에서의 균형을 맞추는 듯하다. 이 악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변형되는 일련의 테마를 특징으로 한다. 주제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기세로 재연되며 힘차고장엄한 피날레로 곡은 마무리된다.
지휘, 알렉세이 코르니엔코
Alexei Kornienko,Conductor
지휘자 알렉세이 코르니엔코는 작품에 대한 절대적인 애정과 흥미롭고 대담하며 탁월한 해석능력을 보여주는 러시아 지휘자이다.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서 고전과 낭만주의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파토리를 선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지휘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다지고 있다. 코르니엔코의 음악적 해석은 현대적이고 낭만적이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음악성으로 다소 복잡하고 난해한 초연 작품들도 다수연주한다. 그는 런던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모스크바필하모닉심포니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오케스트라, 슬로바키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평론가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코르니엔코는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피아노는 Zak에게, 지휘는 차르코프에서 Jordania에게 사사받았으며 모스크바 국제 라호마니노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괴른트너 주립 음악원(Karntner Landeskonservatorium)의 교육자이자 존경받는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구스타프 말러 앙상블(Gustav Mahler Ensemble)의 공동 창립자이자 뵈젠도르퍼 아티스틱 클럽(Bosendorfer Artistic Club)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0년 설립된 뵈르테제 클래식 페스티벌(Worthersee Classics Festival)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했으며 수많은 음반을 발매하였다.
피아노연주, 김도현
Do-Hyun Kim.Piano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폭넓은 레퍼토리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깊은 음악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 오디선1위. 베르비에 페스티벌 방돔 프라이즈 1위 없는공동 2위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서 그의 음악성을꾸준히 인정받아온 그는 2021 페루치오 부소니 콩쿠르에서 2위와 함께 현대작품 최고 연주상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뚜렷이 알렸다. 그는 마린스키극장오케스트라, 하이든오케스트라, 그린빌심포니오케스트라, 광주시립교향악단,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리고 2022년 '한화와 함께하는 교향악 축제'에 초청받아 수원시립 교향악단과 함께 협연하였으며,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에프, 아르보볼메르, 에드바르드 치브젤, 최회준, 여자경, 장윤성, 김영언을 비롯한 저명한 지휘자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한 독주, 실내악 등 다채로운 연주로 무대에 오르는 김도현은 2021년 금호라이징스타로 선정되어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한국에서의 첫 독주회를 성료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2022년 피아노매니아, 줄라이페스티벌, 마포아트센터M소나타시리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무대로 국내 관객을 꾸준히 만나고 있다.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Bucheon Philharmonic Orchestra
1988년 창단 이후 언제나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아 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탄탄한 연주 실력과 폭널은 레퍼토리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 어느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하였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온 '말러시리즈'는 한국에서의 첫 시도라는 평가를 넘어 우리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기념비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05년 음악단체 최초로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예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2002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한국 대표참가, 2006년 일본 가와사키힌 초청 연주회, 2014년 유럽 투어, 2016년 La Folle Journée Festival' 한국 오케스트라 유일 공식 초청연주, 2019년 독일 베를린필하모니홀, 월른필하모니홀, 프랑스 메츠시 아스납홀 연주 등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현지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앞으로도 한층 더 진화된 사운드를 통해 세계 각국의 청중에게 클래식 음악의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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