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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는 짝?

by 문촌수기 2025. 8. 4.

베드로와 바울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 까닭은?
(신양란, <여행자의 성당공부>를 스크랩하여 사진을 더합니다.)
베드로와 바울은 성화나 성상에 함께 표현되는 경우가 많고, 그 들의 이름을 함께 쓰는 교회나 성당도 많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예수가 생전에 제자로 삼은 사람이고, 바울은 초기 교회 당시 그리스도교도들을 박해한 사람이기 때문에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베드로와 바울이 함께 표현된 예를 먼저 살펴볼까요. 성화 속에 서는 두 사람이 한 장면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상의 경우는 따로 새기되 대칭되는 위치에 설치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성당에서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를 발견한다면, 대칭되는 위치에 혹시 긴 칼을 들고 있는 바울이 있지 않은지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바티칸시국 성 베드로 대성당 광장
로마의 4대 대성전 중 하나인 산 파올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전(성 밖 성 바오로 대성전)의 내부 모자이크 중 하나

이처럼 베드로와 바울을 함께 표현하는 까닭은, 그들이 같은 시기(67년)에 같은 죄목(로마 제국이 금지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포교 했음)으로 처형당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교를 심하게 박해한 네로 황제 시대에 체포되어 같은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비슷한 시기에 처형당한 것으로 전해집니 다.

그들이 투옥되었던 감옥인 마메르티눔은 로마 포로 로마노에 있는데, 처형당하기 전까지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간수들에게 세례를 주며 선교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이 마메르 티눔 벽에 부조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로마 포로 로마노의 마메르티눔
마메르티눔 벽의 부조(감옥 안에서 비그리스도교인에게 세례를 주는 베드로와 바울)

예수 크리스토 좌우로
열쇠를 듣고 있는 사람과 긴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베드로와 바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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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축일도 같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 베드로와 바오로를 함께 기리는 이유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는 교회의 초석을 놓은 두 기둥이다. 두 성인은 서로 다른 만큼 상호보완적 관계이다.
베드로는 신앙고백의 시초이며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지에서 교회를 세웠다. 바오로는 교회의 박해자였다가 회심 후 이방인들에게 열성적으로 선교한 설교자요 교사였다. 이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한 가족을 모았다.
성 바오로 대성당 정문에는 두 성인의 생애와 순교 장면이 함께 묘사돼 있다. 이처럼 교회는 전통적으로 베드로와 바오로를 복음으로 묶인 하나의 존재로 여겼다.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 수석사제 제임스 하비 추기경이 2025년 1월 5일 성문을 열고 있다. CNS
성 바오로 대성당 정문에 부조된 두 성인의 순교장면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노(354~430)는 395년 한 강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사도는 축일을 같이 지냅니다. 왜냐하면 이 둘은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서로 다른 날 고난을 받았지만 그들은 하나였습니다. 베드로가 먼저 가고 바오로가 뒤를 따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위해 사도들의 피로 거룩하게 된 이 날을 기념합니다.”

아울러 로마에서 순교한 두 성인은 로마의 수호성인이다. 로마는 기원전 753년, 늑대에게 키워진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에 의해 건국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6월 29일은 로물루스와 레무스와 관련한 고대 기념일이었다. 이 기념일은 3세기에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로 대체되기 시작해 4세기엔 두 사도의 축일로 보편적으로 전파됐으며, 교회 박해가 지나간 5세기 중반엔 거의 대체 됐다.

축일을 기념하는 방법
4세기에는 이날 세 번의 미사가 거행됐다. 한 번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다른 한 번은 성벽 밖에 있는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성 세바스티아노 카타콤베에서 봉헌됐다.

하지만 성 바오로 대성당이 하루 안에 이동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에 있었기에 다음날인 6월 30일에 바오로 사도 기념일을 지내게 된다. 바오로 사도 기념일에도 베드로와 바오로는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는 교회 전통에 따라 베드로도 함께 기념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미사 중 교황은 지난 1년 동안 새로 임명된 대주교들에게 양털로 만든 띠의 일종인 팔리움을 수여한다. 팔리움은 바오로가 순교한 트레 폰타네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 수도자들이 키우는 양의 털로 만들어진다. 이 중 새끼 양 두 마리를 ‘어린양’이라는 의미의 ‘아뉴스’로도 묘사되는 성 아녜스 대성당에서 교황이 축복하고, 이 양들의 털을 트라스테베레의 산타 체칠리아 수도원 수녀들이 팔리움으로 만든다.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베드로 청동상은 붉은색과 금색의 망토로 덮고 교황 삼층관을 씌운다. 또 저녁에는 성대한 불꽃놀이를 열어 특별한 날을 축하한다. 한국교회는 해마다 이 대축일 혹은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