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翁을 만났다. 팔순에 들어선 연세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주를 들려주시다니? 경의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왕국은 아니지만, 공화국의 이름으로 작위를 드리고 싶다.
백건우 경(卿)

PRIME CLASSIC SERIES
타이베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2025.10.17 fri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엘리아후 인발
협연. 백건우 Pf.

From Taipei to Bucheon
아시아 클래식 음악의 정점이 만나는 순간
50여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만 최고(最古)·최대 교향악단, 타이베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단 이래 첫 내한 공연
말러와 브루크너 해석의 권위자,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거장 엘리아후 인발의 지휘와 한국의 대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협연.
클래식 음악을 이끄는 정상급 예술가들의 역사적 무대

PROGRAM
■ 쇼팽 F. Chopin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21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I. Maestoso
II. Larghetto
III. Allegro vivace
F. 쇼팽 -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감상 백건우 협연,
https://youtu.be/xcZQ44JL2kg?si=47Y0amoPitWA-NoZ
2024.10.07 2024한경arte필하모닉 더클래식 시리즈 8 중에서
피아노 | 백건우 지휘 | 홍석원
연주| 한경 아르테 필하모닉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조성진 pf
https://youtu.be/8AOXfY47L38?si=Wo926r7CBx6Xr24_
(작품해설)
프리데리크 쇼팽 (1810-1849)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op.21
1829년 가을에서 1830년 이른 봄에 만들어진 피아노 협주곡 F단조(출판 순서에 따라 번호는 2번이지만 실제로는 1번보다 앞선다)는 열아홉에서 스무 살로 접어드는 청년 작곡가 쇼팽이 만든 최초의 대작이자, E단조 협주곡과 더불어 초기 작곡의 귀결점이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쇼팽의 바르샤바 무대 데뷔를 겸했던 초연은 1830년 3월 17일에 작곡가 자신의 연주로 이루어졌다. 이 무렵, 쇼팽은 남부러울 것 없는 전도유망한 예술가였다. 음악원을 갓 졸업하고 첫 성공을 맛보았으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여 안락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협주곡을 들은 바르샤바 청중도 찬사를 보냈다. 그는 협주곡에 앞서 몇몇 독주곡과 더불어 모차르트의 '두 손 잡고 Là ci darem la mano'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나 '폴란드 선율에 의한 환상곡' 같은 협주곡 형식의 작품을 썼는데, 아마도 협주곡 장르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에 쓴 피아노 협주곡 F단조에서 쇼팽은 서로 대조적인 요소들, 명쾌한 연주와 시적인 표현, 비르투오시티와 낭만주의를 하나로 엮어냈다. 그 과정에서 풍성하게 개화한 장르의 전통에서 자신에게 맞는 요소를 적절하게 골랐다. 기본적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화를 나누는 모차르트의 모델과 전통적인 소나타 형식을 골격으로 하면서, 홈멜 이나 필드, 칼크브렌너가 '화려한 양식 style brillant'으로 쓴 기교적인 피아노 협주곡에서 나긋나긋한 선율과 화려한 음향 효과, 유려하면서도 장식적인 표현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인 분위기나 과시에 치우친 공허한 기교는 배제했다. 말하자면 그의 초기작에 담긴 '화려한 양식'의 정점인 동시에 고별이며, 두 곡의 협주곡을 기점으로 쇼팽 음악에서 기교는 표현을 위한 도구로 변신한다. 우리가 아는 쇼팽의 탄생이자, 건반 협주곡의 역사가 낭만파로 진입하는 이정표인 셈이다. 전통적으로 오케스트라 파트는 쇼팽 협주곡의 약점으로 지적 되지만, 사실 그가 모델로 삼았던 작품들에 비하면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쇼팽의 관현악 작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피아노 협주곡 F단조에서 작곡가는 밝고 행복한 젊은 음악가와 자신의 참된 개성을 드러낸 위대한 대가의 경계선에 서 있다. 고전적인 전통의 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낭만적인 감정을 담아내기 위한 낭만적인 형식을 만들어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소나타-알레그로 형식의 1악장이나 폴란드 춤곡(쿠야비아크) 리듬이 매력적인 콘도 3악장도 훌륭하지만, 이 협주곡의 핵심은 녹턴 풍의 느린 악장(Larghetto)이다. 훗날 그가 보여주는 비극적인 음영과 시적인 정서가 강하게 드러난 최초의 예로, 여기서 진정한 낭만파 피아노 협주곡이 탄생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초기 낭만파 작곡가들의 피아노 협주곡은 거의 언제나 느린 악장에서 빈곤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리스트는 특히 라르게토 악장을 사랑해서 '거의 이상적인 완벽함'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작 곡가는 친구 티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음악원 동창이던 소프라노 콘스탄차 그와트코프스카 (Konstancja Gładkowska)를 기념해서 느린 악장을 썼다고 했다. 쇼팽은 끝내 아무런 고백도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이 짝사랑은 협주곡 F단조로 그 사명을 다했는지도 모른다. 1836년에 작품이 출판되었을 때는 제자이자 친구였던 또 다른 폴란드 여인, 델피나 포토츠카 Delfina Potocka에게 헌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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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차 그와트코프스카

콘스탄차는 프리데리크 쇼팽의 젊은 시절 사랑이자 영감의 대상이었다. 이는 1829년부터 1830년까지 티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불행히도 저는 이미 제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 년 동안 이야기도 나누지 않고 충실히 섬기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을 꿈꾸고, 그분을 기억하며 제 협주곡의 아다지오를 만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그 작은 왈츠를 쓰도록 영감을 주신 분입니다.’
1829년 10월 3일,
쇼팽은 티투스에게 이렇게 썼다.
[Sydow, i, 107]
콘스탄차에 대한 감정에 이끌려 쇼팽은 F minor Concerto, Op. 21 (Larghetto)과 Waltz in D flat major, Op. 70 No. 3을 작곡했다.
(Db장조, Op. 70, No. 3 왈츠는 쇼팽의 바르샤바 시절에 작곡되었으며, 그의 초기 낭만적인 삶을 보여준다. 쇼팽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트리오를 시작하는 저음 멜로디가 젊은 가수 콘스탄차 그와트코프스카에 대한 (아쉽게도 짝사랑이었던) 사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Arthur Rubinstein - Chopin Waltz Op. 70 No. 3 in D Flat 감상
https://youtu.be/_lmJ1Dywe1w?si=OIS9orhWfVfbX1lN
Intermission
■ 말러 G. Malher
교향곡 5번 #단조
I. Trauermarsch
II.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
III.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IV. Adagietto. Sehr langsam
V. Rondo-Finale. Allegro
감상, 아바도 지휘
루체른페스티벌 오케스트라
https://youtu.be/vOvXhyldUko?si=4h7VHL2c8H6UU32t
(작품해설)
구스타프 말러 (1860-1911)
교향곡 5번
말러는 1901년과 1902년에 쓴 교향곡 5번을 통해 새로운 음악 세계를 열었다. 성악을 포함했던 앞의 세 교향곡과 달리 전통적인 기 악 교향곡 형식이며, 지금도 난곡으로 꼽힐 만큼 오케스트라의 비르투오시티를 추구했다. 이는 그가 10년 넘게 친착했던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Des Knaben Wunderhorn>에서 벗어나 뤼케르트의 시에 몰두하게 된 변화와 관련이 있다. <뿔피리>의 단순한 서정이 사라지며 말러 음악은 견고하고 간결해졌다. 그런가 하면 바흐 음악을 깊이 연구한 결과는 폴리포니 음악 구조로 나타났다. 에른스트 크레네크는 말러가 교향곡 5번을 통해서 20세기의 새 음악으로 진입했다고 평했다. 전곡은 5악장이지만 밀러는 전곡을 다시 세 그룹으로 묶었는데, 1악장과 2악장이 1부, 스케르초 3악장이 2부, 아다지에토 4악장과 5악장이 3부를 형성한다. 초연(1904년 10월) 이후 작곡가는 1907년까지 악보를 계속 수정했다.
말러가 '장송 행진곡 (Trauermarsch)'이라고 명명한 1악장은 인상적인 트럼펫 팡파르로 시작해서 변화무쌍한 음악이 이어진다. 서두의 팡파르와 그 리듬은 전 악장을 주도하며, 주제 선율은 다채로운 변주를 통해 계속 모습을 바꾼다. 장송 행진곡은 두 개의 트리오와 대조를 이루는데, 첫 트리오가 냉혹하고 폭력적이라면 두 번째 트리오는 좀 더 절제된 음악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를 암시하는 느린 선율이 제시되면, 팡파르가 희미하게 들리는 가운데 해체되듯 마무리된다.
1악장이 빠른 음악이 삽입된 느린 장송곡이라면, 2악장은 반대로 느린 장송곡이 삽입된 빠른 음악이다. 혹은 자유로운 랩소디나 오케스트라 환상곡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1악장의 장송곡이 계속 모습을 바꿔 암시되며, 반주 음형이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면에 등장하기도 한다. 끝부분에 이르러 트럼펫과 트롬본이 D장조의 밝은 코랄을 연주하지만, 환상처럼 조용히 사라지면서 끝난다.
연주 시간이 20분에 육박하는 3악장은 교향곡 5번의 핵심이자 정점이며, 3부 구성의 2부다. 말러 교향곡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온갖 다양한 '소리'가 쏟아지는 음악이다. 민속 춤곡인 랜틀러와 우아하고 세련된 왈츠가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독주 호른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중간 부분의 트리오는 교향곡 7번의 '밤의 음악'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리고 모든 음향이 한꺼번에 울리는 마지막 부분은 어딘가 존재론적인 의미마저 있다는 느낌이다. 작곡가는 '모든 음표가 삶의 충만함을 상징하고 모든 게 춤으로 녹아들어 소용돌이친다'라고 언급했다.
4악장 아다지에토는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음악이다. 악보에 '매우 느리게'라고 강조한 걸 보면, '아다지에토'라는 지시어는 템포가 아니라 길이를 뜻한다. 이제껏 압도적인 음향을 과시했던 오케스트라는 오직 현악기와 하프로 축소되며, 단조의 음악은 주저하는 듯 한 리듬을 따라 아름답게 흐른다. 알마 신들러에게 보내는 사랑 고백(말러는 1901년 12월에 그녀에게 청혼했다)이라고 알려졌지만, 어쩌면 그보다는 '나는 세상에서 잊히고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와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슬픔과 고통의 음악이 아닐까.
전통적인 론도-피날레인 5악장에서 말러는 다시 어둠을 뒤로 하고 빛을 향한다. 작곡가가 바흐를 깊이 연구한 뒤 만든 대위법의 걸작 이자 거대한 희극으로, 심지어 아다지에토 선율도 엮인다. 2악장에서 들었던 D장조의 코랄이 다시 등장하면 음악은 갑자기 질주하 며 대단원에 도달한다. 늦은 나이에 알마와 결혼하며 인생의 정점에 도달한 작곡가는 이런 '승리의 서사'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었으리라.
글. 음악칼럼니스트 이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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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악장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OST로 사용되면서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졌다.


https://youtu.be/-MF0hJNqk2U?si=zwOvnqlLis3bGD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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