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를 찾아 부처님이 계신 법당에 들어가려면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불이문을 거친다. 그렇다고 모든 사찰이 네 개의 문을 다 가진 것은 아니다. 법주사에는 불이문(不二門)이 없다.

대체로 금강문(金剛門) 양쪽을 지키는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수문신장(守門神將)의 역할을 담당하며, ‘인왕역사(仁王力士)’라고도 한다.
금강문을 들어가면서 오른편의 나라연 금강역사는 '아'라고 소리내듯 입을 벌리고 있고, 왼편의 밀적 금강역사는 '훔'하며 입을 다물고 있다. 이때의 ‘아’는 범어의 첫째 글자이고, ‘훔’은 끝 글자이다. 그래서 아금강역사, 훔금강역사라고도 불린다.
금강역사의 아훔 입 모양은 시작과 끝을 연결하여 영원과 통일을 상징하는 것이다.


■ 법주사의 입다문 금강역사들
법주사(法住寺)는 일주문을 한참 지나 절의 정문에 해당하는 금강문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이 눈에 띠었다. 법주사의 금강역사는 둘 다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어, 이게 뭐람?



'내가 알고 있는 게 다는 아니구나. 다른 것도 있구나. 아직도 모르는 세계가 있구나. 안답시고 함부로 가르치고 말했던 것이 부끄럽다.'
법주사 금강문의 금강역사상이 둘 다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인 아(阿)·훔(吽) 형상과는 다른, '훔(吽)'의 의미를 강조하거나 두 역사 모두 비밀스러운 법을 지키는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
'훔금강역사(밀적금강)'는 범어의 끝 글자로 우주의 끝, 비밀스러운 부처님의 행적을 듣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법주사 금강문(1974년 조성)의 두 역사상은 굳은 의지와 악귀를 제압하는 수문신장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아'와 '훔'의 입 모양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대신, 둘 다 다문 듯한 표정으로 묵묵히 법을 지키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절의 이름을, '부처님의 법(法)이 머무는(住) 절(寺)'이라 했던가?
■ '아, 훔'하는 쌍사자 석등
법주사의 대웅보전과 팔상전 사이에 쌍사자석등이 있는데 대웅보전 쪽을 보면서 바라봤을 때 왼쪽 사자는 '아'하며 입을 벌리고(염불/수도) 있고, 오른쪽 사자는 '훔'하며 입을 다물고(참선/묵언) 있어 마치 부처님의 나라를 지키는 금강역사를 상징하고, 시작(아)과 끝(훔)으로 이어져 불멸의 부처님 진리를 전하는 듯하다.
부처님 세계의 '아와 훔'은 하느님의 '알파와 오메가'를 상기한다.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요한묵시록 1장 8절)

+금강문ㆍ금강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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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문(金剛門)과 금강역사
산사로 들어가는 문.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수미산문은 대체로 세 개의 산문이 있다. 곧, 삼문(三門)이다. 일심으로 찾아가는 일주문, 부처님 수호신 천왕문, 다신 둘로 나뉘어서는 아니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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