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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베토벤과 커피 사과 서너조각, 샐러드와 수프 그리고 갓 구워 낸 빵 한 두 개에, 때론 삶은 감자과 계란으로 으깨 반죽한 스프레드를 바르고, 여기에 곁들인 내 손으로 내린 커피 머그 한잔 마시기. 나의 아침 식사이다. 먼저 배불린 고양이는 창문에 붙인 해먹 위에서 잠들어 있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어느 호텔 바도 부럽지 않다. 향기는 사라졌지만 한달째 시들지 않은 말라 버린 프레지어는 제 색깔을 피우고 있다. 오늘따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이 흘러나와 식사 시간을 더욱 행복하게 한다. '프레지어, 봄, 커피, 베토벤...' https://youtu.be/dziDUpR1TeA 아침 식사가 끝나고 행복한 감흥을 이어가며 나의 커피 빈(콩)을 세어본다. 나의 커피 머그 한잔에 들어가는 커피 콩은.. 2022. 4. 12.
1707 물들어도 더럽혀지지 않는다.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윈 율곡 이이는 파주 자운산 선영에서 시묘살이를 마치고, 금강산에 들어가기 직전에 성혼(成渾)을 처음 만났다. 열아홉살의 이이와 스무살의 성혼은 이후 평생의 친구가 되었다. 성혼은 원래 창녕사람이나 화석정이 있는 곳에서 6킬로 정도 떨어진 지금의 폭포어장이 있는 우계(牛溪, 파평면 늘로리)에 살았다. 우계는 그의 호가 되었다. 어느 날 우계와 율곡은 친구 송강 정철의 생일잔치에 초대되었는데, 가서보니 기생들이 함께 있었다. 고지식한 우계는 기생을 못마땅히 여기었지만, 율곡은 웃으며 "물들어도 검어지지 않으니 이것도 하나의 도리라네"하며 함께 잔치를 즐겼다. 평생의 반려된 친구로 지내다가 율곡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우계는 그보다 14년을 더 살면서 율곡을 잊지 못해 그의 기일이 되면 .. 2022. 4. 10.
애니송(Annie's Song), 늘 그대와 함께 내 안에 누가 있을까? 내 '안에' 있는 사람, 아내를 위해 나는 무슨 노래를 불렀던가? 존 덴버는 아내, 앤(Ann)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애니송을 만들어 불렀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인 셈이다. 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조강지처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노래라면, 존 덴버의 애니송은 '언제나 어디에서나(anywhen and anywhere)'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라는 사랑의 송가이다. "당신은 나의 감각을 채워주죠. 숲 속의 밤과 같이, 봄 날의 산과 같이, 비오는 날 산책 같이, 사막의 폭풍 같이, 잔잔한 바다와 같이, 나의 감각을 채워주죠.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오. 내 삶을 바칠 수 있기를, 당신의 미소에 빠져들고, 당신 팔에 안겨 죽기를, 당신과 함께 잠 들고,.. 2022. 4. 8.
내 고향. 호미곶 등대 우리 고향, 호미곶 등대가 세계항로표지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등대'로 선정되었다 한다. 앞선 프랑스의 코르두앙 등대, 브라질의 산투 안토니우 다바라 등대, 호주의 케이프 바이런 등대에 이어 4번째로 우리의 호미곶 등대가 '올해의 등대'로 선정되었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더욱 흥미롭고 자랑스러운 것은 구한말 대한제국의 국운이 기울 때, 일본이 주도하여 건립한 등대가 아니라 우리가 고용한 사람이 주도하여 대한제국의 상징을 새겼다는 점이다. 포항 호미곶 등대 건립은 고종이 고용한 英건축가가 주도했다 -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2/04/02/775QV44JC5BQLBDBJDBT33DYHQ/ 포항 호미곶 등대 건립은 고종이 고용한 英건축가가 주.. 2022. 4. 7.
김민기, 상록수와 아침이슬 같이 우표수집하고, 같이 만화 그림 그리며 놀던 국민학교 때의 고향 친구가 노래를 불렀다며 카톡으로 녹음파일을 올렸다. 일찍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다. 오랜 만에 추억에 잠기면서 친구를 따라 같이 노래 불렀다. 노래 부르다 친구의 노래 소리 위에 내 하모니카 소리를 얹어 보고 친구 노래 뒤에 2절을 더해 놀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자리에서 같이 놀듯이. 친구와 함께 김민기의 노래 따라 연주곡 저 들에 푸르른 솔 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꼬리를 물며, 추사의 세한도를 떠올려본다. 세한도를 친견하는 기쁨을 맛 보겠다며 대구에서 친구가 서울에 올라왔다. 이 친구도 고향, 국민학교 때의 친구이다. 미국에 이민간 친구와 같은 놀던 고향 친구다. 서울에 있는 국민학교 친구들과 같이 어울.. 2022. 4. 4.
홍시,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반중 조홍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고등학교 시절 즐겨 외웠던 시조이다. 나이들어 이제서야 그 설움을 알겠다. 조선의 무인이자 시인인 박인로는 쟁반에 담겨온 홍시를 보며 엄마 생각에 젖었다. 옛날 어린 육적이 엄마를 위해 귤을 몰래 품었다는 고사도 떠올렸건만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기에 효를 다하지 못한 그 설움을 읊었다. 다이아토닉 하모니카- 호너 썬더버드 lowE+스페살20 Ekey 나도 생각이 난다. 홍시를 먹을 때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에 젖가슴을 물리시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엄마의 젖가슴이 바로 홍시이다. 막내 아가의 이유식으로 홍시를 떠 먹이던 모습도 생각이 난다. 엄마의 삶이 바로 감나무였다. 가슴엔 감꼭지.. 2022.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