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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조커 카드는 불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판세를 뒤집어 내 쪽으로 기져오기 위해 꺼내는 카드다. 코로나바이러스 정국을 뒤엎을 우리의 조커는 누구인가? 결국, "모든 것은 가게 되어 있고, 가야한다." (everything must go). 그것은 필연이고 당위다. 언젠가 끝장을 보이겠지만, 좀 더 일찍 국면 전환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조커 패를 던진다. 영화 의 엔딩곡으로 프랭크 시나트라의 "Send in the Clown,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이 흘러나왔다. '여기서 왜 니가 나와?' 조커는 광대였으니까. 퇴직하고도 도덕선생 꼰대근성이 아직 몸에 배어 있는지, 몹쓸 영어 실력인지, 조금 비틀어서 이렇게 들렸다. 'Sand in the Crown'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은 '왕관의 모래'이다.. 2020. 8. 29.
도나 도나, Donna donna 어릴 적 형들 따라 전축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했다. 가난했지만 흥이 많은 우리 가족들은 늘 노래를 가까이 했다. 그 때 불렀던 노래,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아 돈" 마치 돈이 돌고 돌아 내게도 오라고 비는 주문과 같았다. '이런다고 돈이 돌아서 올까?' 마는 이 후렴구를 뜻도 모르고 재미있게 따라 불렀다. 그 옛날에 형제들 같이 웃으면서. 창궐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서 방송미사를 올린 지 반년도 넘었다.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Dona Novis Pacem!)- "Grant us Peace" 미사 시간마다 이 기도를 올리면서, 문득 조안 바에즈의 노래 '도나도나'를 떠올려 보았다. 수레에 실려 우시장으로 팔려가는 송아지.. 2020. 8. 25.
소낙비와 Hard Rains 지긋지긋한 장마, 보도블록에도 이끼가 끼고, 내 몸에도 곰팡이 피었다. 어서 이지루한 장마가 끝나길 바랬다. 그렇게 끝난 장마, 쨍하게 게인 하늘의 햇살이 반가웠다. 그러나 그것도 사흘... 무더위에 또 지쳐간다. 찜통 햇살 속에 또 온 몸은 젖어간다.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소나기를 핵무기 공포에 비유한 가인이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가 싱어송라이트 밥딜런! 밥 딜런의 노래에서의 소낙비는 핵의 공포를 은유하고있다. 원곡은 '로드 랜달(제왕 랜달)이라는 앵글로-스코트 민요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물음에 답을 하는 대화체의 곡이다. 쿠바 핵위기와 관련하여 예언적 성격이 있는 곡으로 유명하다. 하드 레인은 영어로서 소낙비를 의미하지만, 딱딱한 비라는 의미로서 핵낙진이라고 해석되었다. 영어는 그와 같.. 2020. 8. 23.
Can't Help Falling in Love, 사랑에 빠진 나 사랑에 빠진 나. 때론 바보가 되고, 때론 죄인이 되고, 때론 광인(狂人)이 되고, 때론 성인(聖人)이 된다. 사랑? 사랑이 대체 뭐길래 나를 이렇게 만드는 걸까? 불나방이 거미줄에 걸리던 말던 불구덩이로 무작정 뛰어든다. 사랑은 이렇게 무모하게 목숨을 걸게 한다. 사랑은 십자가를 짊어지고 냉골의 가시밭길도 걷게 한다. 사랑에 빠진 나는 어쩔 수가 없다. 언제나 당신 곁에 머물고 싶어서. 퇴직을 해서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우고 싶었다. 성당의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성화를 그리고 싶었다. 신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 세속 놀이에 빠진 탓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를 스테인드글라스 타입으로 그려보았다. 1절은 세속의 .. 2020. 8. 15.
water is wide Karla Bonoff - The Water is Wide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전해지는 트래디셔널 포크송 .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내려오는 포크 송. O Waly Waly라는 다른 가사의 곡도 있다. 두 가지 버전의 가사가 큰 차이를 보이며 심지어 같은 버전에서도 군데군데가 조금씩 차이 나기도. 단순한 선율이 지극히 아름다운 곡으로 칼라 보노프가 부른 것이 유명하다. 또한 영국의 천재 가수로 유명한 샬롯 처치가 부른 버전은 천사의 목소리라고 불리는 특유의 맑은 음색과 악곡의 선율이 잘 어울려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린다린다린다에선 무반주 버전이 후반부에 나와 극중 관객과 극 바깥의 관객들을 한꺼번에 압도했다. 메이비가 '내 사랑 무덤까지'라는 제목으로 번안했다. Karla Bonoff의 The Wat.. 2020. 8. 15.
히스토리인팝스23 -비와 노래 이야기 비ᆞ바람은 노래에 좋은 소재거리다. 비는 눈물을 은유하고, 바람은 자유를 상징한다. 유명일간지 신문 1면 머리 글자였다. "47일 장마 엎친 데, 오늘 태풍까지 덮친다." 와도 너무 온다. 이제 좀 그만! 제발 그쳤으면 좋겠다. 주문같이 하모니카를 따라 불렀다. "누가 이 비를 그치게 할 것인가?" https://youtu.be/T9MXNbpXQ3g'노래 속, 비의 이야기'를 옮겨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3 -비와 노래 이야기 ㅡㅡㅡㅡ Albert Hammond 'It never rains in southern California'(1972) https://youtu.be/Ema89FxhC9A장발과 마리화나, 로큰롤로 상징되는 1960년대에서 70년대 전반의 서구 청년 문.. 2020. 8. 10.
'바람과 나', 대체 바람이 뭐길래? 대체 바람은 무엇일까? 예술인들에게는 뮤즈였다. 열 번 째 뮤즈가 있다면 바람일 것이다. 바람은 모든 인류의 화두이다. 나는 무(無)ᆞ동(動)ᆞ화(化)ᆞ욕(欲)ᆞ도(道)로 바람을 은유해본다. 바람은 무(無)이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그러니 다만 느낄 뿐 본체는 없다. 지표면의 온도 변화에서 바람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인연생기(因緣生起)이다. 바람은 동(動ᆞ움직임)이다. 실체는 보이지 않지만, 타자를 움직이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움직임이 없이 정지하면 '바람이 없다'고 한다. 바람은 불어야만 존재한다. 바람은 화(化ᆞ변화)이다. 바람은 타자를 변하게 한다. 춘풍에 꽂 피고 추풍에 물 든다. 바람에 녹이 쓸고 깎아지고 스러진다. 나도 죽어 지수화풍으로 돌아 간다. 돌아가게 하는 것도 바람.. 2020. 8. 8.
그루터기, 다 주고도 사랑넘친다. 꺾이어 스러져 버린 나무. 그 밑동의 마음은 어떠할까? 엉켜붙은 사랑의 피 넘쳐 흘리며 그루터기만 남아 너를 그리워한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애써 키웠건만, 내 먹지않고 너 다 주어 살렸건만, 네 먼저 꺾여 쓰러지면, 난 어쩌라고? 네 죽어 흙이 되고 숲이 되고, 그루터기의 뿌리로 돌아올 때, 나도 숲이 되고, 너도 숲이 되어 하나로 엉켜 사는구나. 그루터기 - 김광석 노래 / 한동헌 작사/작곡 1. 천년을 굵어온 아름 등걸에 한올로 엉켜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2.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켜붙은 우리의 피가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풍 물든다 3.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일을 드리고 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 2020. 8. 3.
녹슨 총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70년 전 우리 한반도에는 오늘도 총성이 울리고 있다. 고통의 울부짖음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러기를 3년이 넘도록 수백만명의 인명피해를 맞았다. 군인들보다 민간인들의 인명피해가 극히 심했다. 당시 남북한 전체 인구의 1/5이 피해를 입었으며, 개인별로 보면 한 가족에 1명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으로 총성은 그쳤지만, 아직도 한반도의 평화는 멀기만하다. 분명한 것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총을 버리면 평화가 찾아올까? 세상이 갖고 있는 모든 총에 녹이 슬면 인류의 평화가 실현될까? 그 날은 언제일까? 나는 늘 묻기만 한다. 숲 속에 버린 총에 녹이 슬고 흙이 된 그 자리에 사랑의 꽃이 피고 향기로운 어머니 동산.. 2020.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