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학당(5) - 빈 배가 되라.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4 Posted by 문촌수기

봉숭아 학당(5) - 빈 배가 되라.

순 우리한글로 고치면 '꽃분이'가 되는 예쁜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졸업해서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었을 겁니다.
공부는 뒷전이지만 착하고 밝았습니다.
친구 좋아하고 아침마다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지각에 안 걸리려구.
그런 꽃분이는 어디에 그 많은 밥이 들어가는지 궁금할 만큼 밥을 많이 먹었습니다. 급식시간이면 부끄러워 뱅그레 웃으면서밥을 많이 퍼 담습니다.
그런 모습에 예쁘면서도 짓궂게 장난치며 말을 건넵니다.

"히야~꽃분이,그렇게 많이 먹어 예뻐졌나봐."

그래도 얼굴 살짝 붉히며 웃기만 합니다.

동양윤리 사상 수업시간입니다.
장자(莊子)를 배우고 있습니다.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이리저리 노니다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깨어나 생각하니, 장자가 꿈속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속에 장자가 된 것인지, 장자 자신도 몰라 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장자의 꿈이야기 들려주는 이 시간 또한 꿈 속의 장면인지도 모릅니다.꿈에서 깨어나 봐야 알겠지요?"


그리고는 장자의 조삼모사(朝三暮四,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안의 개구리)이야기,무용지용(無用之用,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쓸모있다)을 얘기하였으며, '빈배가 되라'는 가르침도들려 주었습니다.

"배를 몰고 물을 건너는데 다른 배가 와서 부딪치면 화가 날 것입니다. 그런데 와서 부딪친 배에 아무도 없다면 어디에 시비걸어 화를 낼 것입니까? 화를 내는 사람이 이상해집니다. 그대들이인생을 살아갈 적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시비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빈 배(虛舟)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그대를벗하여 지낼 것입니다. '빈 배가 되라'는 것은 자기를 비우란 말입니다. 나라는자만심, 남을 얕잡아보는 건방, 그런아집을 버리란 말입니다."

꽃분이는 점심 밥을 많이 먹었는지 장자의 나비 꿈 이야기 할 적부터 잠이 들었나 봅니다. 꿈 같은 세상 속에서 꿈만 같은 잠을 자니 어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꽃분이 옆에 가서 큰 소리로 깨워 부릅니다.


"꽃분아! 너, 내가 뭐라 하더냐? '빈 배가 되라' 했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꽃분이 부끄러워하며 말합니다.

"'밥 적게 먹어라'는 뜻입니다."


아이들은 책상을 두드리며 교실이 떠나갈 듯 웃습니다.
꽃분이도 부끄러워하며 덩달아 웃습니다.나도 정말 유쾌하게 웃습니다.
정말 사랑스런 아가씨 아닙니까? 정말 고마운 아가씨 아닙니까?
우리 꽃분이 밥 많이 먹고 건강하며
항시 밝고 착하게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졸업한지도 몇해되었네요. 보고싶네요.

 

 

莊子 外篇 <山木>中 虛舟 (장자 외편 산목 중 허주)


方舟而濟於河 할새 有虛船 來觸舟 이어든 雖有偏心之人不怒 어니와

방주이제어하      유허선 래촉주        수유편심지인불노


배로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내려 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비록 성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有一人在其上 이면 則呼張歙之 호대 一呼而不聞 하며 再呼而不聞 커든

유일인재기상      즉호장흡지      일호이불문      재호이불문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친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치고 두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친다.


於是三呼邪 면 則必以惡聲隨之 하리니

어시삼호사    즉필아악성수지


세 번째는 욕설이 나오게 마련이다.


向也不怒而今也怒 는  向也虛而今也實 일새니라

향야불노이금야노     향야허이금야실


아까는 화내지 않고 지금은 화내는 까닭은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人能虛己以遊世 하면 其孰能害之 리오

인능허기이유세      기숙능해지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신영복 교수님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를 공부하다가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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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학당(4) - 아타락시아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3 Posted by 문촌수기

봉숭아 학당(4) - 아타락시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무엇이 행복인가'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행복은 사람사람마다 색깔과 향기를 다르게 나타내지만 분명 모든 사람이 희망하고 추구하는 삶의 목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자고로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이 오셔서 가르치신 것 또한 '행복의 길'이었습니다.
기원전 3세기의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욕망의 충족'을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욕망이란 명예와 금전 그리고 육체적 욕망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근심 걱정없고, 흥분도 좌절도 없고, 번뇌가 없는 마음, 곧 평온한 마음 고요한 마음 그 자체였습니다.

'아타락시아(ataraxia)!'

그것은 바로 에피쿠로스에게 있어서 행복이며, 그 행복은 평정심(平靜心)이었습니다. 그것은 지속적이며 정신적인 쾌락입니다.

가난한 시절 우리네 어른들은 스스로를 위로하시며 곧잘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돈이 다 무슨 소용있노. 마음이 편해야제. 마음이. "
그렇습니다. 마음이 편해야지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편한 마음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 욕심이 지나치거나, 요행에 기대를 걸거나,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거나, 남의 행복을 탐하거나, 거짓말을 일삼거나, 미련을 버리지 못하거나,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역정을 내거나, 남이 나를 몰라준다며 슬프하거나, 남을 속이거나, 죄악을 짓고 속죄하지 않는 자들은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평정심, '아타락시아'는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능력에 맞는 역할과 분수에 만족하면서 삐뚤어진 사랑과 미워하는 마음을 버릴 때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오 5:3)' 라는 예수님의 '가난한 마음' 또한 '아타락시아'를 얻는 비결입니다.

여러분.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오며 여러분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트립니다. 지나친 욕심과 미움을 버림으로써 마음의 평화, '아타락시아'를 구하도록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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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환아. 행복은 마음의 평화에서 얻을 수 있단다. 마음의 평화, 번뇌없는 평정심을 그 옛날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무어라고 말했다지? "

(구환이는 내가 천진불(天眞佛)라 별명을 지어준 티없이 깨긋한 마음을 가진 나의 제자입니다. 구환이가 대답합니다.)

"아-사-라-비-아. 앗싸라비아!"

얼마나 행복에 찬 환호입니까?
구환이야말로 이 강의를 진정 제대로 들은 나의 참제자입니다.
나날이 '앗싸라비아'의 환호가 여러분 곁에 가까이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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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학당(3) - 플라톤?플래툰?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3 Posted by 문촌수기

봉숭아 학당(3) - 플라톤?플래툰?

"안녕하세요, 여러분.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압니다. 그러나 우린 이 사실도 알아야 됩니다. '플라톤이 있었기에 소크라테스가 있었다'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플라톤은 그의 저서 [대화편]을 통하여 소크라테스를 인류에게 길이 길이 전해주었습니다. 만약 플라톤의 [대화편]이 없었더라면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겠습니까?

하긴, 석가모니도 그러했습니다. 엄청난 진리의 말씀을 설하셨던 그는 나이 들어 저 열반의 세상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난 일찌기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라고 하였습니다.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찌 석가모니가 여기에 있습니까? 바로 그를 평생 보필하며 우리를 대신하여 진리의 말씀을 들었던 아난 덕분입니다.

예수도 그러했습니다. 비록 짧은 3년의 인류 구원사업에 헌신하시고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그의 복음은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입니다. 그 복음을 우리에게 전해준 사람은 다름아닌 바로 제자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입니다.

위대한 스승은 말씀을 주시고, 위대한 제자는 글을 주시는가 봅니다.

아무튼 플라톤은 우리들에게 이상세계인 이데아를 말하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불완전한 현상의 세계에 집착하지 말고, 영원불변하며 온전히 진리 그 자체인 [이데아]를 추구할 것을 가르쳤습니다. 이데아(Idea)는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며, '선한 것을 선하게 하는 것'이며, 또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으로서 세상의 이치이며, 이상인 것입니다.

여러분, 변화무쌍하고 다툼과 악함에 오염된 이 세상의 모습에
아름다운 여러분의 청춘을 더럽히지 말면서도,
이 더러운 현상의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뜻을 완전 선(善)과 완전 참[眞]인 이데아의 세계에서 구하도록 노력합시다 . 아시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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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환아, 선생님이 방금, 완전 선과 완전 참의 세계인 이데아 사상을 강조한 그리스의 사상가를 무어라 하던?"

(하필이면 그 때 월남전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의 이 영화를 상영 중이었담.)

" 플- 래 - 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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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툰(platoon) : '보병 전투 소대' 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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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학당(2) - 환난상휼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2 Posted by 문촌수기

봉숭아 학당(2) - 환난상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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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오늘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말하려합니다.
민주시민은 자기의 이익을 앞세워 남의 이익을 탐하지 않습니다.
민주시민은 기본적으로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황금률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민주시민은 그 사회의 규칙을 존중하며 지키려 노력을 다하면서도 그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민주 시민은 남의 불행을 측은히 여기며 그들의 불행을 못본채 외면하지 않고 도와 주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민주 시민의 자질을 꼭 서양의 근대 사회사상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역사속에서도 이러한 사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백성(民)이 주인(主)이 되는 민주 사회는 아니지만 사회 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며 서로를 돕고 서로를 교도하는 자질을 가르쳤던 '향약의 4대 강목'은 오늘날에도 깊이있게 다시 새겨 실천해야할 덕목입니다.

♣ 덕업상권(德業相勸) - 덕이 있는 일은 서로 권하고,
♣ 과실상규(過失相規) - 허물은 서로 고치주며,
♣ 예속상교(禮俗相交) - 좋은 풍속은 서로 나누며,
♣ 환난상휼(患難相恤) - 어려움은 서로 도운다.

특히, 오늘날에도 우리민족은 이웃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돕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수해나 또 다른 깊은 재앙에 빠진 불우 이웃을 온나라 온국민이 거국적으로 일어나 도와주는 나라는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민족은 훌륭한 미덕을 지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그치지 말고 '환난상휼'의 전통을 계승하여 이 지구촌에 아직도 기아에서 허덕이는 세계이웃을 돕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앞장서도록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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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말고사 시험 : 주관식 ■
[조선시대의 향약 4대 강목 중, 오늘날 '불우 이웃 돕기'에 해당되는 것은?
4자로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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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 학생은 쯧쯧 불행하게도 오랫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기억의 톱니바퀴를 거꾸로 돌렸지만 결국 정답을 떠올리지 못하고, 행여 부분점수라도 주시려나는 막연한 기대로 답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정답 : 환난생활

객관식 OMR마킹은 초겨울의 기러기 떼처럼 그려놓고, 주관식은 선생님께 다정하면서도 정신 없는(?) 안부 말만 쓰던, 천진불 구환이는 41번입니다. 천진불답게 커닝(?)을 하였나 봅니다. 웬일인지 아주 큼직하게, 아주 자신있게.....

정답 : 환 락 생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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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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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학당(1) - 단군이야기 : 메시아와 웅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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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민족의 시원이며 우리나라의 뿌리는 메시아 예수의 구원 구조와 매우 유사합니다. 즉, 하느님의 아들이신 환웅은 메시아로서 이 땅으로 내려 오십니다. 하느님이시자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마리아라는 처녀의 몸을 빌려 이 땅에 오신 것 처럼, 메시아 환웅은 웅녀라는 여성의 몸을 빌려 세상을 구원하려 하십니다.

신(神)은 여성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합니다.

웅녀(雄女)는 누구입니까? 곧 우리 민족을 구원하시고 '인간세상을 널리 이익되게 하리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메시아의 구원사업에 최대 동참자가 되어 단군을 탄생하셨던 민족의 어머니이십니다.

이 단군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민족의 조화정신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곧, 환웅의 하늘(天)과 웅녀의 땅(地)과 단군의 인간(人)의 하나되는 만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이 하나라는 삼위일체의 기독교리처럼 우리 민족은 '천지인이 하나'라는 삼재(三才)일체 사상이 민족복음서에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이 단군이야기가 사실이냐 아니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교훈이 무엇인가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늘을 경외하고 땅(자연)에 겸허히 안기며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며, 나아가 하느님의 홍익인간 구원사업에 우리 한민족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사명을 지니는 것입니다. "
....................

"구환아, 선생님이 메시아 환웅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하신 우리 민족의 어머니는 누구라고 했었지?"

구환이는 내가 천진불(天眞佛)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티없이 깨끗한 마음을 가진 (속 비좁은 세상사람들은 이런사람을 바보라고 부르지요.) 나의 제자입니다. 구환이가 거침없이 대답합니다.

"옹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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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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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산타할아버지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1 Posted by 문촌수기

이상한 산타할아버지

눈처럼 하얀 수염에 붉은 외투와 고깔모자를 쓰시고 굴뚝으로 들어오신다는 사랑의 천사 산타할아버지가 양복입고 자가용 타시고 오늘 오후 우리 학교에 오셨습니다. 대학가방을 들고 교무실로 들어오신 모습은 IMF 시대에 실직하시어 어렵게 외판이라도 다니시는 노신사의 모습이었습니다.
교감선생님자리 옆 응접탁자에 앉으신 노신사는 난데없이 장학금을 전하러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들고 오신 그 가방 안은 100만원 묶음의 돈 다발로 가득 찼습니다. 성함을 여쭈어도 밝히지 않으시고, 무슨 명목으로 장학금을 기부하시는지를 여쭈어도 묻지 말라고만 하시고, 단지 우리 이웃들 중에는 형편이 어려워 아직 굶는 학생들이 많다하시며 그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다고 하실 뿐이었습니다. 돈 다발 다 내놓을 수는 없고, 이 학교에 100만원, 저학교에 100만원 이렇게 오늘 하루동안 다닐 작정이랍니다.
내일 모레면 곧 한 학년도 학업을 끝내고 한학년씩 진급을 하건만 아직도 등록금을 내지 못한 몇몇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두 학생을 추천받아 미납 등록금을 대신 납부하시고 양식을 구입할 돈을 따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냥 가셨습니다.
진짜 이상한 산타 할아버지가 신도시 일산에 나타나셨다며 교무실이 술렁거립니다. 묻지 말라셨는데도......자꾸만 '무슨 돈일까? 왜 그런 일을 그렇게 즉흥적(?)으로 하실까?, 왜 이름도 밝히지 않는 걸까?' 혼자 되묻게 되는 나 자신이 속물처럼 생각들지만 자꾸만 묻게 됩니다.
참으로 이상한 산타할아버지입니다. 참으로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2001. 2. 9 문촌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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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시작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0 Posted by 문촌수기

또 하나의 시작

학교에서는 또 하나의 시작이 있었습니다.
오늘 새내기 식구를 맞이하는 입학식이 치러지면서 새 학년을 활기차게 시작하였습니다. 이렇듯 학교는 3월이 되어야 시작이 됩니다. 그러나 가만히 돌이켜보면 우리는 벌써 몇 번이나 시작을 거듭하여 왔던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의 동지(冬至)가 첫째 시작이었습니다. 동지 날 이후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기에 이 날은 바로 태양의 시작이며 부활절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께서는 이 날을 '아세(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명실공히 한 해의 진정한 시작은 신정(新正)이라 불리는 양력설인 1월 1일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사업체는 한해의 업무를 새롭게 시작하는 시무식(始務式) 행사를 가지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합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겨레는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시작의 행사를 거행합니다. 바로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입니다. '설'이란 말은 이날 이후 한 '살' 더 먹는다 해서 생긴 말이기도 하고, '새롭다'는 뜻의 '설다'에서 유래된 말이라고도 합니다. 돌아가신 조상들께 차례를 올리고, 웃어른께는 만수무강을 기원드리는 세배를 드리며, 아랫사람과 연배끼리는 한해의 복을 축원하는 덕담을 나누면서 우리는 또 하나의 새해를 아름다운 풍속으로 시작합니다. 세 번째 시작입니다.

여기서 그치는가 했다니 그게 아닙니다. 넷째 번의 시작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한해 농사의 시작이며 봄의 시작인 입춘(立春)입니다.
"立春大吉 建陽多慶(입춘대길 건양다경)"의 글을 컴퓨터로 세로 한자로 새겨 B4용지로 프린트한 다음 근무하는 교무실 문에다 입춘방(立春榜)으로 붙여 놨더니 출입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새롭다하시며 지나치는 아이들은 더더욱 많은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걸 노리고 '쇼(show)'를 한 것이지요. 교육은 '쇼'일 때가 있습니다. 가르치기 위해 일부러 꾸며 보여주는 일 말입니다. 그런 다음 교실에 들어가 입춘과 입춘방의 의미를 가르치며 겨레의 미풍양속을 전하였습니다. '처음엔 부적으로 알았다'며 솔직히 부끄럽게 고백하는 아이를 볼 때, 저의 '쇼'가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에 흡족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의 절기와 계절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학교는 오늘 새내기를 맞이하면서 진짜로 새로운 시작을 하였습니다. 다섯 째 번의 시작입니다. 동지, 신정, 설날, 입춘 그리고 개학과 입학. 다섯 번이나 거듭하여 이제 오늘에서야 진정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한겨레, 대한국인에게는 한해의 시작이 참으로 언제일까라는 의문이 생겨 옆에 근무하는 김선생님에게 지나가는 말로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역시 지나가는 말씀으로 건넸습니다.

'내가 시작할 때가 아닐까요.'

그런가 봅니다. 날을 정해놓고 아무리 시작에 시작을 거듭하여도 내가 변하지 않고 내가 시작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시작은 없고 결코 발전은 없을 것입니다.

종종 가는 식당에 걸린 액자에서 읽었습니다.


"日日新 日日進 日日是好日"

"나날이 새롭고 나날이 발전하며 나날이 좋은 날"

자아, 다시 시작합니다.

2002년 03월 04일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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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찬 밥을 먹을까?

교단 이야기 2013. 1. 2. 11:20 Posted by 문촌수기

왜 찬 밥을 먹을까?

새 학년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는지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가 노래한 '잔인한 사월'을 빌러 '잔인한 삼월'이 이제 지나고 시인 김소월 님이 노래하신 "꽃 피는 사월"이 왔습니다. 이맘때 한숨 돌리고 쉬어 갈 수 있는 식목일을 품고 있으니 이 날은 꽃 속에 꽃의 격입니다.

허나 우리네 많은 사람들은 나무를 심는 식목일 땜에 이날을 쉰다고 생각하지, 성묘하는 미풍양속이 전해져 오는 한식(寒食) 땜에 쉰다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올해의 한식은 정확히 4월 6일입니다만 통상 공휴일인 식목일에 한식절의 성묘를 갑니다.

나무 심는 적당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하는 걸 보면 4월 5일을 공휴일로 고집하며 쉬는 것은 분명 성묘의 미풍양속을 간직하고 있는 한식절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실의 내 아이들에게 겨레의 뿌리깊은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칠판에 큼직하게 "寒食"이라고 쓰고 물어보았습니다. 깊게 생각을 하고 바르고 큰 소리로 말을 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자주 물어봅니다.

"한식은 찰 한(寒), 밥 식(食) 곧, '찬밥'을 뜻합니다. 곧 이 날은 '찬 밥'을 먹는 날입니다. 그럼 왜 '찬 밥'을 먹을까요 말해봅시다. 난, 정답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여러분들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논리적이거나 그럴 듯한 이유를 말하면 됩니다. 자 말해봐요."

몇몇 아이들은 참 그럴 듯하고 재미있는 까닭을 말했습니다.

"한 해 더워 먹지 말라는 의미로 '찬 밥'을 먹습니다."
"겨울 추위를 견뎌 낸 것을 잊지 말고 한 해 동안 어려움을 잘 견뎌나가라고 '찬 밥'을 먹습니다."
"나무를 심는 날이기 때문에 그 날 만이라도 땔감을 지피지 않았기에 전날 해둔 '찬 밥'을 먹습니다."

참 그럴 듯한 대답들입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추운 겨울동안 언 땅에 묻힌 조상님들께 송구스러워서 '찬 밥'을 먹습니다."
"따뜻한 밥을 지어 나섰지만 성묘 길에 다 식어 산소에서 '찬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성묘하러 가는 풍속이 있다는 말을 듣고 한 말입니다.
물론 엉뚱하게도 '밥하기 귀찮아서', '찬밥이 좋아서', '양식(洋食)이 싫어서', '근데 '찬 밥'은 어떻게 만들어요?' 등등의 엉뚱한 소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이쯤이면 내 아이들이 참 기특하고 바른 생각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죠?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 듣지 못했지만 한식날의 유래를 어렴풋이 말하려는 몇몇 친구들을 한꺼번에 불러 한편의 전설을 만들어 말하도록 시켰습니다. 몇 분이 지나면서 전설의 주인공 이름이 바르게 나오더니 드디어 한편의 전설을 들려줍니다.

"그게요, 어떻게 되었나 하면요. 옛날에 개자추[중국 진(晉)나라의 충신 개자추(介子推)]라는 사람이 있었거던요. 그 사람이 충성을 다해서 자기 주인[문공(文公)]을 임금 자리에 오르도록 만들었는데 간신배들 때문에 그만 아무런 벼슬도 얻지 못하고 상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삐쳤어요 깊은 산골에 숨어살았답니다. 나중에 임금님이 개자추를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임금님이 산에다 불을 지르면 불을 피해 나올거라 생각하고 불을 지르게 했답니다. 그런데 그만 개자추가 불에 타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불에 타죽은 개자추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그 날 만이라도 온 나라 백성들에게 불을 지피지 못하게 했답니다."

중학교 때 어느 선생님에게서 들었는지, 아님 부모님께서 들려주신 얘기를 기억한 것인지 참으로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시고 부모님이십니다. 그리고 참으로 대견하고 기특한 내 아이들입니다.
이제 제가 마무리를 지으며 말해줍니다.

"훌륭합니다. 이야기 참 잘 했습니다. '찬 밥'을 먹는 한식에는 또 이런 유래도 있답니다. 궁궐의 임금님은 청명(淸明)날 한 해 동안 지켜오고 사용해 오던 묵은 불씨를 끄고 새 불씨를 일으켜 각 고을로 내려보내면, 백성들은 이튿날 한식절에 새 불씨를 이어받아야 했기에 하루는 불 없이 지내야 했답니다. 그래서 '찬 음식'을 먹었지만, 그래도 이 하나의 불씨로 온 나라는 하나가 되었답니다. 올림픽 때나 전국체전 때 하나의 불씨로 일으킨 성화(聖火) 아래에서 온 인류와 국민이 하나가 되려 노력하는 이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분들, 설령 성묘를 가지 않더라도 이 날 하루 중 한 때만이라도 '어떻게 하면 온 국민이 하나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고, 또한 돌아가신 조상님의 음덕에 감사하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찾아보길 바랍니다."

가르치는 일이 오늘따라 참으로 보람 있었습니다.


2002년 04월 05일 (02:50)
==================
(후기: 내년(2006)부터는 식목일을 쉬지않는다니, 아이들 한식의 의미를 더더욱 모르겠네요-200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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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교단 이야기 2013. 1. 2. 11:19 Posted by 문촌수기

봄날은 간다

04/28/2005 09:52 am

:: 봄날은 간다.

안녕. 아이야.
꽃이 많이 피었구나.
봄날이 가기전에 들에 나가 꽃을 보려무나.
하얀 목련, 노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와 흐드러진 벚꽃.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라 소월이 노래했던가?
그저 꽃비 맞으며 콧노래 절로 나는구나.

"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내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 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佳人)과 같고."

정말 아름답구나. 누가 이 사월을 잔인하다 했을까?
사랑이 없다면 어찌 잔인하다 하지 않겠는가?

아이야.
이렇게 찬란한 봄날에 네청춘의 봄날에
네 청춘의 봄날이 다 가기전에
네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렴.
네겐 정말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이 무엇 있는지.
무엇이 너를 미치도록 하는지.

미칠 수 있는 청춘이 있다면
청춘은 참으로 아름답지 않는가?

아이야. 청춘아.
봄날이 가고 있다.
봄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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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권학문

교단 이야기 2013. 1. 2. 11:19 Posted by 문촌수기

권학문 : 도연명 - 잡시

04/13/2006 08:21 pm

권학문
<잡시> - 도연명

盛年不重來 성년불중래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신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젊은 날은 거듭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다시오지 않는 법.
때를 만났을 때마땅히 배움에 힘써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추구집에서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꽃은 다시 필 날이 있건만...
白日莫虛送(백일막허송)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그러니깐 '있을 때 잘해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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