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설레임을 갖고 산다는 것은 행복하다.
좋은 차를 기다리다보면 설레고, 우려 처음 마실 때 그 맛이 설렌다. 또한 예쁜 차호를 구해 바라보고 어루만질 때도 더 설렌다.
'완물상지(玩物喪志)'라며 경계하지만, 내 분수에 넘치지도 않는데 이 정도로 내 뜻이 상하랴?
이것도 즐기지 못하면 무슨 낙이 있겠는가?
오늘같이 눈물 가득 머금은 하늘에는 눈이라도 펑펑 내리면 더없이 좋겠다. 그 바램으로 차를 홀짝 마시며 아침부터 차호를 갖고 논다.
새삼 차호를 애무하며, 삼수ᆞ삼평을 이야기한다.
삼수(三水)란 출수, 절수, 금수를 말한다.
출수(出水)는 차(물)를 따를 때 목표지점인 다완이나 찻잔에 포물선을 그리며 한줄기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것을 말하고, 절수(切水)란
는 차따르기를 멈추었을 때 차호 물꼭지에서 찻물방울이 몸통을 따라 흘러내리지 않고 똑 끊어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고, 금수(禁水)란 차호 뚜껑의 공기구멍을 막았을 때 차(물)가 뚜껑 밖이나 물꼭지(출구)로 한방울도 흘러 내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차호에 따라 공기구멍이 뚜껑 손잡이 꼭지 위에 있지 않을 때는 공기구멍을 정확히 막을 수없다. 그러기에 금수란 차호뚜껑이 차호 입구부에 꼭 맞아서 차호를 기울렸을 때 뚜껑가장자리로 물이 새지 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쁜 것도 좋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공기구멍이 뚜껑 꼭지의 맨 위에 있는 것이 좋다. 왜냐면 차우림을 위해 뚜껑을 닫을 때 차호속의 공기가 뚜껑 구멍을 통해 곧바로 빠져나가기 좋기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기와 함께 찻물이 입구부에서 넘치기 쉽상이다.
위의 차호사진 셋 중에서 뚜껑의 공기구멍은 세번째의 나무 옹이모양의 황니(黃泥) 차호 뚜껑이 좋지만, 뚜껑을 잡기에는 첫번째 녹니 차호가 편하고 좋다. 절수 기능으로는 물꼭지가 살짝 기울어진 녹니 차호가 좋다.
이제 삼평(三平)을 말해 본다. 뚜껑을 열고 차호를 엎어둘때, 물꼭지(출수부)와 입구부와 손잡이 윗부분이 수평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아래 사진]
물론 차호를 고를때 절대적 기준이라고는 말을 못하지만, 적어도 물꼭지가 입구부보다는 높아야 찻물을 차호에 가득 담을 수있고, 찻잔이나 다완(공도배)에 따를 때도 안정적이다.
"왜, 차호를 여러개 갖느냐?"고 묻는다.
"그냥, 예뻐서!" 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이런 멋도 부려본다.
"일호불사이차(一壺不事二茶)"
하나의 차호에 두 차를 우리지 않는다.
"진짜로?" 뭐,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단니(緞泥)에는 생차를, 주니와 묵록니에는 숙차를 우린다.
+ 더하기
좋은 자사차호 고르는 쉬운 방법 5가지 (지유명차 유월의 자사차호 이야기)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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