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충(恭敬忠). 이 세 글자는 특별히 무겁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받아 맡겨진 것 같다. 그래도 전각을 배우며, 처음 작품으로 새겨 본 글자는 '경(敬)' 一字였다. 敬齋로 당호를 삼을까도 한다. 사람이 엄하지 못해 지키지도 못하고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새삼 <논어>를 다시 읽으니, 내게 공(恭)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겠다. 공(恭)자를 새겨 경계해야겠다. 공재(恭齋) 윤두서가 부릅 뜬 두 눈의 자화상을 그린 까닭을 알 것 같다.
글자는 쪼개보면 그 의미는 쉽게 밝아진다. 공(恭)자는 재방 변(扌)의 좌우 두 손(手)으로 받들어 올리는 모습을 나타냈고 그 아래에 마음[心]을 그렸다. 무엇인가를 공손하게 받드는 마음 자세이다. 경(敬)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사람[진실로 구, 苟] 뒤에서 손에 매를 들고 [칠 복, 攴] 훈계하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에서 유추해볼 때, 恭은 흐트러짐이 없고자 스스로 다잡는 마음이요, 敬은 일이나 사람을 대할 때 삼가고 조심하는 자세이다. 혼자라도 거처할 적에는 근신하며,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사람을 대할 때는 친절해야겠다
13‧19 樊遲問仁.
子曰: “居處恭, 執事敬, 與人忠.
雖之夷狄, 不可棄也.”
(번지문인.
자왈: “거처공, 집사경, 여인충. 수지이적, 불가기야.”)
번지가 인을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거처함에 공손하며, 일을 집행함에 공경하며, 사람 대하기를 충성스럽게 함을, 비록 오랑캐의 나라에 가더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
Fan Ch’ih asked about perfect virtue.
The Master said, ‘It is, in retirement, to be sedately grave; in the man- agement of business, to be reverently attentive; in inter- course with others, to be strictly sincere. Though a man go among rude, uncultivated tribes, these qualities may not be negl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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