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제대 앞, 성탄구유에 누운 아기예수를 찾아 동방박사 세사람 귀한 선물을 들고 경배하러 왔다. 동방에서 왔다하니 유대사람이 아니고 이방인이다. 이방인에게도 예수는 구세주임을 드러내셨다. 그 일을 기념하는 날이 주님공현대축일이다.

공현(公現)이라는 말은, '공적으로 나타나다'라는 뜻으로,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나셨음을 의미한다.
주님 공현 대축일(主公現 大祝日, Epiphany)은 가톨릭 교회에서 아기 예수님이 별의 인도를 받은 동방 박사들(이방인들의 대변인)을 통해 온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신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원래 날짜는 1월 6일이지만,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는 사목적 편의를 위해 1월 2일에서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낸다. 2026년 주님 공현 대축일은 1월 4일(주일)이다.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바친 세 가지 예물은 예수님의 신원을 상징한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의 이름은 전승에 따라 멜키오르(Melchior), 가스파르(Gaspar), 발타자르(Balthazar)이며, 성경 마태복음에는 이름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황금, 유향, 몰약이라는 세 가지 예물을 가져왔기 때문에 보통 세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술 작품에서는 여러 명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종종 노인으로 묘사되는 멜키오르는 아기 예수에게 황금을 바쳤다. 황금은 세상의 '임금'이심을 상징한다.
젊은 왕으로 묘사되는 가스파르는 유향(乳香)을 바쳤다. 유향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건조시킨 약재로 그것을 태워 신에게 바치는 거룩한 향료로 사용되었다. 유향은 '천주 하느님'을 상징한다.
흑인 왕으로 묘사되는 발타자르는 몰약(沒藥)을 바쳤다. 몰약은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소독과 방부와 향료로 사용되었다. 예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 돌아가실 '인간'이심을 상징한다.
가톨릭 성가 487번 '동방박사 세사람'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상징을 노래한 것이다.

[성가 487번 '동방박사 세사람]
1. 동방박사 세사람 귀한 선물 가지고 숲과 산과 강을 건너 별따라 갔도다.
2. 베들레헴 임금께 황금을 드렸으니 영원토록 온 천하를 다스리시도다.
3. 거룩하신 천주께 유향을 드렸으니 만백성 찬송하며 경배할지어다.
4. 땅에 묻히실 주께 몰약을 드렸으니 주는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도다.
5. 영화로운 임금님 하늘에 오르시니 알렐루야 알렐루야 노래할지어다.
[후렴]
아름다운 별이여 찬란한 샛별이여
새로 나신 예수께로 인도하여 갔도다
신부님은 새해를 맞아 우리들에게 '네번째의 동방박사'가 되어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께 어떤 선물을 드릴 것인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셨다.
[성화 읽기] - 동방박사의 경배

성화 해설
동방의 세 박사가 새로 탄생하신 왕께 경배를 드리기 위하여 먼 길을 여행하여 왔다. 네덜란드의 화가 브뢰헬은 이 작품에서 세 동방박사가 성모님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 예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바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노년, 중년, 청년으로 그려진 세 동방박사는 농부처럼 소박한 모습인데 그 중에서도 흑인 남자를 젊은 동방박사로 그린 것이 특이하다.
생명의 말씀 (마태오 복음 2,1-12)
1예수께서 헤로데왕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나셨는데 그 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이 말을 듣고 헤로데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예루살렘이 온통 술렁거렸다. 4왕은 백성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다 모아 놓고 그리스도께서 나실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5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서의 기록을 보면,
6'유다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결코 유다의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될 영도자가 너에게서 나리라' 고 하였습니다."
7그 때에 헤로데가 동방에서 온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정확히 알아 보고 8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가서 그 아기를 잘 찾아보시오. 나도 가서 경배할 터이니 찾거든 알려주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9왕의 부탁을 듣고 박사들은 길을 떠났다. 그 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마침내 그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10이를 보고 그들은 대단히 기뻐하면서 11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로 돌아가지 말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어린 시절에 누구나 한두 번쯤은 보물찾기 놀이를 해 보았을 것입니다. 돌 틈새 같은 구석진 곳에서 숨겨진 쪽지를 찾아내어 상품을 탔던 기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특별한 보물찾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바로 동방에서 온 박사들입니다. 별을 보고 구세주의 탄생을 알아 낸 그들은, 먼 곳으로부터 예루살렘에 와서 구세주를 찾습니다. 거기서 사제와 학자들의 도움으로 구세주의 탄생 장소가 베들레헴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구석진 작은 마을 베들레헴으로 간 동방박사들은 별의 인도로 구세주를 만나 뵙고, 대단히 기뻐하면서 예물을 드립니다.
동방박사들은 유다인이 아닌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경배했다는 것은 유다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도 그분을 구세주로 공경하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부활 이후 설립된 교회를 통해서, 모든 민족이 주님의 영광을 보고 몰려들 것이라는 이사야의 예언이 실현되어, “이방인들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면서 유다인들과 함께 하느님의 축복을 받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유다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들, 즉 모든 이의 구세주이십니다. 그분은 우리 모두의 ‘보물’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모든 인간을 내치지 않고 거듭 받아 주시는 대자대비하신 아버지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분 안에서는 아무리 큰 죄인이라도 자비와 용서를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을 정말 ‘보물’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습니까? 세상이 주지 못하는 희망과 위로와 힘을 그분에게서 얻습니까? 새로 시작되는 한해, 예수님을 진정 구세주로,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로 깨닫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보물로 깨닫고 체험하면 삶이 달라집니다. 다른 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면서, 그분처럼 자비와 사랑을 베풀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우리의 사랑이 비록 작고 보잘 것없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됐느냐고 책임 소재를 따져 묻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우리 곁에서 절망의 나락에 빠져들어 삶을 포기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 것입니다. 그 옛날 동방박사들은 예수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지만, 지금 우리는 이웃에게 힘을 주는 작은 노력을 예물로 바쳐야 할 것입니다.
(손희송 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004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인천주보, 2026. 1. 4
주님공현 대축일 오늘의 말씀
"인생의 별, 신앙의 별"
동방의 박사들이 별의 인도를 받아 아기 예수님께 이르렀던 오늘 복음의 말씀은, 이스라엘을 넘어 온 세상에 구원이 열렸음을 알리는 표징이었다. 주님의 탄생이 단지 한 가정의 기쁜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온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초대가 되었음을 교회는 오늘 기뻐 하며 선포한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밝게 드러났기에 교회가 생겨나고, 그 기쁜 소식이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전해졌음을 생각할 때 공현(公現)의 은총이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탄생을 기쁘게 맞이한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이 있었던 반면 예수님의 탄생을 맞아들이지 못한 헤로데와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있었음을 보게 된다. 가난하고 소박하고 진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선물이었지만 자기의 권력과 능력, 재산에만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게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위협이 되었다. 헤로데와 백성의 지도자들은 왜 예수님의 탄생을 맞아들이지 못했는가? 우리도 이들과 같은 모습일 때는 없는가? 묵상해 보게 된다.
사실 우리에게도 별이 위협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박해 시대에 빛난 별은 순교였을 것이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순교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두려움도 컸다. 순교가 빛나는 별이라면 우리는 그 별을 따라갈 수 있을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교회는, 삶에 서 마주하게 되는 가난과 병고, 사건과 사고와 같은 고통의 순간들 속에서도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찾아보라고 권고한다. 특별히 성인들은 이런 삶을 살아가시는 모습으로 교회의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보여 주셨다.
아기 예수님이 여관이 아닌 구유를 구원의 도구로 선택하셨듯 우리의 부족함과 아픔, 고통을 구원의 도구로 여기실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그 힘겨움은 언제나 혼란과 의문을 가 져온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인생의 별이 빛날 때, 우리는 신앙의 별을 만나게 된다. 미사와 성사, 기도, 성경, 희생과 봉사 등, 평화로울 때는 큰 관심이 없던 신앙의 별들이 특별한 모습으로 빛나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마태 2,9)
우리가 힘겨움 속에서도 묵묵히 신앙의 별을 따라가는 것은 바로 오늘 복음이 전해 주는 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신앙의 별이 인생의 별과 만나 멈추는 그곳에 주님이 계실 것이다. 그때에는 우리 삶에 왜 그 고통이 있었는지, 신앙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 다주었는지 우리가 온전히 깨닫게 될 것이다.
새해 첫 주일인 오늘, 우리는 작년에 우리가 보고 걸었던 그 신앙의 별을 놓치거나 포기하지 않고 올해도 성실히 따라갈 수 있기를 기도했으면 한다. 그날그날 주어지는 신앙의 은 총이 없이는 인생의 별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방에서 별을 따라 먼 길을 떠나온 박사들이 마침내 주님을 뵈었듯, 우리도 언젠가 주님을 온전히 뵙게 되는 은총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런 우리의 희망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환히 비추는 은총을 오늘 주님께 청해 본다.
이경일 토마스 신부 학익동 본당 주임
ㅡㅡㅡㅡㅡ
더읽기 ㅡ <여행자의 성당공부>에서
3. 장차 유대의 왕이 될 아기에 대한 경배
동방박사의 경배
ADORATION OF THE MAGI

예수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동방에 살고 있던 세 명의 박사는 세상을 구 할 이가 태어날 때는 반드시 신비로운 일이 생길 거라고 믿고, 그런 일을 발견하면 반드시 함께 그를 찾아가 경배를 드리자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예수가 태어나던 순간에 동방의 세 박사는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신비로운 큰 별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그 별이 훗날 유대의 왕이 될 아이가 태어났다는 증표로 알고, 세 가지 보물(황금, 유향, 몰약)을 가지고 찾아가기로 합니다.
그들은 먼저 예루살렘에 있는 헤롯왕(헤롯 1세 Herod 1)을 찾아가 그 아이가 어디 있느냐고 묻습니다. 장차 유대의 왕이 될 아기는 당연히 현재 유 대의 왕인 헤롯에게서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요.
헤롯왕은 동방박사들의 말을 듣고 당황합니다. 그리하여 율법학자들을 불러서 유대의 왕이 될 아기가 어디에서 태어났을지를 묻는데, 학자들은 아마도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거라고 대답합니다. 헤롯왕은 다시 동방박사들을 불러 그들이 신비한 별을 본 시기가 언제인지를 물어본 다음, "베 들레헴에 가서 그 아이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달라. 나도 찾아가서 그에게 경배드리겠다."라고 말합니다.
헤롯왕을 만나고 나온 동방박사들은 베들레헴으로 가는데, 처음에 보았던 큰 별이 길을 안내해 무사히 아기 예수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고 합 니다. 동방박사들은 갓 태어난 아기 예수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바치며 경배를 드렸다는 것이 성서의 기록입니다.
동방박사들이 예수에게 경배드린 후, 헤롯왕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려 하자 꿈에 천사가 나타나 그들을 만류했고, 동방박사들은 천사가 알려준 다른 길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피렌체 산 조반니 세례당의 천장화에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기 예수에게 경배드리는 동방박사들의 모습은 성당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란 종교는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톨릭'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1) | 2026.01.04 |
|---|---|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2) | 2026.01.04 |
| 성탄과 할렐루야. (0) | 2025.12.26 |
| 대림 4주일과 성탄구유 (0) | 2025.12.23 |
| 대림환 3개의 촛불이, (1) | 2025.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