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하느님의 어린 양, Agnus Dei

by 문촌수기 2026. 1. 25.

전례 시기에 관계없이 미사 때마다 거의 고정적으로 찬양되는  '미사 통상문(Ordo Missae)'은 Krie(자비송), Gloria(대영광송), Credo(신앙의 신비여), Santus(거룩하시도다), Agnus Dei(하느님의 어린양)가 있다. 이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불리는 통상문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이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자비를 베푸소서(×2)
Agnus Dei,
Qui to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Agnus Dei,
Qui tolis peccata mundi,
Dona nobis pacem.
ㅡ(성가 309장)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을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 세 번을 고백하며, 자비를 간청하고 평화를 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은 누구실까?
성가 160장에서 노래하고 있다.
하느님의 어린 양, 인자하신 예수
성체성혈 그 안에 계시는도다.


매번 미사를 드릴 때마다 신부님이 성체를 들고 신자들에게 보이시며,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라며 초대하신다.
이에 신자들은 응답한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이 기도는 백인대장의 신앙 고백(마태 8,8)에서 유래한 것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주님의 은총으로 치유되기를 간청하는 겸손한 고백이다.

매 미사마다 고백하는 이 기도문은 세례자 요한이 자기 쪽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향해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요한 1,29)라고 증언한 것에서 유래한다.

요한복음(1,29-34)을 읽어보자.
29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30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ㆍㆍㆍ
34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ㅡㅡㅡ
이상으로 보건데,
예수는 성자이시며, 하느님의 어린 양이며, 미사때마다 내안에 모시는 성체성혈이시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Filius Dei, 필리우스 데이)'이라고 증언하면 충분할텐데 요한은 왜 굳이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아뉴스 데이)'을 먼저 언급했을까?

Agnus Dei, Jan van Eyck, 1432

구약성경에서 어린양은 하느님께 드리는 대속제물로 등장한다.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고 할 때, 주님께서는 숫양을 대신 바치도록 배려하셨다 (창세 22장 참조), 그리고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빠져나오던 날 밤, 맏아들 대신 양을 잡 고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게 했다(탈출 12장 참조), 또한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의 넷째 노래에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털을 깎는 사람 앞에 잠자코 서 있는 어미 양처럼 입을 열지 않은 그는 우리의 악행과 죄악을 대신 했다고 예언자는 고백한다(이사 53장 참조)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1529), 안드레아 델 사르토

이처럼 사람들의 죄를 대신해서 혹은 제사를 드리는 사람을 대신해서 하느님께 바쳐지는 것이 어린 양이다.

'Agnus Dei'는 라틴어 발음으로는 '아그누스 데이'이지만, 교회 라틴어 발음으로 '아뉴스 데이'가 되었다.
나는 '아그누스, 아뉴스" 발음이 성녀 '아그네스, 아녜스(Agnes)'와 흡사하다. 아마 어원이 같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성녀 아녜스를 그린 성화에서는 어린 양이 함께 그려지기도 한다.

아녜스 성녀를 표현하는 그림이나 상본에 새끼 양이 등장하는 것은 6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서 성녀는 양을 팔에 안고 있거나 발밑에 두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아녜스 성녀와 양의 대비는 ‘아녜스’ 이름이 ‘어린 양’을 뜻하는 것과 더불어 그녀의 순결한 무죄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는 한편, 성녀가 양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칼에 찔려 순교했다는 전승을 기념하는 면도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팔리움은 매년 아녜스 축일에 축복되는 두 마리 어린 양의 털로 만들어진다. 양들은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 인근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키워져, 1월 21일 성 아녜스 성당에서 교황으로부터 축복을 받는다. 이때 한 마리는 흰색 모포, 다른 한 마리는 붉은색 모포에 쌓여 축복된다. 이는 각각 동정과 순교를 나타낸다.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50113500088

어린 양은 아녜스의 ‘순결’ 상징…양털로 만든 팔리움 ‘되찾은 양’ 의미

3~4세기경 로마에서, 12~13세 정도 나이의 소녀가 하느님만을 섬기겠다고 신앙을 증거하다가 순교했다. 바로 아녜스(Agnes) 성녀이다. 성녀는 성미술 전통 속에서 한 마리 양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www.catholictimes.org

'가톨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째 부르심을 받은 제자, 성 안드레아  (2) 2026.01.14
요한복음서 사가 요한  (1) 2026.01.12
주님 세례축일  (1) 2026.01.11
예수님이 열두 제자들을 부르심  (0) 2026.01.09
주님공현대축일  (2) 202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