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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아껴쓰기와 사랑하기 쓰레기가 넘쳐나는 세상을 산다. 일주일에 한번씩 분리 배출하는 날이면 일회용품, 포장 봉투와 박스 종이,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유리병, 고철 등이 쏟아져 나온다. 대체 이 많은 것들을 전국에서 다 모아 쌓으면 태산보다 높지 않을까? 음식 쓰레기는 또 어떻고? 이러다가는 후손들은 월E 영화처럼 쓰레기만 남은 지구를 떠나 우주를 유랑하진 않을까? 이럴 때는 죄를 많이 짓고 살아간다는 느낌도 든다. 죄 짓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다고 속세를 등지고 자연으로 돌아갈 용기는 없다. 그저 우리가 할 수만 있다면 아껴 쓰고, 생명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퇴직을 앞두고 마지막 수업시간, 나는 호주머니에 손수건을 꺼내 보이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시 아나바다 .. 2020. 4. 19.
0104 증자의 일일삼성 증자는 공자 만년의 제자이다. 공자 사상의 정통을 계승한 수제자답게 스승의 '道'를 '忠恕(충서)'로 요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신하였으며, '學而時習'하라는 首章句를 지침으로 면학하였다. 증자는 忠ᆞ信ᆞ習으로 일일삼성하였다. 나는 誠ㆍ謙ㆍ忠으로 一日三省하려 한다. "말한 것은 반드시 지켰는가? (하는 일에 정성을 다했는가?) - 誠(성) "다른 이에게 친절하였는가?" - 謙(겸)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았는가?" - 忠(충) 01ᆞ04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자 말하기를, "나는 날마다 세가지로 나의 몸을 살피노니,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함에 충실하지 않았는가? 붕우와 더불어 사귐에 미.. 2020. 4. 19.
0103 듣기 좋은 말 만하면? '양약고어구 이리어병 충언역어이 이리어행(良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 而利於行)' ~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심에서 나온 말은 귀에 거슬려도 귀담아 듣고 행동으로 실행하면 결국 이롭다는 말이다. 늘 듣기 좋은 말에 귀가 쏠리면 결국 나를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 입에 단 교언을 하면 간신이요, 귀에 거슬리는 충언을 하면 충신이다. 좋은 친구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기적 속내를 감추며 꾸미는 교언영색이 아니라, 애타적 진심에서 우러나는 '따말다미'를 전하자. 따뜻한 말한마디로 사람을 살리고, 다정한 미소로 사람을 달랜다.01ᆞ03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듣기 좋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하는 사람은 仁한 이가 적다." The Master.. 2020. 4. 19.
0102 뿌리가 튼실해야... 모든 생명에는 제각기 뿌리가 있다. 그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하면 생명을 이어가기 어렵다. 뿌리가 깊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 뿌리가 깊은 만큼 높고 크게 자란다.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그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 '저마다 그 뿌리로 돌아 가야한다(各復歸其根).'는 의 말을 새겨 듣는다. 위로 제 부모를 사랑하듯, 가로 제 형제를 사랑하듯이 하면 사랑은 온누리로 번져갈 것이다. 그러므로 효도와 우애야말로 사랑의 시작이며 뿌리가 된다. 세상을 제 가족같이 사랑하자. 01ᆞ02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군자는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仁의 道가 생긴다. 孝와 悌는 그 仁(사랑의 이치)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 "The superi.. 2020. 4. 19.
01학이편 01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공자는 자기 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며 스스로를 호학자라 자평하였다. 어느 경전이든 가장 첫머리에 나오는 문장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데, 유학의 으뜸이 된다는 의 첫 글자는 '學'이며 첫 구절은 '學而時習之'이다. 는 한마디로 호학(好學)하는 사람, 군자(君子)의 길을 이야기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學而篇 第一 01ᆞ01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 而不慍, 不亦君子乎?”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재미있지) 않겠는가? 벗이 먼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The .. 2020. 4. 19.
윤동주의 詩歌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 15편이 노래가 되어 음반으로 나왔다. 우리 국민들 누구나가 좋아하는 과 대표작도 담겨 있어 반갑다. 2015년은 광복 70주년의 해이며 그가 세상을 떠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더욱 뜻이 깊다. 가수 겸 작곡가 김현성이 윤동주의 주옥 같은 시들에게 노래와 선율을 입혔다. 김현성은 의 작사, 작곡자로 지금도 북콘서트를 꾸준하게 열고 있으며, 올해는 매 달 이대골목의 '문학다방 봄봄'에서 다양한 책을 노래로 들려주고 있다. 김현성은 백석 시인의 등 그의 대표작들을 담은 음반을 내기도 했다. 에서는 그가 다녔던 숭실중학교 학생들이 을 함께 불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소년들의 맑은 소리가 모여 추모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의 모든.. 2020. 2. 17.
다락ㅡ다묵일미(茶墨一味) 잘쓰든 못쓰든 붓글씨를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잘 배워뒀다. 퇴직하고 즐기기에 이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다시 를 펼쳐서 붓을 놀렸다. 지금까지는 아이들 가르치느라 논어를 읽고 배우고 썼다면 이제 즐기고 나를 위하여 배운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이란다. 이제서야 제대로 공부한다.차의 맛과 먹의 맛은 잘 어울린다. 그 맛을 어떻게 묘사할까? 흙냄새일까, 두엄 냄새랄까? 돌 맛일까? 풀 맛일까? 아무튼 차향과 묵향은 같은 맛이다. 하여 차를 마시며 붓을 들어 논다. '다향우수ᆞ다묵일미(茶香友壽ᆞ茶墨一味)' ~차향을 벗 삼아 건강하다. 차와 먹은 같은 맛이다.내친김에 차 맛에 걸인이 된 추사의 글을 임서해본다. '정좌처다반향초ᆞ묘용시수류화개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앉아있는 것은 차가 .. 2020. 2. 7.
다락(茶樂)-화기치상 차를 마시면서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보게된다. 다구에 이름을 붙이며 은유해보는 즐거움도 있다. 차를 우려내는 차호를 아버지라 부르고, 우린 차를 담아서 나누는 공도배나 다완은 어머니라 부르고, 차를 나눠 마시는 찻잔은 자녀라 부른다. 그렇게 다부ᆞ다모ᆞ다자라 이름하여 가족의 의미를 부여한다. 차호에서는 때론 연하게도 우려지고 진하게도 우려진다. 아버지의 살림벌이가 떠오른다. 많이 벌 때도 있고 덜 벌 때도 있지만 가족을 위해 애쓰시는 아버지의 헌신적 모습이 연상된다. 어머니는 가장의 벌이를 잘 모아 살림살이 하시면서 자녀들에 풍요롭게 나누신다. 그 살림의 모습처럼 공도배에서는 차의 맛을 중화하여 자식들에게 골고루 나눈다.다부, 차호에서 우려낸 차를 공도배(다완)는 걸름망을 통해 깨끗하게 담아서 자녀들인 .. 2020. 2. 6.
다락(茶樂)- 음다오품 차를 단순히 대화를 위하고 맛이나 약으로만 마시지는 않는다. 차를 마시며 더해지는 즐거움도 많다. 차와 단둘이 데이트하며 오감으로 느끼고 사랑한다면 그것도 행복 더하기가 될 것이다. 누가 다선일미라 했던가? 온전히 차와 마주하면 절로 선(善)해지며, 선(禪ᆞ仙)에 다가간다.[히비스커스 허브차]찻물을 내릴 때 채워지는 맑은 소리, 차가 우려질 때 차호 속에서 깨어나는 찻잎의 기지개 펴는 소리를 듣는 귀의 즐거움. 고운 차호와 찻잔을 바라보고, 우려진 차의 투명하고 맑은 색깔을 감상하는 눈의 즐거움. 찻잔을 들어 마시기 전에 먼저 전해오는 차향을 맡는 코의 즐거움. 한모금 머물고 혀를 굴리며 그 맛을 보는 입속의 즐거움. 비운 차호나 찻잔을 감싸쥐고 간직하고 있던 온기를 받아들이는 손의 즐거움. 음다(飮茶).. 2020.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