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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9 공경충(恭敬忠), 공손하고 존경하며 충실한 삶 공경충(恭敬忠). 이 세 글자는 특별히 무겁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받아 맡겨진 것 같다. 그래도 전각을 배우며, 처음 작품으로 새겨 본 글자는 '경(敬)' 一字였다. 敬齋로 당호를 삼을까도 한다. 사람이 엄하지 못해 지키지도 못하고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새삼 를 다시 읽으니, 내게 공(恭)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겠다. 공(恭)자를 새겨 경계해야겠다. 공재(恭齋) 윤두서가 부릅 뜬 두 눈의 자화상을 그린 까닭을 알 것 같다. 글자는 쪼개보면 그 의미는 쉽게 밝아진다. 공(恭)자는 재방 변(扌)의 좌우 두 손(手)으로 받들어 올리는 모습을 나타냈고 그 아래에 마음[心]을 그렸다. 무엇인가를 공손하게 받드는 마음 자세이다. 경(敬)자는 무릎을 꿇고 앉은 사람[진실로 구, 苟] 뒤에서 손에.. 2021. 6. 1.
1317 欲速則不達, 안단태 하자. '욕속즉부달, 소탐대실'. 익히 잘 알고있다. 그런데도 앞서고자 애쓰고 작은 이익도 아까워 한다. 늦으면 뒤쳐지고 기다리면 손해라 여긴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고 안달이다. 결국 애간장만 태우다 소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안단테(andante) 하자. '느리게'라는 뜻이지만 , '걸음걸이 빠르기'다.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발걸음이다. 이제 安單泰(안단태)로 살아보자. 이렇게 살다보면 심신이 편안하고, 단순하고, 태평할 것이다. 13‧17 子夏爲莒父宰, 問政. 子曰:.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 則不達; 見小利, 則大事不成.” (자하위거보재, 문정. 자왈: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 즉불달; 견소리, 즉대사불성.) 자하가 거보의 읍재가 되어 정사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속히 하려고 하.. 2021. 6. 1.
1316 近者悅, 遠者來 - 기뻐하며 찾아 오게하라.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정치,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자를 모으고, 모사꾼을 물리쳐야 한다. 누가 모사꾼인지 어떻게 가려낼까? 먼저, 많이 배웠지만 말이 앞서는 자를 물리쳐야 한다. 그들은 앎과 삶이 다르고,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두 뼘도 되지 않건만 내려가질 못한다. 그러니 손발은 보이지도 않을 만큼 멀다. 밑빠진 독처럼 입으로 다 새어 버리기 때문이다. 구린 내 나는 곳에 구더기 먼저 끼고, 향기 나는 꽃에 벌 나비 찾아 온다. 이것도 결국 군주하기 나름이다. 13‧16 葉公問政. 子曰: “近者悅, 遠者來.” (엽공문정. 자왈: “근자열, 원자래.”) 섭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까이 있는 자들이 기뻐하며, 멀리 .. 2021. 5. 28.
1306. 不令以行 不言之敎, 어떻게 가능할까? 정치 어렵지 않다. 바르게(正) 살면 된다. 나라의 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위정자의 영(令)이 먹히지 않는 까닭은 위정자들이 먼저 법을 어기고,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다. 계강자가 정사를 물었을 때 대답하시길, '政者正也, 정사란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라고 하시며, "그대가 바르게 솔선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子帥以正, 孰敢不正ㆍ자솔이정, 숙감부정-안연12.17)"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위정자가 참으로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苟正其身矣, 於從政乎何有? 不能正其身, 如正人何?-자로13.13)”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이 하라는대로 하지않고, 하는 대로 한다'는 구나. 어른들이 먼저.. 2021. 5. 27.
1303, 必也正名, 반드시 명분을 바로 잡겠다. 공자의 십대 제자 중에 자로와 염유는 政事에 밝았다. 이들은 종종 스승에게 정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여쭈었다. 자로가 정치를 묻자, 공자께서는 "솔선하며 부지런히 해야 한다(先之勞之ㆍ선지노지)." 더 말씀해 주실 것을 청하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無倦ㆍ무권)."고 하셨다(13ㆍ01). 모든 정사가 일반적으로 그러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자로가 이번에는 다르게 질문을 드렸다. "위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사를 맡기려 하시니, 선생님께서는 장차 무엇을 먼저 하시렵니까?" 선생님께서 중요하게 여기는 정사의 핵심을 여쭌 것이다. 공자께서는 정명(正名)이라며, '명분을 바로 잡는 것'이 먼저라고 말씀하셨다. 이름답게 살아야 겠다. 똑바로 살아야 겠다. 말부터 앞세우지 말아야 겠다. 말했으면 반드시 지.. 2021. 5. 27.
글과 그림 畵文 ㅡ 김환기 김환기는 글과 그림이 되는 화가였다. 1930년대부터 문예지에 화문(畵文)을 발표하였다. 옛 선비들의 문인화의 '화중유시'의 전통이 이것이다. 그 중 하나를 덕수궁 석조전 전시회,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에 만났다. 그림 제목은 , 간단하지만 그 안의 화제(畵題)가 재밌다. 김환기, , 1958 /환기재단·환기미술관 제공 1958년 파리에서 가족을 그리며 그렸다. 이하, 스크랩ㅡㅡㅡㅡㅡㅡ 그가 프랑스 파리에서 1958년 10월 16일에 그린 작품의 화제(畵題)를 읽어보자. “시월달 깊은 밤에 깊은 밤 시월달에 괴롭고 또 괴롭고 오만가지 생각에/ 깊은 밤 시월달에 시월달 깊은 밤에 깊은 밤에 오만가지 생각에 괴롭고 또 괴롭고.” 이것은 시인가 노래인가 절규인가? 이때 김환기는 김향안과 함께 파리에 있고.. 2021. 5. 17.
1224 以文會友 - 이상의 아름다운 우정 훨친한 키에 반항적인 외모를 가진 이상과 대조적으로 키가 무척 작은 구본웅의 모습을 보면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친구 같다.(아래 삽화) 본웅은 젖먹이때 척추를 다쳤다. 어릴 적 친구들은 본웅을 꼽추라며 놀렸다. 그런 놀림 속에서도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 곁을 지켜준 아이가 있었다. 바로 김해경(金海卿)이다. 해경이와 본웅은 단짝 친구가 되었다. 그 우정은 커서도 계속되었다. 해경은 본웅이 덕분에 이름도 이상(李箱)으로 고쳤다. 성까지 바꾸다니 참으로 이상한 친구다. 畵文之友(화문지우), 그들은 그림과 글을 나누며 아름다운 우정을 이어갔다. 12‧24 曾子曰: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 (증자왈: “군자 이문회우, 이우보인.”) 증자가 말씀하였다. "군자는 문으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서 인을 돕는다.".. 2021. 5. 15.
1223 忠告善導, 권면하는 친구사이 하나의 몸에 머리가 둘인 새가 있었다. 머리의 이름은 카루다와 우바카루다였다. 두머리 중 한쪽이 잠이 들면 다른 한쪽은 깨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교대로 서로를 지켜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루다는 나무에 달린 열매를 보고 혼자 맛있게 먹었다. 잠에서 깨어난 우바카루다는 자기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는데 배가 불러서 물었다. “카루다야. 같이 먹어야지, 왜 혼자 먹었어?" “아니, 우리는 한 몸이니깐, 내가 먹는 것이 결국 네가 먹는 것과 마찬가지 잖아.” 이번에는 카루다가 잠이 들었다. 우바카루다는 지난 번 카루다가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어버린 일이 괘씸해서 복수할 생각만 갖던 참이었다. 마침 독이 든 열매를 발견하고 얼른 그것을 먹었다. 우바카루다는 배탈이 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후회해도.. 2021. 5. 15.
1220 같은 말 다른 뜻, 達과 聞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한의 말이 달라지고 있다. "일 없습네다."라는 말은 북한에선, "괜찮다."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남한에서는 "소용없다, 필요없다, 상관 말라."는 뜻으로 들린다.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라고 부른다. 낙지 볶음을 주문하면 오징어 볶음이 나온다. 이렇게 말이 같아도 뜻이 다르고, 같은 것을 보고도 말을 달리한다. 사는 길이 다르니 말도 달라지나보다. 제자 자장(子張)이 스승에게 여쭈었다. “선비가 어떠해야 통달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통달’이라는 게 무슨 뜻이냐?” 자장이 대답했다. “나라에서나 가문에서나 유명해지는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건 소문일 뿐, 통달이 아니다." 명예를 구하는 이가 어찌 달인에 이를.. 2021.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