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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103

BPO,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해설음악회 어린이집에서 손녀아기 기침이 심하다며 전화가 왔다. 병원에 데려갔다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연주회 가기를 포기하려 했다. 다행히 딸네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간에 맞춰 들어왔다. 오늘도 오길 참 잘했다. 역시 부천필이다. 오늘 이 연주를 듣지 못했다면 무척 아쉬울 뻔 했다. 유정우 음악평론가와 함께하는 올해의 마지막 해설음악회이다. 내 생애에 처음 들어보는 곡을 이렇게 아름답게 들을 수 있다니! 게다가 최애의 카르멘을 타악기로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어 내다니! 그것은 하늘이 만드는 번개소리였고, 천둥소리였고 바람의 소리였고 은총의 소리였다.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해설음악회V 클래식 플레이리스트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2023년 11월 17일(금)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김홍식 해설> .. 2023. 11. 18.
BPO 브람스와 생상스 통일바라기들의 인문학 산책을 돕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다리던 BAC로 갔다. 브람스와 생상스의 관현악곡을 들었다. 특히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무척 기대되었다. 일부러 오늘은 오케스트라 뒷자리를 마련했다. 오르간 연주 모습과 지휘자의 표정을 느끼고 싶어서. 늘 그렇게 여기지만, 1만원의 행복이 이렇게 크다는 것에 감사하다.커튼콜카타로그지휘 요나스 알버 Jonas Alber,Conductor바이올린 이경선 Kyung Sun Lee, Violin첼로 양성원 Sung-Won Yang, Cello오르간 김지성 Jisung Kim, Organ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Bucheon Philharmonic Orchestraㅡㅡㅡ■월튼, 대관식 행진곡 W.Walton, Crown Imperial:A Coronation .. 2023. 11. 11.
화가 장욱진과 藝술 술을 잘 못하는 나는 술을 멋있게 잘 마시는 사람이 부럽다. 주정부리지 않고 좌중을 흥겹게 하며, 그러면서도 말 많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끝낼 줄 알며, 이튿날이면 아무런 일도 없었던처럼 맑게 깬 모습을 보이는 이가 정말 멋있고 부럽다. 술 중에 최고의 술은 '예(藝)술'이란다. 술과 예술은 통하니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술과 예술의 신,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박쿠스-로마의 신)는 술의 신이며 감성적 인간의 상징이다. "삶은 예술을 통해서 구원된다"고 말한 니체는 아폴론적인 삶과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겸비할 것을 강조하였다. 나는 이것을 이성과 감성의 조화로 이해하면서 공감하고 아이들에게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봤다. '나는...좀 디.. 2023. 11. 8.
화가 장욱진의 아내, 진진묘 우리집 거실 성모상 옆에는 그림 두장이 액자에 놓여있다. 장욱진의 와 그림이다. 함께 간 아내가 특별히 맘에 들어 기념으로 싼 값으로 구입해왔다. 가격은 싸지만 감동은 볼 때마다 변함없이 이어진다. 지난 10월, 덕수궁에서 장욱진의 회고전을 보고와서 장욱진 화백에 관한 글을 읽었다. 다시 그의 천진난만하고 따뜻한 그림들이 보고 싶어진다. 화보책이라도 사들고 올 걸 그랬다. 다시 덕수궁으로 갈까보다. 아래> 최순우의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책(학고재) 중에서 장욱진의 아내에 관해 쓴 글의 일부 ㅡㅡㅡㅡㅡ 몇 해 전 가을 동아일보에 예술가의 아내로서 취재된 그 부인의 말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금 장 화백은 정말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과 부럽구나 하는 생각을 번갈아 했었다. 부인의 말 중에는이러한 구절이 있었다.. 2023. 11. 8.
마지막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 더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참 좋은 가을. 중앙공원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 그 바로 앞의 부천아트센터. 아침 일찍 헬스장 들러 간단히 운동하고 둘이서 강연 시간에 맞춰 길을 나섰다. 오늘은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감상하며 그의 생애를 음악평론가 조희창 선생의 강연으로 듣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에 러시아에서 태어나, 광기(狂氣)의 20세기 전반을 살면서도 낭만을 지켜온 '마지막 낭만주의자(Last Romantist)' 라흐마니노프. 그의 첼로소나타 3악장(Op19)은 이 가을 맑은 하늘과 낙엽에 너무 잘 어울린다. 첼리스트 얀 포글러(Jan Vogler)와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Hélène Rose Paule Grimaud)의 연주가 아름답다. 아니 그 보다 영상이 더 매력적이다.. 2023. 10. 25.
가족사랑, 장욱진 그림 장욱진 화백의 그림은 동화같다. 단순하고 간결하면서 따뜻하고 친근하다. 아이들도 따라 그릴 만큼 쉬워서 행복하다. 장욱진 화백은 까치와 동그라미와 아이들과 가족화를 많이 그렸다. 가족은 생의 시종(始終)이며, 복의 원천이요, 위안의 요람이다. 집의 울타리도 둥글고, 나무도 달항아리처럼 둥글다. 아이의 얼굴도 해를 닮아 둥글다. 그래서 넉넉한 미소가 번진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아이가 되어 엄마를 찾고 고향 집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더 건강해진다. 그러나 지금은 없는 엄마와 고향, 그래서 더욱 그의 그림을 그리워한다아래 그림은 근래 '60년만에 돌아온 장욱진의 첫 화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손가락 하나와 한뼘의 크기도 되지 않는 작은 그림이지만 장욱진 가족의 행복은 한량없이 넉넉하다.초현실적인.. 2023. 10. 24.
나날이 좋은 날, 일일시호일 저자거리에서 나물을 파는 할멈은 맑은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매냥 슬픈 얼굴을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장마지거나 가뭄이 지면 나날이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었습니다. 저자길을 자주 지나던 스님이 그 모습을 보고는 무릎을 굽혀 이 울보 할멈에게 물었답니다. "어찌 할멈은 매냥 우시오. 그 사연이나 함 들어봅시다." 슬픈 마음을 하소연할 길 없어 답답하던 터에, 때 마침 자비롭게 물어보는 스님이 여간 고맙지 않았습니다. 할멈은 신세 타령을 늘어 놓습니다. "아, 글쎄. 이내 신세 어찌나 박복한지요. 영감 일찍 저 세상 보내고 어렵게 어렵게 두 딸년을 키웠건만, 큰 딸은 짚신장수한테 시집가고, 작은 딸은 우산장수한테 시집을 갔지 뭡니까? 가뭄이 길어지면 작은 딸네 우산이 안 팔릴 것이고, 장마 때가 되면 큰 딸네 .. 2023. 10. 20.
사이와 그 너머 모네가 "포플러 연작"을 그린 것은 당시 유럽에 유행했던 '자포니즘 (Japonism)'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 를 본 모네는,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사물의 사이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당시 유럽에선 그려지지 않던 풍경이었다. "사이와 그 너머, between and beyond, 間과 超, inter et ultra, Meta" 지금 여기에 있는 나, 그것에 감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나와 너 우리 사이에, 지금을 넘어서 내일은, 여기를 벗어나 저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는 것은 더더욱 소중하다. 2023. 10. 6.
한국근현미술전 1. 박생광, 구본웅, 이인성 박생광, 이름 만큼이나 그림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허허!, 그의 호도 그렇다. '그대로' #박생광 그대로 "최근 내가 의식적으로 한국적 시리즈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흑자는 구태의연하다고 하나, 나는 그것이 바로 나의 진실된 현대화라고 생각한다. 촉석루가 있는 유서 깊은 곳에서 논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민족을 생각하고, 고색창연한 원색단청을 항상 생각하며 자랐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내 그림의 세계가 펼쳐진 것 같아..."#구본웅 '내 나이 41, 생활의 대부분과 미술생활의 전부가 왜정의 그물 속에서 지냈다. 나의 미술적 수학 내지 수업이 왜정의 손끝에서 되었다..(중략).. 나는 솔직히 말하노니, 나의 뇌수를 청소시키지 않고는 참다운 나를 찾지 못할 것이며, 그 청소는 쉽사리 일조일석에 완전치 못할 것이.. 2023.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