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게 (臨終偈) - 큰 스님들 죽음을 맞이하며 쓴 시(스크랩) 

*임종게(臨終偈)
고승들이입적할때수행을통해얻은깨달음을후인들에게전하는마지막말이나글.


작년에입적하신청화(淸華)스님의臨終偈
“이세상저세상/오고감을상관치않으나/은혜입은것이대천계만큼큰데/은혜를값은것은작은시내같음을한스러워할뿐이네.(此世他世間去來不相關蒙恩大千界報恩恨細澗)"


재작년겨울열반에드신월하대종사의臨終偈
"一物脫根塵頭頭顯法身
한물건이이육신을벗어나니/두두물물이법신을나투네.
莫論去與住處處盡吾家
가고머뭄을논하지말라/곳곳이나의집이니라."


어린아이와같은동심을늘지녀`천진불'로일컬어졌던서옹스님
"운문에해는긴데이르는사람없고(雲門日永無人至)
아직남은봄에꽃은반쯤떨어졌네(猶有殘春半落花)"
"한번백학이나니천년동안고요하고(一飛白鶴千年寂)
솔솔부는솔바람붉은노을을보내네(細細松風送紫霞)"


덕암스님
"나고죽는것을열반이라하나또한상이없다(生死涅槃亦無相)
만약사람이나한테가고오는곳을묻는다면(若人問我去來處)
붉은해가극각세계를비추며구름이무여흩어지는거와같다(雲散紅日照西天)"


정대스님
"올때도죽음의관문에들어오지않았고(來不入死關)
갈때도죽음의관문을벗어나지않았도다(去不出死關)"


서산대사
"삶이란한조각구름이일어남이요
죽음이란한조각구름이스러짐이다
구름은본시실체가없는것
죽고살고오고감이모두그와같도다."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생사거래역여연)


지지난해 봄에 입적하신 서암스님(전조계종종정)은
입적하기 전 제자들이 열반송을 간청하자
"나는 그런거없어"라고 잘라 말했다.
제자들이"그래도 누가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요?"라고 재차 간청하니
스님은"달리할말이없다. 정 누가 물으면 그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그게내열반송이다"고대답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공자의 사생관 : 未知生焉知死

제자 계로가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귀신을 섬겨야 합니까?"
이에 스승은 되 묻는다.
"사람 섬기는 일이냐? 귀신 섬기는 일이냐?"

그 물음을 분명히 파악하시기 위함이며 제자에게 자기 물음에 다시 깊이 생각해보게 하심이다.

이에 제자는 "감히 죽음을 여쭈는 것입니다."
사람 섬기는 일은산 이에게 하는 일이고, 귀신 섬기는 일은 죽은 이를 받들어 제사 드리는 일을 뜻하는 것이다.

이에 공자님께서 명답을 내 놓으신다.
아니 답이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라는 더 큰 의문을 제자에게내 던지신다.

"삶을 알지 못하는 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未知生焉知死)"

과연 공자는 삶도 알지 못하고 더더욱 죽음도 알지 못하였을까?

 

계로와 공자님의 말씀에 정이천은이렇게 주석한다.

"낮과 밤은 생사의 도리이다. 생의 도를 알면 사의 도를 알 것이요, 사람 섬기는 도리를 다하면 귀신 섬기는 도리를 다할 것이니, 삶과 죽음, 사람과 귀신은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이다."

생사의 문제를 과연 공자는 알았을까 몰랐을까? 그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우리들로 하여금 삶에 충실하고 가까운 사람들-부모 형제 친구 이웃-에게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히 말씀하신 것이겠다.

'죽음을 모르신다' 하셨지만 모르신 것은 아닌 것 같다.
공자는
제자 안회의 죽음에 통곡하면서 말씀하셨다.

"‘아! 하늘이 날 버렸구나. 하늘이 날 버렸구나(噫! 天喪予, 天喪予!)"

안회는 살아서 학문을 좋아했건만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가 너무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버렸다. 그런 제자가안되었기에 너무나도 불쌍해서 통곡하신 것이겠다. 죽음 이후가 기쁨이고 안락이라면 그렇게 불쌍하진 않았을 게다. 죽음은 현재와의 영원한 단절이고 사라짐인가 보다.

 

공자님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당장 오늘 저녁에 죽어도 좋다. 아침에 도(道)를 들을 수 있다면," - 朝聞道, 夕死可矣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10 Posted by 문촌수기

(15)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지난 여름 몇몇 선생님들과 고창 선운사 도솔암을 올랐습니다.
본시 도솔암을 찾은 까닭은 도솔암 위에 동학비기의 전설이 스며있는 마애불상이 있다기에 그 현장을 직접 만나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바쁜 걸음으로 오르는 도솔암의 계단 위에서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짧은 경구의 말씀을 하나 보았습니다.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주지스님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면 내방객의 방문이 자칫 스님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용히 다녀 가십사하는 뜻을 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찡해오는 희열을 느꼈으며 '마애불상의 배꼽'도 잊은 채 이 말씀만 입속과 마음속에서 되뇌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서도 그러했으며, 이 한 여름은 온통 이 한마디 말씀을 화두로 삼아 그렇게 명상하고 기뻐하였습니다.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세상사 태어나서 이름 남기고 업적 남기고 흔적을 남기고 그리고 쓰레기도 남기고 하물며 죄도 짓고 이렇게 저렇게 업(業)을 쌓으며.........그렇게 살아가지 말고, 그저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가는 것 또한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그저 아니 온 듯 살다가 아무도 간 줄 모르게 가는 것 또한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또 흔적을 남겼네요. 이런 이런....... 쯧쯧.

 

at 02/04/2005 06:13 pm comment

글이 너무 좋아서 허락없이 퍼갑니다. 선생님 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어디로 가는 걸까?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9 Posted by 문촌수기

(14)어디로 가는 걸까?

무서운 꿈을 꾸었다며 한밤중 제 방에서 엄마, 아빠 방으로 건너와 잠을 잔 딸아이는 이제 10살입니다. 아침 햇살에 눈을 비비며 이부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꿈 꾼 이야기를 합니다.

" 아빠, 나 무서운 꿈 꿨어.
아빠랑, 엄마랑, 내가 높은 기둥을 올라가고 있는 거야.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
근데 참 이상했어.
어디로 가는지를 몰라서 엄마에게 물었어.
'엄마, 우리 어디에 가는 거야?'라고 하니,
엄마는 '나도 모르겠어. 아빠한테 물어봐'라 하는 거야.
그래서 큰 목소리로 '아빠! 우리, 어디 가?'라 물었거던.
그러니 아빠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라 하잖아.
기둥 밑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도 갑자기 기둥으로 올라오잖아.
그 사람들은 무척 빨랐어.
결국 우리를 넘어서 먼저 올라가고 있는거야.
그런데.....
내가 위로 쳐다보니 그 사람들은 다리가 하나도 없었어.
아빠,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어린 아이의 개꿈이려니........하며 웃어 넘겨버리기엔 너무도 이상한 꿈 이야깁니다.
내 아이와 내 아내를 데리고 가면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가는 나의 모습을 세수하면서, 아침밥을 먹으면서, 출근을 하면서 곰곰이 그려보고 돌아보았습니다.

"대체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 목련꽃이 피어나는 2001년 4월 13일 금요일입니다. 황보근영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산다는 것은?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8 Posted by 문촌수기

(13)산다는 것은?

Category: 삶과 죽음에 대하여, Tag: 여가,여가생활
09/19/2004 12:39 pm
어느 누가 말했더라.
산다는 것은 뭐....'만남'이랬다나? 아니 뭐라했는지 모르겠네...
그러면서 날 더러 '삶이 뭐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길래,

"삶. 그건 의무라고 생각해요.
세상 어느 누구도 스스로 선택해서 태어난 삶을 살진 않을 거요.
그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게 맡겨진 것이지요.
그것을 잘 지켜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보존해야 할 책임으로서의 삶, 그 삶은 '생명'으로서의 삶을 말한 것입니다.
또한 선택하는 삶이 따로 있지요. 그건, '생활'로서의 삶입니다.
그건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선택하여 가는 것이지요.
학문, 결혼, 직업 그리고 가족 (어쩌면 죽음까지도...)
그런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 생각합니다.
맡겨진 '생명'으로서의 삶,
선택하는 '생활'으로서의 삶
그 모두는 바로 '의무'입니다."

그러니 그 분은 내게, "선생님의 삶은 참 무겁고 힘든 것이겠군요."라더구나.
그게 아닌데..........
그래서 그냥 빙그레 웃고 치웠지.

2001. 1. 17 문촌 황보근영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0) 2013.01.03
어디로 가는 걸까?  (0) 2013.01.03
산다는 것은?  (0) 2013.01.03
무상본연(無常本然)  (0) 2013.01.03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무상본연(無常本然)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7 Posted by 문촌수기

(12)무상본연(無常本然)

Category: 삶과 죽음에 대하여, Tag: 여가,여가생활
09/19/2004 12:37 pm
어제의 기쁨이 오늘의 슬픔으로 다가와 삶을 허무하다고 합니다.
어제의 해가 오늘의 해 인걸 세상사람들은 다르다 합니다.
항상 늘 그러한 것인데 세상사람들 아니라 합니다.

무상변화입니까? 항상불변입니까?
갑자을축입니까? 세세연연입니까?

그래도 세상사람들 가는 해를 보면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합니다.
그래서 깨닫지 못한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갑자을축을 나누며
내 것 네 것을 따지며, 오고감의 무상함에 덧없어 하며 감상에 젖곤 합니다.

그러나 그 무상함도 '늘 그러함'(항상)의 모습일 뿐이지 않습니까?
오고 감이 본시 그러함(본연)이며, 남과 죽음이 본시 그러함(본연)인데
'아니다아(anitya)', 무상함이 '본시 그러함(본연)'인데...
세상 깨우친 자들은 또한 무상함과 항상함이 다르다 합니다.

여기 서산대사님(淸虛禪師 休靜)의 글을 한 수 옮깁니다.
'오고감의 덧없음(無常)'과 삶과 죽음의 '본시 그러함(本然)'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합니다.

"어두워 한 가지에 함께 자던 새.
날 새면 서로 각각 날아가나니.
보아라 우리 인생 이와 같거늘
무슨 일로 눈물 흘려 옷을 적시누."

어제와 같은 오늘하루가 가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오면 사람들은 새해라며 벅찬 가슴으로 기뻐합니다. 그런 섣달 그믐밤입니다.

2000.12.31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로 가는 걸까?  (0) 2013.01.03
산다는 것은?  (0) 2013.01.03
무상본연(無常本然)  (0) 2013.01.03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소크라테스의 죽음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5 Posted by 문촌수기

(11)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알렉산드로스를 가르치는 아리스토텔레스, 프랑스 화가 Charles Laplante 1867-1900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플라톤, 알렉산더와의 만남]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는 달리 야만국 북쪽의 마케도니아 사람입니다. 그는 방탕한 젊음을 청산하고 위대한 스승 플라톤을 찾아 아테네의 아카데미아로 들어왔습니다. 윌 듀란트의 말을 빌리면 이들 師弟'둘 다 천재였으며, 그리고 천재끼리는 다아나마이트와 불처럼 잘 어울린다'고 하였습니다. 플라톤은 이 호방하고 기묘한 새로운 제자의 위대함을 인정하고 그를 '아카데메이아의 정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예지의 화신'이라는 뜻입니다.

'청출어람 청어람 -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도 더 푸르다'라는 말처럼 제자는 스승의 능가하는 지혜를 가졌나 봅니다. 늙은 스승은 제자에 대해 '젖을 다 빨아먹고 어미 소를 차는 송아지'와 같다고 했습니다.
이국 땅 아테네에서 현인이 된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의 난폭한 태자 알렉산더의 스승이 됩니다. 플루타크는 [영웅전]에서 이렇게 전해줍니다.

"알렉산더는 비록 생명은 아버지로부터 받았으나,
생활의 슬기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배웠다고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저자로 잘 알려진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청년 알렉산더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시아를 정복하겠다는 알렉산더에게 그것이 너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물었는데, 알렉산더는 도시를 정복하고 요새를 만들어 스스로 왕임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이에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정신을 정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음을 얻어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뜻이죠. 알렉산더는 그제서야 아시아인들에게 그리스의 문명을 알리고, 그들에게 야만적인 힘을 절제할 수 있는 통제력과 지고한 선인 자유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계몽하겠다고 말했답니다.


두 명의 마케도니아인, 스승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상으로 세계를 통일하였으며, 제자 알렉산더는 정치적 역량으로서 세계를 통일하게 됩니다. 그러나 야만적인 마케도니아에게 정복당한 아테네인들은 알렉산더를 미워하였으며, 당연히 아리스토텔레스도 미워하게 됩니다.

[알렉산더의 죽음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망명]
불행하게도 제국의 황제 알렉산더는 일찍 죽고 맙니다(323 B.C). 독재자의 죽음으로 마케도니아는 몰락하고 아테네는 환희의 독립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도와 제사를 무용지물이라고 가르친 혐의]로 고발되고, 위대한 현인(賢人) 소크라테스를 죽인 군중들보다 더 강한 적의에 찬 이들에게서 재판을 받고 사형에 당하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현명하게도 아테네로 하여금 두번 다시 철학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망명을 선택합니다. 두 번의 죄라니? 첫 번째가 바로 소크라테스를 죽인 죄이며, 두 번째는 바로 자신마저도 죽이는 죄를 말하는 것입니다. 당시 아테네에서는 피고인은 언제나 추방을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었다합니다. 아마 소크라테스 때에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친구 크리톤의 탈옥 권유마저도 마다하고 악법도 법이다며 망명을 선택하지 않고 소크라테스는 당당하게 독배를 마시고 죽었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게 당당하지 못했습니다. '아테네를 위한다.'는 변명으로 아테네를 떠나게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살과 그리스의 몰락]
사형 선고는 피하였지만 운명은 이미 그를 불렀습니다. 아테네를 떠난 지 2, 3개월 후에 그는 쓸쓸히 죽었습니다(322 B. C). 일설에 의하면 이 늙은 철학자는 급변한 사정에 절망한 나머지 독약을 마시고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사형은 아니지만 결국 소크라테스처럼 그렇게 제 운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같은 해에 아리스토텔레스와 알렉산더를 신랄히 비판하며 아테네 군중들을 흥분시킨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도 독약을 마시고 따라 죽었습니다. 그리스는 최대의 지배자, 최대의 철학자, 최대의 웅변가를 모두 잃고 영광의 불꽃을 로마로 전해주면서 역사의 무대를 아쉬워하며 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

참고로, 대지성 아리스토텔레스를 욕되게 하는 전설도 있지요.
바로 알렉산더 왕자에게 '여자를 멀리하라'는 가르침을 전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파리스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앙갚음을 하면서 제자와 스승을 떼놓기로 작정하며 아리스토텔레스를 유혹하는 이야기랍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여기서 생략하기로 합니다. 다만, 그 야담은 확대 재생산되다시피 많이 그려졌으며 그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작가불명, 아쿠아마닐, '아리스토텔레스와 파리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다는 것은?  (0) 2013.01.03
무상본연(無常本然)  (0) 2013.01.03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소크라테스의 죽음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2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플라톤의 삶과 죽음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4 Posted by 문촌수기

(10)플라톤의 삶과 죽음

바티칸 궁전의 그림 가운데서는 물론, 라파엘로의 전 작품을 통해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이 바로 지금 보시는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바티칸 미술관,1510)입니다. 수많은 철학자이 회랑 좌우와 위아래로 흩어져 진리의 논의를 하는 가운데, 우리의 시선은 결국 계속되는 아치(arch)를 따라 그림의 중앙으로 초점이 모이게 됩니다.
이 그림 중앙에서 우리는 뭔가 진지한 논의를 하면서 한손으로는 책을 들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두 분의 賢者를 만나게 됩니다. 붉은 옷을 입은 왼편의 현자는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푸른 옷을 입은 오른편의 현자는 오른손을 앞으로 뻗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바로 그 유명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플라톤은 바로 위대한 성인 소크라테스의 제자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플라톤의 제자 입니다. 이들 사제지간은 마흔 살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납니다.

거짓의 현실세계보다는 영원불변의 이데아 세계의 진리를 가르친 플라톤은 자신의 이상주의적 세계관을 가르치기 위해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현실세계에서의 중용(中庸)적 삶과 실천적 의지를 가르친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주의적인 그의 진리를 주장하기 위해 손을 앞으로 뻗치고 있습니다.

라파엘로는 바로 이 두 현인들의 손을 통하여 두 개의 세계를 그렸습니다. 라파엘로의 그림처럼 이 두 현인은 진리관과 세계관에서도 대비를 보이지만, 그들의 죽음에서도 극명 하게 대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이 스승과 제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의 여행을 떠나봅니다.

[플라톤의 삶과 죽음]
플라톤은 부유한 명문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아름답고 정열적인 청춘기를 보냅니다. 그의 이름 '플라톤]은 그의 어깨가 넓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는 ‘지혜’(sophia)를 ‘사랑하고’(philos), 스승을 열정적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야만인이 아니라 그리스인으로,
노예가 아니라 자유민으로,
여자가 아니라 남자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크라테스 시대에 태어난 것을 신에게 감사한다."

그는 젊은 시절 정치인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민주정치의 폭도들이 위대한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이는 것을 보고 민주주의와 愚民들에 증오를 간직하면서 정치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버립니다. 그의 나이 28세였습니다.
그 후 그는 이상 국가를 꿈꾸며 찾아다녔고, BC 385년경 아테네의 근교에 학원 ‘아카데메이아(Akademeia)’를 개설하여 전국의 청년들을 모아 80평생을 교육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는 평생을 통해 그의 스승을 기리며 글을 남겼는데 거의 모두가 철학적 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희곡작품과 같습니다. 물론 그의 스승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그것이 바로 [대화편]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로써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스승으로 전해지고 그 자신 또한 위대한 사상가로 전해지게 됩니다.

[플라톤의 죽음]
80세 고령의 스승 플라톤은 제자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피로연에 초대되었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흥겨운 피로연에서 웃고 즐기다가 밤이 깊어 이 노 철학자는 피곤한 육체를 잠시 쉬게 하고자 조용히 구석으로 물러나 의자에 앉아 눈을 붙였습니다. 아침이 되어 잔치가 끝났을 때, 피로한 주정꾼들이 스승을 깨웠습니다. 그러나 플라톤은 고통도 없이 너무나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잠시 동안의 휴식이 영원한 잠으로 빠져든 것입니다. 아테네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습니다.
[철학이야기]에서 윌 듀란트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라 로슈푸코는 [늙을 줄 아는 사람은 적다]고 말했다. 플라톤은 늙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솔론처럼 공부하고, 소크라테스처럼 가르치고, 열성적인 청년들을 지도하고, 지적인 동지애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가 제자들을 사랑하듯, 제자들도 그를 사랑했다. 그는 제자들의 철학자요, 지도자인 동시에 벗이었다."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상본연(無常本然)  (0) 2013.01.03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소크라테스의 죽음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2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1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소크라테스의 죽음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2 Posted by 문촌수기

(9)소크라테스의 죽음

프랑스의 고전주의 화가 다비드의 그림에는 스승의 죽음을 앞두고 비통에 빠진 제자들을 너무나 당당하게 위로하는 소크라테스를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오른손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독약이 든 잔으로 다가가고, 그의 왼손은 마치 죽음 이후의 이상세계를 그리워하듯 하늘을 가리킵니다.

철학의 성인 소크라테스는 지금으로부터 2천 4000여 년 전, B.C.399년. [아테네의 청년들을 부패시키고 새로운 神을 섬긴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고 재판 결과 독배를 마시게 되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그의 친구 크리톤의 탈옥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옥중에서 태연하게 죽음을 마시게 됩니다. 그는 철학에 있어서 최초의 순교자가 됩니다. 그의 나이 70세 때 입니다.
그의 죽음을 제자 플라톤은 [대화]편, [파이톤]에서 너무나 아름답고 극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깨끗이 목욕을 마친 그에게 간수는 독배를 전해줍니다. 슬퍼하는 간수를 위로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독약을 잘 마시고 죽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독약을 마시기전에 신에게 감사의 '고수레'를 해도 좋은지에 대해 묻습니다. 독약은 죽기에 딱 알맞은 양만 갖고 왔다는 말을 듣고난 소크라테스는 단지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의 편안한 여행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 다음에 너무나 태연하게 거리낌 없이 독약을 마십니다. 그때까지 슬픔을 참고 있던 제자들이 제각기 얼굴을 감싸고 통곡을 합니다. 그는 비통의 울음을 조용히 저지합니다.

"웬 곡(哭)소리들인가?
이런 창피한 꼴을 보게 될까봐 아낙네들을 먼저 내보냈거늘....
사람은 평화롭게 죽어야 한다[A man should die in peace]고 들었었네.
조용히 하고 꿋꿋하게 행동하게."

그리고는 간수가 가르쳐 준대로 그는 다리가 무거워질 때까지 한참을 걷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와 반듯이 눕습니다. 간수는 차가워지고 굳어져 가는 그의 다리와 발을 눌러봅니다. 그의 몸은 이미 감각이 사라지고 죽어갑니다. 독약이 심장에까지 미치면 그는 이제 죽게 됩니다. 그는 얼굴을 덮었던 천을 벗기고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보게, 크리톤. 아스클레오피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다네.
자네가 기억했다가 대신 갚아주게. "

"그러겠네. 다른 말은 없는가?"

친구 크리톤의 묻는 말에 그는 아무 대답도 않고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크리톤은 그의 눈을 감기고, 그의 입을 다물게 해주었습니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올바르게 살다간 사람의 최후입니다.

'아스클레오피스에게 닭 한 마리를 대신 갚아주게.'

진리의 聖人이신 소크라테스의 유언(遺言)치고는 너무나 싱겁고 의아합니다. 그러나 아스클레오피스가 누구인가를 알고 나면 이 최후의 말씀이 얼마나 소크라테스다운 말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스클레오피스는 그리스인들의 의신(醫神)입니다. 뱀이 기어오르는 지팡이를 짚고 다녀서 오늘날에도 병원이나 약국에서는 뱀의 지팡이로 상징되는 의술의 신(神)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사람들은 오늘날의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병을 낫게 해달라며 신전에 나가 빌었으며, 병이 다 나으면 아스클레오피스 신전에다가 감사의 제물로 닭을 바쳤다합니다.
죽어가는 소크라테스는 바로 병이 다 나았으니 아스클레오피스에게 감사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승의 삶은 고통스러운 병이었으며, 죽음은 병에서부터의 치유입니다. 이승의 삶이 육체의 구속이었다면, 저승에로의 죽음은 바로 영혼의 자유이며 해방입니다. 감옥에서부터, 병에서부터 해방과 치유를 얻었으나 직접 가서 감사의 제물을 바치지 못하니 대신 부탁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일종의 풍자'의 말입니다.

평소 독설로 지성인(소피스트)들을 비판하고 제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무지함을 깨닫게 하였던 소크라테스. 자기의 죽음마저도 의연하게 한편의 드라마로 연출하면서 남아있는 우리들에게 참다운 삶을 가르쳤던 그는 진정 인류의 위대한 성인(聖人)이시며 스승이십니다.

2000. 11. 19 소크라테스를 기리며.... 황보근영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리스토텔레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소크라테스의 죽음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2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1  (0) 2013.01.03
잘 놀다 갑니다.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시체해부실험실에서-2

삶과 죽음 이야기 2013. 1. 3. 09:01 Posted by 문촌수기

(8)시체해부실험실에서-2

[시체해부실험실에서 1- 계속]......................

순간 가슴이 떨려오고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이 놈들이 분명 날 놀리려고 혼자두고 나갔구먼......' 그러나 이까짓 것 갖고 무서워한다면 조롱감이 될 것같아 알콜병 속의 인간(?)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힘들게 출입문 쪽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출입문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깊이 해부실험실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다리가 떨려왔습니다.
죽어 썩어가는 냄새와 썩어가는 것을 애써 막으려는 알콜냄새에 내 온몸은 젖어 무거웠으며, 어두운 적막함은 나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그렇게 1-2분쯤 애써 태연한 채 출입문쪽으로 발을 옮기는 데 몇걸음 앞에서 갑자기 해부용 시신을 덮고 비닐이 덜썩거립니다. 순간, 심장은 얼어붙고 눈알이 튀어 나올 것 같아 꼼짝 못하고 있는데 이제는 바로 앞 해부 책상 밑에서 누군가 내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으앗!' 소스라치게 놀라는 소리에 날 놀리던 친구들 조차도 놀라 출입문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그 장난 소리에 해부실험실에 잠던 모든 미라들이 깨어나서 따라 오는 듯 했습니다. 밖으로 튀쳐나와 깔깔대며 웃는 청춘은 아름답지만 그렇게 장난을 쳐도 되는 건지 참으로 그분들께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우리는 정신을 추스리고 해부실험동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아니 그 큰 해부 실험실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이리와'라며 불러 야단칠 것만 같아 겁이 나서지요. 열려진 문 만 조심스럽기 닫아드리고 바로 옆의 문을 살며시 열었습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교실 반쪽의 좁은 방이었습니다. 좁다는 것이 어느정도 안도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곳 역시 썩어가는 냄새에 배어있습니다. 아까 같은 큰 책상 위에는 관이 놓여 있고, 나무로 된 교실 바닥에는 관 뚜껑이 떨어져 있습니다. 관 뚜껑을 밟지 않으려 발로 밀치고선 관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이렇게 좁은 관 속에 어떻게 이렇게 풍성한 여인을 집어 넣었을까? 여인은 옷을 입지도 않은 채 누워있습니다. 이렇게 발가벗은 여인의 모습은 난생 처음 봅니다. 여인의 몸은 마치 바람을 불어넣은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고, 살색은 핏빛이 바래어 희기만 합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요? 난 한쪽 손가락을 세워 여인의 가슴 위에 갖다 대었습니다. 손가락 끝으로 저며오는 촉감은 마치 너무 차가워 달라붙어버리는 드라이아이스와 같았습니다. 순간 손가락을 떼어 비볐습니다. 이 친구 저 친구 모두 그 감촉을 느끼고자 손가락을 갖다 댑니다. 아뿔사! 이 일을 어찌합니까? 그만 여인의 가슴에 눌려진 손가락 자국은 굳지 않은 진흙이 그렇게 되듯이 뭉개져 버렸습니다.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 가기까지.....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 가리라.' (창세기 3:19)

이 여인이 이 세상에 왔을 때는 얼마나 축복을 받고 사랑을 받았을까?
그런데 지금 왜 이곳에 홀로 있을까?
이 여인은 누구를 사랑하였으며 무슨 사연을 갖고 죽었길래 이곳에 왔을까?
찾아오는 가족은 없을까?

어두운 저녁, 버스에 내려 집으로 걸어 올라오는 길에는 차가운 가을비가 내립니다.
내 코속에는 아직 죽어가는 냄새가 배어있고, 내 목구멍으로는 알콜냄새가 들락거립니다. 내 눈앞에는 그 여인의 뭉개진 젖가슴이 어른거리고, 손가락 끝은 얼어붙은듯 시럽습니다.

머리 속은 뒤죽박죽
그 날 저녁밥은 먹지 못했으며 그 날 밤은 깊은 상념으로 세었습니다.
그렇게 몇 날 밤을 세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일까? 삶은 무엇일까? 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 분들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죽는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
겨울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런 늦가을의 비내리는 날이면 그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다시 한 번 그 분들의 영혼의 안식을 기원드립니다. ..... 황보근영.

'삶과 죽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라톤의 삶과 죽음  (0) 2013.01.03
소크라테스의 죽음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2  (0) 2013.01.03
시체해부실험실에서-1  (0) 2013.01.03
잘 놀다 갑니다.  (0) 2013.01.03
우리 같이 죽자.  (0) 2013.01.03

댓글을 달아 주세요